최근에는 우리나라 작가(도예가, 공예가)들이 중국 차도구 뿐만이 아니라 유럽 홍차다기의 수입에 밀려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참으로 어려운 시기에 놓여있다. 7-8년 전 만 해도 흙으로 다기를 만든다는 것만으로 대단한 직업의식을 가지고 살아왔다. 늘 그렇게 호황이 될 것이라 생각했는지 모른다. 최근 3-4년 힘들게 작업하는 것을 보았지만 이제는 조금씩 작가들이 새롭게 도전하는 의식이 보인다.
지방을 들러보면 작가들이 새로운 작품 세계에 도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릇을 만들다 향로를 만드는 경우나, 평소에는 화로를 만들지 않았지만 이제는 차인들이 전기 화로에까지 작업을 하고 있다. 물론 시장의 민감한 유행과 기물의 생산은 장인들의 몫이다. 스스로의 시장개척에 나서지 못하면 그 또한 문제가 될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이제 도예사기장에 대한 커다란 전환기를 맞이 하고 있다. 다름 아닌 세대교체라 할 것이다. 이러한 교체의 바람은 전통적인 기물 제작과 그에 따른 고유성, 전통성만을 따질 단계가 아니다. 물론 그 저변에는 전통적인 방식과 그에 따른 탄탄한 기본기를 배태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전통은 이어질 수 없다. 전통의 계승이라는 것이 그저 기물의 형상만 그대로 가져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시대와 세월에 맞는 변형이 있어야 한다.
덕분에 고려청자와 조선의 백자는 정체성을 가진 것이다. 중간에 청자와 백자의 혼재시기의 기물들은 얼마나 혼란스러웠던가. 유약과 태토는 수많은 도전과 실험 속에 놓여 있었던 것을 기억한다면 지금 우리 사기장들의 위치와 세태의 변화를 고려해 새로운 국면을 눈 앞에 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바로 이러한 변화를 담아보고자 한다. 처음이니, 또는 그 가업을 이어나가는 것이니, 세대가 교체되는 것이니 하는 미사여구보다 세대가 바뀌면서의 처음을 담아내 보고자 한다. 이는 필자의 찻잔이야기, 사기장 이야기에서 뿌리 깊게 이어지는 우리 사기장들의 현장과 현실을 담아 내는 시간과 공간의 사적(史的) 작업이라 생각한다.
<첫번째 작품의 발표는 "아름다운차도구 4권"에서 처음 시도 되며, 향후 동양차도구연구소 홈페이지가 새롭게완성되면 석우연담 차도구 신작 발표와 공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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