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인테리어에 대한 찻자리 책이 아닙니다. 20년간의 작업 중 당연히 남겨야 할 것을 담았습니다. 2004년 경부터 시작된 여러 인연과 이야기는 408p의 장대한 지면 속에 자리를 잡습니다. 우리나라 차 문화사에서 역사적 자료에 의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 온 어제의 귀중한 흔적입니다.
더하여 우리 차문화사 속에서 중국과 일본, 한국의 차 문화라는 것이 이렇게 혼재되었던 시기는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통도사와 송광사를 비롯 사찰 21곳, 차인의 공간, 상업 공간 142곳으로 전체 163 공간의 다석(茶席)입니다.
<차, 공간에 담기다>는 오랜 시간 차의 매력에 관한 훌륭한 자료를 끝없이 수집하였고, 멋진 차와 다실과 다석의 모습을 총정리보았습니다. 자기만의 차 세계를 추구하는 과정을 통해 나만의 스타일(Style)을 확립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차의 멋과 풍류를 보여주는 장면들이 차 생활의 도정(道程) 발전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하동에서 비대면 아름다운 찻자리 최고 대회가 열렸다. 여러 단체 소속으로 다석이 만들어졌는데, 매회 조금씩 발전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비판적 시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이렇게라도 해서 한국 차 문화가 조금씩 변화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다만, 차의 세계 즉 다완을 사용하는 다도의 세계를 조금 알게 되면 차 마시는 도구를 진열하는 것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주어진 공간에서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을 버리게 될 때, 비로소 차 공간의 다석이 만들어질 것으로 본다. 이번 대회에서 녹차를 잘 내기 위한 노력이 여실히 드러난 모습을 보면 앞으로도 희망적임을 알 수 있다.
다석 연출에 대한 축적된 경험이 많은, 대회장 김복일, 김애숙 총감독의 노고가 여실히 보여지는 행사로 성공적인 기획과 실천으로 보인다.
해남 대흥사 일지암의 암주를 지낸 법인 스님의 신간이 나왔다. ‘극단의 세상에서 나를 바로 세우다’ <중심> 김영사 발행이다. 출간 소식을 전해 듣고, 다음날 책을 보게 되었다.
목차 1부를 보면 ‘본다’에서 ‘보인다’ 48p 내가 사는 일지암은 초의 선사와 차향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이 찾는다의 글을 보면서 스님을 처음 만난 때가 생각난다. 2015년 1월 일지암에 새로운 암주에게 향공양을 하기 위한 자리였다.
1976년 일지암이 복원된 이후 현재까지 이어온 역사로 보면 일지암의 4대 암주가 된 것이다. 그래서 법인 스님께 꼭 모시고 싶은 어른 스님도 함께 하기를 청하였다. 대흥사 회주 스님, 마곡사 금강 스님을 비롯하여 전체 여섯 분의 스님이 모였다. 음악은 중국 악기인 얼루 연주자의 연주가 이었고 향공양은 정진단 선생이 했다.
이날을 계기로 수년간 일지암의 누각에서 중국향도협회 왕강 회장과 (사)한국향도협회(회장 정진단)와의 교류 속에 스님과의 다양한 형식의 향(香席)과 찻자리(茶席)를 함께 하였다. 그럴 때마다 스님은 이야기꽃을 피우시며 세상이 어떻게 변해도 흔들리지 않는 ‘중심’의 법문을 듣게 되었다.
이 책 《중심》은 차의 성지인 대흥사 일지암의 암주를 역임한 법인 스님이 1976년 출가하여 46년간 수행길을 걸어오며 산문(山門)을 열고 온몸으로 세상과 호흡하며 얻은 배움의 기록이다. 우리 차인들의 교양서로 권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