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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보성에서 오신 분들과 차를 나누고 나서 그분들이 놓고간 보성녹차 안내문을 보았다.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인정하는 지리적표시등록 제1호 마크였다. 이런 마크를 달고 공동판매를 하는 것으로 생산농가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최근 중국에서도 농약 파동과 위생문제가 계속해서 불거져나오니까 보이차 생산에서도 유기농재배마크를 달고 나온다. 그렇지만 차 꾼들은 그러한 포장된 마크에 눈길을 주지 않는데 있다.

올해도 우리나라 차농가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본다. 중국상해에서 2004년에 풍천당 사장을 만났을 때, 향후 중국에서도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채산성을 맞추기 어려울 것 같다는 판단으로 인도네시아에서 차밭을 가꾸고 있다고 하며 첫 수확품이라고 하면서 맛을 보여주었다. 일반인의 입맛으로는 분별이 어렵다는 생각에 잠시 우리농가의 수작업 형태를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다. 다시말해서 ‘지리적표시제’는 아주 좋은 기획이다. 하지만 농가에서 그것만 믿고있다간 국제적인 경쟁에서 더욱 힘들어지지 않을까하는 우려에서다.

지리적표시제란? 특정지역에서 생산되는 가공품의 명성, 품질, 기타특징이 특정지역의 지리적특성에 기인하는 경우 정부(농림부)에서 그 품질을 보증하고 국제적으로 “산업재산권보호에 관한 표시협약”에 의한 원산지 명칭의 개념으로 보호받는 제도를 말한다.

보성녹차 지리적표시 등록 가공업체  

업체명                           대표자    소재지          전화번호

영농조합법인보성제다      서찬식 보성군 미력면   061-853-4116
보성신옥로제다 조상래     보성군 화천면             061-852-8283
보성녹차영농조합법인      임화춘 보성군 미력면   061-853-4114
봇재다원 임흥준 보성군    화천면                       061-853-1117
은곡다원 주영순 보성군    화천면                       061-853-0733

몽중산다원영농조합법인   김영숙 보성군 보성읍   061-853-2255
대한다업(주)보성다원      장영섭 보성군 화천면    061-853-2870
청룡다원                        최명희 보성군 보성읍    061-852-6625
영농조합법인보성차밭      마채민 보성군 보성읍    061-852-9810
산정다원                        선이남 보성군 보성읍    061-852-2543

보성농협녹차사업부        문병완 보성군 보성읍     061-852-5640
보성원당제다원              김영옥 보성군 미력면     061-852-0744
보성녹차식품개발원        김영애 보성군 웅치면     061-853-1199
 연향다원                      이용경 부성군 보성읍     061-852-2157
보성불광녹차                 조병모 보성군 보성읍     061-852-3385

샘골녹차, 보성운림녹차영농조합법인, 반야다원, 보성율포녹차, 보성선다원
백록다원, 다향농원, 보성청우녹차, 보성춘파다원, 유선다원, 보성선운제다,
보성질터골야생녹차, 보성동곡다원, 보성원다원, 승설녹차, 봄향기다원, 성원식품
보성녹차사랑, 보성녹차청심다원, 죽천다원,

전화번호가 빠지고 아래쪽에 상호만 나온 것은 안내문에 핸드폰 번호만 나왔으며, 개인정보보호로 인해 인터넷에 올릴 수 없어서 제외하였음을 밝힌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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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 살롱의 “다실과 매화”이야기를 오늘 조선일보를 통해 보게되었다. 제목이 "다실과 매화" 라해서 눈길이  갔는데 진주의 오여선생 차실 이야기가 아닌가? 지난 몇 개월 동안 논문 때문에 연락도 하지 못하고 새해 안부인사도 못했는데 신문에서 나온 내용이 너무도 반가웠다. 바로 전화를 드렸다, 그동안의 안부를 나누고 찻자리에 동석한 불가의 천휴스님으로 나오는 분이 경기도 광덕사 경원스님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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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다실 벽에 걸린 효당스님의 다도무문]

지난해 석가다실의 내부와 차실 밖의 풍경을 6년간의 집필기간을 가지고 출간 준비하는<한국의 찻자리>에 내기위해서 몇차례 방문하였다. 그곳의 겨울과 봄을 담은 그 풍경을 다시 한 번 그리면서 아래 조용헌 살롱에 나온 내용의 전문을 실어본다.

