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가차관 100회 차회지만(공식 행사는 5월16일에 있다)
경주 시내 소담한 찻집에서 시작한 차회가 100회째가 되었다. 그런데 100회 기념 차회는 일정과 장소관계로 5월 16일로 미루어지면서 4월달의 차회를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김이정 대표의 진심어린 마음으로 간단하게라도 하겠다는 취지로 4월 9일 정기차회 날에 모였다.
그런데 25명 한정으로 했는데 너무 많은 신청자가 있어서 부득이 37명까지 신청을 받았다고 한다. 참 좋은 일이다. 현재 차문화계가 아주 어려운 불황인데도 이런 자리에 사람이 모인다는 것은 참으로 대단한 차회가 아닐 수 없다. 여기 모인 사람들의 차 향기에 사람이 모이고 소개받아 멀리서 오는 사람들이 모이고 모여서 오늘날의 아사가 차회가 만들어 졌다고 본다.
필자의 눈에는 늘 보는 사람이 많았다. 18회째 이 아사가 차회를 참석하고 기록해오면서 낯익은 얼굴들이다. 그간 병원에서 큰 수술을 받고 한 달에 한 번 있는 아사가 차회에 참석하는 일이 하나의 생활처럼 된 선생님도 부산에서 울산에서 포항에서 모인 많은 차인들이 이런 자리에서 하나의 공통 적인 차 이야기를 하면서 즐기는 시간들이 훗날 새로운 차회 문화를 만들어 가는 중요한 구심점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사가 차관 100회 차회 기념(석우미디어 동영상)
일반적으로 차회라고 하면 준비할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런데 가장 큰 행사인 100회 기념 차회를 두고 4월은 한 달 쉬어갈 수 있는 상황인데도 그것을 그냥 넘기지 않고 하겠다는 마음이 대단해 보였다.
차회를 시작하면서 먼저 김은호 회장의 100회 기념 축사와 케이크를 자르고 간단하게 와인과 함께 연밥으로 식사를 했다. 첫 번째 차는 대만에서 생산되는 동정오룡, 두 번째는 92년 노철관음으로 15그램씩 유선지로 포장이 되었는데 별미였다. 이런 차는 보이차와 달라서 팽주의 실력과 상관없이 많은 사람이 음미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다호를 두개 사용하여 37명이 같은 차맛을 볼 수는 없는 일이었다. 필자의 욕심에는 개별적으로 노철관음을 음미해 볼 수 있는 마음이 동한 아주 좋은 차였다.
차회에서 차만 마시는 단조로움을 벗어나기 위해 이복규 교수의 10분 특강이 있었는데 루이 15세의 총애를 받은 마담 드 퐁파두르(1721-1764)가 티테이블의 창시자였다는 논지였는데, 참가자들의 호응이 좋은 내용이었고 이러한 방식으로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한다.
세 번째 차는 보관이 잘 된 7542다. 차회를 위해 새 차를 내었다. 26그램씩 두 개, 즉 52그램으로 정확히 37명이 마시는 차를 골고루 음미하는 시간인데 7542계열의 차품을 보는데 손색이 없는 차였다. 그 다음으로 72년 황인 산차를 마시고 광운공병을 끝으로 공식 차회를 마쳤다. 광운공병은 쉽게 만날 수 있는 광동성 찻잎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운남성 이무 찻잎으로 만든 차다.
보이차는 사람이 다소 많아도 각각의 차 맛을 즐길 수 있고 혹여 맛의 분별을 잘 알지 못해도 차의 이름만으로 좋은 차를 마셨다는 만족감을 가진다. 하지만 청차는 이름만으로 차의 수준으로 가늠할 수 없으며 반드시 차를 시음할 때만 알 수 있다. 이번 차회에서 마신 92년 생산하여 홍배하지 않고 유선지에 15g 씩 보관된 노철관음은 차회에서 마신 맛 이상의 깊고 온유한 맛이 있다는 점을 전하고 싶다.
차회에 악기를 들고 늘 함께하는 박 선생님의 대금 연주는 아사가 차회가 100회를 이어가는데 있어서 공로가 크다는 생각을 자주 해보았는데 이날 박선생님을 포함한 네 분의 공로에 김이정 대표의 선물이 있었다.
100회라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그것은 비단 그 모임을 주최한 주인에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손님 스스로도 무언가 동참하고 싶은 마음이 더해져서 더욱 마음 설레이는 듯하게 보인다. 100회 본 차회를 앞두고 한 세미차회가 이렇게 풍성한 것을 보면 5월 16일 본차회가 더욱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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