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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문 낭독

귀정루차회 1260주년기념

천년차문화대차회를 마치고

 

우리는 경주와 진주가 공동으로 차조茶祖 충담사忠談師 귀정안민歸正安民을 주제로 경상국립대학교 칠암캠퍼스 100주년기념관에서 무대를 열고 많은 사람들이 참석하여 성황리에 대차회를 마쳤다.

 

이번 대차회에서는 개인적인 기호생활인 차생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사회적 차문화로 우뚝 세우려는 의지를 담았다. 그것은 오랜 기간 우리가 탐구한 차문화가 일상생활로 녹아들어 누구에게나 건강한 생활문화로서 그 역할을 하리라는 믿음에서 비롯되었다. 그 뜻은 효당曉堂의 차도무문茶道無門에서 충담의 귀정안민까지라는 구호에 담았다. 초기 차정신 차도무문에 기초하여 차의 사회화社會化의 길을 열고, 고대와 오늘을 잇는 시대정신에 맞춰 귀정안민의 차정신을 제정하여 차의 일상생활화를 촉진하고자 하였다.

차조 충담사 귀정안민 제정 선언문 낭독

사람의 합성어라고 한다. 삶의 의미를 아는 자, 이를 일러 사람이라 한다. 차는 차회茶會를 통하여 삶과 앎의 의미를 묘하게도 품어낸다. 차인茶人은 차회를 여는 사람이다. 차는 양념 없이도 간이 맞다. 한 맛인데 오미五味를 갖추었다. 몸에 휴식을 주고 마음을 각성시킨다. 일미一味이자 일심一心이며, 하나이면서 여럿이다. 차회는 차인의 작품이다. 찻자리에서 보이는 주인의 행위동작은 손님에게 차 마시는 즐거움과 함께 즉각적인 명상 수행의 공간을 이룬다.

마무리 디딤돌마당 공연(소리마당풍류팀)

휴식과 각성의 틈 사이에서는 진동하는 넉넉한 에너지 교환이 있다. 휴식은 삶에 대한 활력이고 각성은 앎에 대한 수행이다. 앎으로 지혜충담이 나서고 삶으로는 실천충담이 앞선다. 차문화의 가치를 품은 차인 충담사를 강조하고 조화시키기 위해 충담사 영정을 한 사람 두 얼굴로 나타내었다.

 

마치 지혜의 상징을 문수보살로, 실천의 상징을 보현보살로, 또 라파엘로의 아테네학당에서 보이듯 손으로 하늘을 가리키며 이념(이데아, 형이상)을 지시하는 플라톤처럼, 손으로 땅을 가리키며 현상(자연과학, 형이하)을 지시하는 아리스터텔레스처럼 그 지시들은 진속眞俗 양면을 갖는다. 그 양쪽은 따로 나눠 가져야 하는 것이 아니고 개인 스스로가 하나에 담아내야만 한다. 지혜와 실천의 두 가닥을 제대로 담아내어 귀정안민의 차정신을 이루고 한국차문화사의 차조로서 대차인 충담사가 평범한 사람들을 향하여 오늘에 비로소 나타난 것이다.

대차회를 마치고 기념 촬영

자유로운 차생활에 비해 차의 사회화는 올바른 인식을 요구한다. 그 바탕에서 즐거움과 함께하는 명상冥想 수행修行하는 차인의 모습이 그려진다. 차 한 잔은 한 사람 역할을 더한다. 혼자 있어도 둘이라고도 한다. 차가 있어 외롭지 않다. 둘이면서 셋이 다. 어딘들 이어주는 평화平和의 끈들이 차문화에 널려있다. 이쯤 되면 춘하추동 희로애락 생로병사가 반복하며 세상 이치가 번거로이 우리를 괴롭혀도 남녀노소 빈부귀천을 넘어 누구나 차인으로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2025 4

천년차문화대차회 조직위원장 정헌식   

 

https://youtu.be/H1Kf36w-lv4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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