아무리 먹고 살기 어렵다 해도 오는 봄은 막지 못한다. 아무리 불황이라 해도 피는 매화꽃을 막을 수 없다. 다실(茶室) 앞에 매화가 피었으니 보러 오라는 전갈이 남쪽에서 왔는데, 어찌 거절할 수 있겠는가. 마침 달도 훤하게 뜨는 보름날 저녁이다. 매화는 달빛 아래에서 그 향기를 맡아야 제격이다.

진주 수곡면 옥산 자락 끝의 대나무 숲에 자리 잡은 석가다실(夕佳茶室)은 세 평 크기다. 너덧 명이 둘러앉으면 꽉 차는 공간이다. 주인은 가난한 선비이지만 차를 좋아하다 보니 다실만큼은 정갈하게 꾸몄다. 창문 위에는 '다도무문(茶道無門)'이라고 씌어 있는 편액이 걸려 있다. 차계(茶界)의 어른이셨던 효당(曉堂) 선생의 친필 글씨이다. 방안에는 크고 작은 10여 개의 옹기그릇이 질서정연하게 놓여 있다. 차를 담아 놓은 그릇이다. 보이차도 있고, 녹차도 있고, 말차도 담겨 있다. 창문 밑의 소나무로 만든 다기장(茶器欌) 안에는 내로라하는 명인들의 다호(茶壺)가 예닐곱개 진열되어 있어 방문객의 소유하고픈 욕심을 자극한다.

차를 끓이는 팽주가 앉는 자리엔 새까만 무쇠화로가 놓여 있다. 거친 질감의 무쇠 솥이다. 이 무쇠솥 위에서 무쇠주전자가 물을 끓인다. 뽀글뽀글 물 끓는 소리가 들린다. 달빛은 교교하게 방안을 비추고, 창문 너머에서 매화향기는 넘어오는데, 무쇠 주전자의 뽀글뽀글 끓는 물소리는 차를 기다리는 나그네의 마음을 안정시켜 준다. 이 물도 집 뒤의 대나무 뿌리를 타고 지하로 내려간 물을 퍼올린 것이다.

창문 너머로 보름달과 매화가 서로 비춰주고 있다. 달은 매화에게 월광을 보내고, 매화는 달에게 향기를 보낸다. 이름하여 매월상조(梅月相照)이다. 방안에는 유가(儒家)의 오여 선생, 불가의 천휴 스님, 도가의 청운거사가 인생살이에서 각기 겪은 고비를 이야기하였다. 천휴 스님은 20대 중반에 독도 근처에 오징어 배를 타고 나갔다가 풍랑을 만나 물귀신이 될 뻔했던 이야기, 오여 선생은 큰 수술을 받아 사지를 전혀 움직이지 못하다가 의식만 겨우 돌아와 손가락만 꼼지락거렸던 이야기, 청운은 칼럼 잘못 썼다가 욕 얻어먹었던 이야기를 하였다. 보름달 아래의 다실에서 매화 향을 맡으며 나누었던 다담(茶談)이었다.

-- 조선일보 3월 13일. 조용헌 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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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를 알아내기 위해 고고학자나 인류학자들은 종종 벽화를 참고한다. 그러한 벽화들은 지금까지 많은 증명된 사실을 가진 영원한 역사서이기도 하다.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의역사를 가늠하는 벽화들은 고분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한국의 차문화사를 중국과 비교하면 일천하지만 고구려벽화에서 명백한 진실을 찾아보고자 수년간 노력을 해보았다. 하지만 당시의 음식문화와 복식을 비교해보면, 그것이 차와 관련있는 증거를 찾지 못하였다. 많은 사람들은 고구려벽화의 내용을 고구려시대의 음다풍속으로 설정하고 차와 연계시켜보려고 하지만 억지 주장을 펼치기 보다는 객관적인 증거가 필요하다. 이제 회화나, 장식, 유물등이 소리없이 전하는 역사의 진실이 하나하나 학술적으로 구명(究明)되는 이때 고구려의 벽화들은 차문화사에서 또 한가지 명백한 진실을 전달하길 기대한다.

