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9일 발효 6일차
오전 9시. 2차 뒤집기를 했습니다.
기온 20도 습도 70 차 무더기 평균온도 53도 샘플 원료 온도 45. 맑고 쾌적한 가을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차 무더기 가까이로 가면 열기가 느껴지고 약간 탁한 장미꽃향기가 납니다. 무더기를 헤집으면 증기가 피어오르고 검은색 흰색의 발효균들이 찻잎에 흡착되어 있습니다. 위쪽에 배치한 샘플 원료들의 온도가 전체 평균 온도보다 낮습니다. 무더기의 높이가 낮고 길쭉한 형태라서 중심 온도가 생각했던 것보다 높게 올라가지 않는 것 같습니다.
다행히 포대기를 열어서 모료의 상태를 관찰해 보니 흰색 검은색 균들은 잘 안착되어 있습니다. 균들이 충분히 안착되었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무더기 위에 배치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모차를 담을 때 사용하는 식품안전 비닐봉지에 10가지 샘플 모차를 따로따로 담아서 무더기의 중간에 심었습니다. 기타 원료들의 맛과 향을 차단하고 좀 더 효율적인 열전달을 위해서입니다. 무더기 찻잎의 상태를 확인하면서 골고루 뒤집기를 했습니다. 수분이 부족한 부분은 조금씩 보충해 주고 2차 뒤집기를 마무리했습니다. 무더기의 형태를 조정했습니다. 가로 2.5미터. 세로 5미터. 높이 45센티. 뒤집기를 한 후 측정된 온도는 43도 전후였고 저녁 7시에 측정한 온도는 50도 전후입니다.
10월 31일 발효 7, 8일차
차 무더기의 온도는 오전 오후 모두 53~56도 사이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중심부와 바깥의 온도 차이는 크지 않고 모든 원료들이 고르게 발효되고 있습니다. 숙차를 발효할 때 주의해야 할 부분 중에 하나가 만충이라는 작은 벌레의 발생입니다.
환경이 열악하거나 온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발생합니다. 일단 만충이 발생하면 쉽게 제거되지 않고 출시된 상품에서도 간혹 발견되곤 합니다. 처음부터 철저하게 관리해서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숙차를 발효할 때 일꾼들이 종종 계란을 숙차 무더기에 넣고 익혀서 간식 삼아 먹는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희도 실험 삼아 토종 계란 15개를 구해서 심어두었습니다.
11월 2일 발효 9, 10일차
차 무더기의 평균 온도는 54~56도 정도로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혹시 몰라서 수시로 경험 있는 분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습니다. 오후에 근처에서 발효 기지를 운영하고 있는 전문가가 방문해서 모료의 상태를 확인했는데 좋은 상황이라고 합니다. 샘플 원료도 보여줬더니 굳이 비닐봉지에 담아서 따로 분리하지 않아도 다른 차의 맛과 향과 섞이지 않을 거라고 하네요. 그래도 실험을 위해선 확실히 분리 하는 것이 좋겠지요. 31일에 심어둔 계란을 확인했더니 아직도 덜 익었네요. 버리긴 아까워서 어제 오늘 익다 만 계란을 삼키자니 입안이 비릿합니다. ᆢ^^
11월 03일 발효 11일차
계속 맑은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차 무더기의 온도는 더 이상 상승하지 않고 54~56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화산석 발효를 한다니까 궁금해서 방문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오늘은 대만 분인 임 선생 일행 등이 다녀갔습니다. 한국 사람이 어떻게 숙차 발효까지 하게 됐냐며 여러가지 질문을 하십니다. 저는 전문가는 아니고 배우는 자세로 연구하고 있다고 대답하곤 합니다. 계란을 묻은 위치가 바닥 쪽이라 온도가 낮은 것 같아서 어제 위쪽으로 조금 올렸는데 오늘 더디어 3일 만에 익은 계란을 먹었습니다. 텅총 차농이 고구마도 묻어서 익혀보자는 걸 말렸습니다. 무슨 가마솥도 아니고 ᆢㅎ
[아제생각]은 석가명차 오운산 최해철 대표가 전하는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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