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문화 전반을 기록하는 일을 하면서, 경험하는 신기한 일이 하나 있다. 이는 어떤 차를 판매하는 곳이 없다고 많은 이들이 말을 하는데, 어디선가 그 차를 만나게 될 때다. 이런 경험을 올해 4월 구례 투다헌에서 가졌는데, 겉면의 포장 글씨를 통해 만든 이를 알게 되었다.
2012년 5월 2일 채엽이라는 글은 주인이 이날 채엽한 것으로 차를 만든 것이라는 표기다. 투다헌 사장님께 어떻게 이 차가 여기에 있냐고 했더니, “이 분 아세요?” 하면서 부산 차생원에서 몇 개 가져왔는데 좋은 차니까 선물할 테니 마셔보라고 한다. 고마운 마음에 받아와서 잘 마시고 있던 중, 오늘 이 차를 만든 이와 통화를 하게 되었다.
참으로 오랜만의 통화인데, 요즘 어떻게 차를 만들고 있는지 물으니 답하기를 우리 차는 부산의 차생원에만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산청은 보성이나 하동보다 위도가 높기 때문에 차의 생산이 늦다.
그 지역의 차나무에 대한 가치와 보존 생장 환경을 잘 알고 있기에 우리 차의 발전을 위해서 이런 차류의 보급이 확대되기를 희망하는 입장이지만, 그간 차류가 나오는 것이 드물었고 또 잘 보지도 못했기 때문에 그곳도 다른 곳과 같이 어려운가 보다 하고 막연히 생각만 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도 건실하게 잘 만들고 있고 판매망도 안전하다고 하니 너무나도 다행스럽고 더불어 기분도 좋은 하루였다. 차문화의 기록을 이어가면서 최근에 우리 차의 움직임을 볼 때 조금씩 건실하게 발전하고 있는 모양이 많이 보여 나름 희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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