중국의 차 상세보기
박홍관 지음 | 형설출판사 펴냄
중국 차 입문서. 이 책은 중국에서 차가 생산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12개 성(절강성, 광동성, 운남성, 안휘성, 대만 등)을 각각 수차례 반복하여 조사한 중국차와 그 문화에 대한 실질적인 연구 보고서이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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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차와 관련된 상품을 취급하는 전문 업소가 신규개업하기 보다는 기존의 차농가에서 쇼핑몰을 운영하여 직거래하는 유통이 보편화되었다. 유통현장에서는 그러한 상행위를 비판하는 시선이 많지만, 규모가 작은 국내 차 시장의 실정으로 볼 때 중국차의 무분별한 국내반입은 한국 차농들에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는 궁여지책의 자구책일 수 있다. 예전부터 우리 녹차를 즐겨마시는 분들이나 지금부터 차생활을 시작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느끼는 공통적인 현상은 차를 선택할 수 있는 종류와 기회가 많아졌다는 것을 모두 인식하는 바이다. 그래서 다양한 차 맛을 가지고 있는 중국차와 차별화 될 수 있는 우리 차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시점으로 볼 수 있다. 이에 곧 다가올 우리나라 녹차의 생산에 앞서 국내 인터넷 쇼핑몰에서 우리나라 차만 취급하는 곳을 찾아보았다.

아래 녹차 전문 쇼핑몰에서 취급하고 있는 차의 종류를 보면, 고려다원에서는 가품(佳品) 선품(仙品) 옥품(玉品) 특품(特品) 특선(特選)으로 구분하였다. 그외 보성녹차다향, 조태연가에서는 조태연가 죽로 화후차, 죽로 화전차, 효월수제녹차, 제주다원녹차, 한라산 수제명차, 한국 감농 가루녹차, 한국 작설 가루녹차, 보성가루녹차, 꿈에본차 가루녹차, 효월야생차, 한라산 황실차, 효월 구증구포, 지리산하늘담은차, 유기농하늘녹차, 유기농녹차우전, 가야차, 운상차 극품, 백운산 작설차, 작설가루차 등이 있다.

고려다원 http://www.hadongtea.com/
녹차마을 http://toptea.co.kr/
녹차백화점 http://teapark.co.kr/
녹차월드 http://greenteaworld.co.kr/
다도방 http://www.dadobang.com/
다압농업협동조합 http://www.daab.net/
보성녹차마을 http://www.wb89.com/
유로제다 http://yourotea.com
지리산제다운상차 http://www.woonsang.co.kr
지리산차천지 http://www.joytea.com

위에 공개한 인터넷 주소 이외에 추천하고자 하는 쇼핑몰이 있으면 뎃글을 달아주시면 확인하고 추가로 첨부하겠습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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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곡사 태허스님, 사보공명을 다호 가득히 넣고 우려마닌다.]

차의 맛이나 차의 진수를 아는 분들은 공통적으로 찻자리에서 차를 아끼지 않고 넣는다. 차 맛을 내기 위해서이고 차의 참(眞)맛을 알기 때문이다.

명가원 김 사장과 강원도 원주에서 오신 부부, 한준 선생의 부부와 함께 태허스님을 만나러갔다. 절에서 오명진 씨도 만났다. 그날 내가 갔던 목적은 태허스님과 함께 했던 찻자리의 사진을 보여드리고 책에 사용하는 문제를 상의하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가는 길에 여러 사람들이 합류하게 된 찻자리다. 스님은 늘 반겼다. 아마도 김 경우 사장과의 특별한 연이 그렇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난 그 덕에 좋은 특별한 차를 마시는 기회가 많았고, 좋은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기회가 함께 온 것이다.

그런데 스님은 얼굴이 나오는 사진을 허락해 주지 않으셨고, 나는 그 자리에서 ‘알겠습니다’ 라는 답변을 하였다. 그동안 보아왔고 마신 찻자리를 나의 좋은 추억의 방에 담아두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스님은 늘 좋은 차를 내신다. 중국차를 좋아하셔서 보이차 뿐 아니라 청차나 녹차계열의 차도 아주 즐기시는 편이다. 그래서 차 종류별로 오래된 차들이 많이 있다. 몇년 전에는 보이차를 마실 때, 홍인을 편하게 자주 마셨다. 그날은 대홍포와 사보공명을 내어주셨다. 지난번 중국에서 김영숙 씨가 무이암차 연구하는 교수들의 자문으로 차농가에서 준비해 준 차에 대한 극찬을 하셨다.

