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연! 어느 우연에 또 다시 만날까?
일자: 2023. 9. 9 - 9. 17(일)
장소: 강남구 테헤란로 528 슈페리어타워 B1
전화: 02-2192-3366 인스타 @superior_gallery
문화의 회통과 초월적 창조, 「케이완(K완)」
심재원(「한국차문화비평」 저자)
전통은 현재의 문화에 이바지하고 새로운 문화를 창조적으로 선도할 때에 그 가치를 발한다. 시대에 맞는 새로운 문화로 나아가지 못하고, 전통이란 이름으로 재현이나 모방에 그친다면 그것은 관습일 뿐이다. 전통도예는 이 시대의 문화적 특성을 전통에 기반하여 새롭게 재해석, 재구성하는 도자예술이다. 하여 전통도예가는 끊임없는 공부와 높은 안목, 깊은 사고로 도자예술의 지평을 넓혀야 한다.
전통도예가 홍우경(洪雨鏡)은 아직 누구도 가보지 않았던 낯설고 힘든 길을 가고 있다. 그가 열어젖힌 케이팟(K POT)은 달항아리를 형상화한 물대 없는 다관(茶罐)의 첫 번째 걸음에 이어, ‘개완(蓋椀, 케이완(K완)’이라는 두 번째의 발걸음을 지금 디디고 있다. 신속성, 개방성, 투명성이라는 명제를 안고 출발한 케이팟이 해를 이어서 결실을 이룬 것이다.
이번에 끊임없는 실험 정신으로 두 번째 완성‧제시한 ‘케이완(K완)’은 문화영역의 회통(會通)과 초월이 빚은 산물이다. 동북아의 문화적 산물은 서로의 영향성 아래서 독자적으로 발전했다. ‘케이완(K완)’ 역시 국가(中國)적 영역과 상관없이 우리 문화의 바탕에서 창조적 수용 과정을 거쳤기에 우리 문화( K-CULTURE) 즉, 케이팟이 될 수 있다.
홍우경의 ‘케이완(K완)’을 보면, 동북아에서도 독자적인 조선 선비의 단아하면서도 품격을 지닌 ‘갓’이 떠오른다. 선비의 ‘갓’은 의관의 최정점이다. 정신, 기품, 자존의 표상이다. 홍우경의 ‘케이완(K완)’에는 ‘갓’의 세 가지 표상이 오롯이 들어 있다. 몸체와 뚜껑이 따로 있어도 ‘갓’이 보이지만, 그것이 합쳐진 하나가 되면 완벽한 ‘갓’의 초월적 이미지가 구현된다. 이것이 바로 문화회통, 문화영역의 초월이 이루어진 것이다.
앞으로 전통도예가 홍우경의 지향은 동북아를 넘어 세계의 문화 회통을 자신의 작품에서 구현하는 것이다. 그가 뚜벅뚜벅 걷는 걸음이 처음 가는 길이기에 힘들지만, 다른 이들이 길을 찾을 때에 소중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많은 차인들과 예술애호가들이 전통도예가 홍우경이 가는 길에 가을 햇살과 같은 동반자가 되어주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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