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전국적으로 차 전문점에서 교육과 차회가 많이 열리고 있다. 그러나 차 교육이 이루어지면서도 실제 그에 해당하는 좋은 품질의 차를 시음하는 자리를 찾기는 힘들다. 왜냐하면, 교육의 표본이 될 만한 차를 준비하려면 적지 않은 비용이 발생하는데 고지한 교육비로는 이 비용을 충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명가원 김경우 대표가 80년대와 90년대 7542 세 종류를 가지고 ‘8090품감회’라는 이름으로 차회를 열었다. 마침 필자가 그 자리에 초대받아 부족한 지식이지만 함께 차 이야기를 나눈 흔적을 남기고자 한다.
시음한 차는 다음과 같다.
94年 業 青餅 7542
80年代 末 薄紙 7542
80年代 中 厚紙 7542
김경우 씨는 이 자리를 ‘7542의 시기에 따른 맛의 변화를 알아가는 찻자리’라고 했다.
필자는 80년대 박지 7542가 그보다 먼저 만들어진 후지 7542보다 훨씬 맛이 좋았다. 후지는 가격은 박지보다 더 비싸지만 맛이 기대보다 심심한 편이라 80년대 박지나 94년 청병이 더 좋았던 것이다.
그런데 자사호 안에서 풍겨 나오는 엽저의 풍미로 보자면 노차의 깊은 베이스가 깔리는 후지 7542가 좋다는 점은 참석자 모두 인정하였다. 이를 더 잘 익었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 부분에 대해서 차회를 주관한 김경우 씨에게 물었다. 그의 답변은 찻잎의 종류에 따른 맛의 차이라고 한다.
이렇게 실제 실물을 만져보면서 지질을 확인하고, 세 종류를 시음하고 서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차회는 국내 여건상 회비 30만 원을 받고 진행하기에는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이번 차회는 보이차 전문가로서 김경우 대표 자신의 흥미와 그동안 축적된 경험을 보여준 자리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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