스님은 강원도 원주에서 오신 손님을 앞에 두고, ‘대홍포 한 잔 드실래요. 부산에서 장원 정 사장이 보내준 좋은 대홍포가 있는데 그 차 드릴게요’ 하시면서 주니호를 고르셨다. ‘난 요즘 이 차를 잘 마셔요’ 하시면서 대홍포를 다호 가득 넣고 우려 주셨다.

진한 맛이다. 대홍포는 인간에게 참 여러 가지 맛을 느끼게 해 주는 것 같다. 차 맛을 보는 사람 각각이 느끼는 맛이 다 다르니까. 보이차도 다호 가득 넣어 우려 주셨다. 보통 차를 내면 그렇게 진한 맛을 내지 않는다. 반이나 1/3 정도의 양으로 차를 우려내는데 가득 담아 진한 차를 우려내어 서로 맛본다는 것은 찻자리에서도 아주 드문 광경이다.

차꾼이라면 모를까 진액의 머금음은 그저 이전에 한 번이라는 추억의 도구이지만, 스님의 차 내심은 언제나 크게 내어 즐기자는 마음이시다.

그날 같이 동석하였던 이들도 차의 맛이 이렇게까지 오를 줄은 몰랐을 것이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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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명 : 양흥식
2. 출생 : 1964. 8. 5
3. 현재 : 동국대, 금강대와 목포대에서 불교와 차문화 강의
4. 학력 :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신문방송전공 석사
             동국대 대학원 윤리문화학과 졸업 철학박사
5. 경력 : 불교TV 에서 "차문화 산책" 등 차와 관련있는 프로그램 제작
             (사)한국국제보이차문화연구원 차품평사 3급(2009년)

박사학위 논문: 다선일미의 융화사상연구 -이규보와 초의선사를 중심으로-

국 문 요 약

  본 논문은 다선일미(茶禪一味)의 융화사상 연구로 이규보(李奎報)와 초의선사(草衣禪師)의 융화사상적 시각을 중심으로 한 실천 수행론을 살폈다. 일반적으로 다선일미는 원오극근 선사에게서 연유된 것으로 인식하고 있으나 김명배는 다도학에서 이규보가 세계최초로 다선일미를 제창했다고 밝혔다. 또한 조선시대의 초의선사는 다선일미의 수행론을 다선쌍수로 실천했음을 밝혔다.

이처럼 시대를 초월해 다선일미를 밝힌 두 사람의 글을 통해 수행방법을 밝히고, 다선일미 사상의 현대적 효용의 의미를 살폈는데, 진행한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다선일미의 의의이다. 육우(陸羽)는 차의 정신을 정행검덕(精行儉德)’이라고 말했는데, 한잔의 차가 단순히 생리적 필요에 의해 마시는 음료가 아니라, 선방에 앉아 조용히 참선하는 행위와 지향하는 바가 같다는 것이다. 이러한 차문화는 불교에서 선원의 청규를 통해 일상적인 모습으로 정착했다. , 선원의 의례 중에서 다례의식은 없어서는 안 될 만큼 보편화된 중요한 요소가 되어 선원의 핵심적인 문화로 정착한 것이다.

또한 선승들이 수행하는 화두에도 차문화가 공존해 왔다. 승려들은 차밭에서 운력을 하면서 깨달음을 확인했고, 밥 먹고 차를 마시면서 깨우침을 위한 정진을 쉬지 않았다. 그리고 선승들이 오도의 세계를 표현함에 있어 그 과정과 체험을 시로 표현하는 중에도 차는 상징으로서의 역할을 했다. 차 맛은 직관적이며 선의 맛 또한 직관적이다. 직관의 특성은 말이나 생각을 매개하지 않으므로, 이런 점에서 차와 선은 서로 통하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공통점이 있었기에 다도(茶道) 수행론이 가능하다. 지관수행은 초의가 법화경을 독송하고 40여 년간 지관수행을 했다는 내용에 근거해서 천태소지관의 육근 수행론을 고찰했다.

육근 수행론은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지관수행을 할 수 있는 차를 통한 수행방법이므로 다수지관(茶修止觀)이라 명칭하고, 차를 마실 때 눈에 보이는 것을 지관 하는 것, 찻물을 따를 때 귀에 들리는 소리를 지관 하는 것, 차를 마실 때 코로 차의 향을 지관 하는 것, 차를 마실 때 혀로 느끼는 맛을 지관 하는 것, 차를 마실 때 손으로 느끼는 감촉을 지관 하는 것 등을 말한다.

그리고 능엄경에서도 육근을 통한 수행법을 설명했다. 차를 통해서 육근으로 일으키는 암명(暗明)동정(動靜)통색(通塞)염변(恬變)합리(合離)생멸(生滅) 등의 유위상(有爲相)을 떠나게 되면 선정을 이룰 수 있다. 다시 말해 차의 색깔이 밝다거나 어둡다는 것을 떠나면 보는 것()의 실체가 없어지며, 차를 따르는 소리가 움직인다거나 고요하다든가 하는 것을 떠나면 듣는 것()의 바탕이 없어지며, 차의 향기가 통한다거나 막힌다거나 하는 것이 없다면 냄새 맡는 것()의 바탕이 일어나지 않으며, 차의 맛이 변했다거나 변하지 않았다거나 하는 것이 없다면 맛을 보는 것()이 일어난 곳이 없을 것이며, 차를 만지는 느낌이 온다거나 오지 않는다거나 하는 것이 없다면 느낀다고 하는 것()이 본래 없을 것이며, 차에 대하여 잘 안다고 하는 생각이 일어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는다면 밝게 안다고 하는 지()가 없을 것이다. 이와 같이 차를 통해 일으키는 모든 유위의 상을 떠나게 되면 선정에 들어 깨달음에 이룰 수 있다.

이어 다선일미의 실천가로서 이규보와 초의선사의 사상을 고찰했다. 차문화의 전성기인 고려시대에 활동한 이규보는 다선일미를 시에서 최초로 언급 하였다. 이규보는 승려들과의 교류, 신심 있는 거사로서 그리고 유자로서 불경을 외우고 승려와 선수행을 했다. 이러한 사상 속에서 다선일미를 표현한 것은 모든 것이 일미(一味)로 통하는 융화의 모습 이었다.

조선시대 초의선사는 이규보의 다선일미 수행론을 다선쌍수로 실천했다. 초의는 다서인 동다송(東茶頌)에서 차를 딸 때부터 현묘함을 다해야 하고, 모든 다사(茶事)에 중정을 얻어야 중화(中和)를 얻어 다도(茶道)를 이룬다고 했다. 실제로 초의가 법제한 차를 마신 산천도인 김명희(金命喜)는 깨달음의 경지인 바라밀(波羅蜜)에 든다고 했다. 초의선사가 말한 다도는 40여년 동안 지관 수행을 몸소 실천하면서 완성된 다선쌍수(茶禪雙修)임을 확인 했다. 다선쌍수를 통해 법제한 차는 바라밀에 들게 한 다선일미의 실천론인 것이다.

선가에서 전승돼 일상용어가 된 다선일미의 사상을 현대인들에게 구체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는 차 명상 프로그램에서 소개한 바와 같이 차가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약리적 효능으로 인해 정신을 맑게 할 뿐만 아니라 인격형성을 위한 끝없는 수행과 진리탐구를 위한 의미가 포함되어 있음을 밝혔다.

명상이란 마음을 자연스럽게 안으로 몰입시켜 내면의 자아를 확립하거나 종교수행을 위한 정신집중을 널리 일컫는 말을 의미한다. 명상의 다양한 방법 중에서 집중명상과 통찰명상은 차와 같이 할 수 있는 차명상으로 이해 할 수 있다. 찻자리 준비하기, 다포개기, 다구 배치하기, 차 우리기, 차 마시기, 다구 정리하기, 다포 덮기, 찻자리 정리하기 등 다사(茶事)와 관련된 행위를 하면서 수행을 하는 것이다. 사념처(四念處)에는 몸에 관련된 신념처, 감각적 현상에 관련된 수념처, 심리적 현상에 관련된 심념처 그리고 정신적, 육체적 현상에 관련된 법념처를 관찰함으로서 차 명상 수행을 한다.

그리고 행다(行茶)는 차를 마시기 위해 행해지는 제반 과정의 예의범절을 포함한 것으로 차를 마시는 평범한 일이지만 진리를 발견하고 스스로 마음을 닦아 가고자 하는 의미를 담아 행동을 정성스럽게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차를 마시는 행위는 단순한 것이지만 차의 품성에 맞춰 맛을 내고, 나와 남을 구분하지 않는 마음으로 나누는 것이 될 때 찻자리는 소통하는 자리이며, 다도를 이루는 자리가 될 수 있다.

차는 윤리의식을 지니게 하는 도덕음료라고 할 수 있다. 차를 끓이고 마시면서 담소하는 시간, 기다리는 시간, 차분한 행다, 긴 호흡 등은 자기감정을 확인하고 추스를 여유를 만든다. 사람은 살다보면 생활에서 느껴지는 여러 가지 문제로 고통 받으며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기가 쉽다. 그리하여 자신의 의지는 없어지고 마음은 복잡해진다. 이것은 주변의 작용 때문에 그 본성이 물들지만, 한번 물들게 되면 곧 참다움을 잃게 된다.

차는 우리 마음의 본성을 찾는 데 도움을 준다. 차를 마신 뒤 마음이 고요해 짐으로써 깊은 사유로 발전된다. 이 사유는 선수행에서 얻어지는 것과 같이 우리들의 의식의 전기를 가져다 줌으로써 자신과 진리에 대한 깨우침을 얻게 해준다. 한 잔의 차는 우리 자신의 불성을 회복시키고 심신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주며, 대자연과 합일되는 계기를 만들어 줄 것이다. 이것이 차를 통한 수행인 다선쌍수이며, 다선일미를 얻는 실천 수행론이다.

이규보와 초의선사는 융화사상에 기초하여, 이규보는 다선일미를 제창했고, 초의선사는 차를 통한 수행론인 다선쌍수의 실천론을 펼쳤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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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가원 카페 운영자인 초정님의 차 내는 모습]

모임이 있기 전날 운영자가 게시판에 올린 글을 보면서 놀라운 사실은 이번 모임에서 인급, 호급 보이차를 낸다고 한 것을 보고는 카페회원들을 위해서 대단한 결심을 하신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그런데 준비된 것이 아니라 그 시간에 대만에서 차가 도착했다. 물론 중간 배달하는 사람의 손으로 온 것이지만 어쨌던 나는 그 현장을 지켜보았다. 그런데 종류별로 깡통으로 보냈는데 작고 납작한 것으로 비싼 호급은 양이 2-3인 분정도이고 조금 싼차는 5-6인 분 정도로 보냈다. 운영자는 차를 왜 이렇게 작게 보냈지? 그러면서 바로 대만에 전화를 한다. 중국말로 뭐라뭐라하지만 난 무슨 내용인가를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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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사 님의 차 내는 모습] 그쪽의 대답은 2-3명의 시음용인 줄알았다고 한다. 대만에서 차 보낸 사람은 필자도 잘 아는 사람이라서 통 큰 사람인데 아마 초정님의 의사전달이 잘 안된 것 같다. 아무튼 이런 우여곡절을 겪고 사람을 기다리는데 참석하겠다는 회원의 리플이 달리지 않자 크게 실망하는 눈치다. 모임전날 이런 일이 있었기 때문에 행사 당일 명가원에 30분 정도 먼저 도착했다. 옥산님과 세명님이 도착해 있었고, 곧이어 향기차님이 오셔서 자리를 정식 모임자리인 조계사내에 있는 찻집 ‘나무’로 옮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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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우리나라 떡차 연구에 큰 뜻을 품은 유동훈님] 비회원 1명을 포함하여 모두 8명 참석하였다. 비회원인 주세영 님은 북경 마련도에 살면서 중국어 어학연수를 겸한 차시장을 두루 섭렵하고 온 분으로 유동훈 회원님의 소개로 참석하였다. 모임에 참석하겠다고 하는 메시지 하나 없이 이렇게 8명이 모인 것 만으로도 다행스럽고, 전날 대만에서 지원해주기로 한 차의 양이 적어서 고민한 부분도 오히려 귀한 차 맛을 귀하게 나누어 마시는 것으로 더 만족했으며, 평소 마시기에는 녹녹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보이차 3종류(진황기, 진세, 수람인)를 마시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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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에서 차활동과 교육을 하는 세명님] 필자의 입장에서는 이 세가지 차는 평소 접해본 차가 아니기에 차 자체에 대한 평은 보류하겠다. 참여한 회원중에 차 맛을 보면서 진기를 느끼는 분도 있었으니 다른 시각에서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마지막에 마신 목책철관음이 차 자체의 품성으로 볼 때, 훌륭한 차라고 생각된다.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연결되는 모임이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카페가 세상에 알려진 역사는 짧은데 운영자는 회원의 수에 연연하지 않고 나름대로의 타운을 만들고 싶어하며 제2의 명가원을 만들고자 하는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어느 모임에서나 마찬가지이지만 1차 모임에서 회비내고 2차에 빠지는 분이 있어서 식사는 돼지갈비와 소주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또 몇 분이 빠지고 4명이 남아서 운영자가 아끼는 老茶를 마시게 되었다. 마지막까지 남은 자의 행복이라까?

이제 얼마있지 않으면 봄이 온다.
차 하는 사람들이 가장 기다려지는 봄,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면서 후기를 마친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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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곱돌 솥에서 물을 끓인다]

차문화 전문 카페에서 문화적인 요소를 볼 수있을까? 어떤 면으로 접근할 수 있을까?
단순히 회원 증가 속도만으로 볼륨으로만 따질 수 없는 것이 디지털문화의 최근 추세이다. 람가헌을 알고 지나온 시간을 보면 세월이 많이 흘러간 것 같다.

우리는 흔히 카페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언제 만들어진 것인가, 아니면 회원이 몇 명인가를 기준으로 말하는 것 같다. 그런데 나는 좀 다른 생각을 가진다. 충성도 높은 회원 확보도 중요하지만 조용히 침잠하면서도 해야할 일을 해나가는 것 크게 생색나는 일은 아니라도 묵묵히 지향점을 향해 나갈 때 돌아오는 것은 회원증가로 인한 매출증가가 아니라 어느날 카페 주인장의 덕이 쌓여 돌아오는 것이 더 많으리라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최근 람가헌을 출입하면서 알게된 안미루 님과 송유식 님의 결혼이야기는 참 반가운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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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비부부 안미루님, 송유설님] 사진출처 람가헌

그와 더불어 지난해 임신한 젊은 부부의 방문에 난, 우연히 함께하여 사진을 담은 분이 출산을 하여 아이를 데려왔다는 것을 카페 사진방을 통해서 아이의 얼굴을 보고 알았다.

이런 일들이 누적되면서 람가헌은 새로운 모뎀을 가지게 될 것이다.

난, 최근 논문을 준비하느라 몇 개월 동안 아무일도 못하고 전진하면서 좋은 결과를 얻었지만 그로인해서 잃은 것도 많이 생겼다. 이제 몸을 추스르고 책 작업을 마무리하게 되는데, 디지털자료를 정리하다 보니까 람가헌에서 국내 답사중 일지암에서의 여연스님과 좁은 방에서 함께한 시간을 확인하고 반가운 마음에 편집없는 상태 그대로 올려본다.

이런 일들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차문화의 중심에서 유통을 한다고 볼 때 아주 중요하고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제 일자암의 암주는 바뀌었다. 우린 그 날 또 하나의 역사를 보고 왔고, 차와 관련해서 어떤 카페에서도 시행하지 못한 이런 일들이 람가헌의 영업과는 무관하게 우리 차문화의 근저에서 정리되어가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항상 새로운 사람들이 람가헌을 찾고 또 그곳에서 공명에니어그램을 연구하는 공명 소장을 만나면 위의 일들이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님을 실감하게 된다.

한국인은 차를 어떻게 마시는가 http://seoku.com/523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개정 증보판> http://seoku.com/442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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