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유화보이차연구소 소장은 한국인은 차를 어떻게 마시는가”를 읽고나서 이 책은 20대부터 70대까지 우리나라에서 차를 사서먹는 사람들의 기호를 통계로 정교하게 분석하였기 때문에 학술지에 사용할 수 있는 원천자료를 만든 것에 가치와 의의가 있다고 했다.
이는 지금껏 한국에서의 차문화 자료 중에서 통계라는 학술적 분류를 통하여 연령별 데이터가 나온 일이 없었기 때문이며, 이는 현재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지속적인 데이터작업을 통하여 새롭게 변모되는 차음용 실태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대만 유학생활에서 차를 경험하고 다경도설을 번역한 김봉건 교수(한국인은 차를 어떻게 마시는에서)]
설문에 응답한 160명에게 책을 보내고 처음으로 받은 전화는 대구에 사시는 70대의 하오명 선생님이다. 의외의 말씀을 주셨다. 저를 20대 30대가 함께 나오는 자리에 넣어주어서 너무 고맙다고 한다. 앞으로 차의 세계도 세대교체를 하게 되는데 이렇게 다음 세대의 차인들과 함께 나왔다는 것이 의미 있는 일이다고 했고 그러한 기획이 참신하다고 한다.
필자의 기획 의도를 너무나도 정확히 꿰뚫어 말씀해 주신지라 감사한 마음 그지 없었다. 그런데 부산에서 몇몇분의 의견이 이와는 전혀 반대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20대 아이들이 무슨 차 맛을 안다고 20대 30대 젊은이 때문에 이 책의 격이 좀 낮아 진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우선 차의 맛으로 이야기하기에는 여기에서 20대로 등장하는 젊은 이는 아주 어릴 때부터 차를 마셔왔던 사람들이다. 사실이 그러하니 혀의 경험, 즉 미각의 원초적인 경험은 어릴 때에 완성이 된다. 이미 어린 친구들의 혀끝에서 맛이 있다, 없다, 그리고 향이 어떻다라는 것은 너무나도 극명하게 자리잡아 버린다.
누구나 공감하듯 처음 차를 맛보았고, 또 그것이 원인이 되어 차를 찾는 것이 진리처럼 결과가 나온 바, 그 당시의 기억으로 차를 찾은 사람들이 세월이 오래되었다고 해도 어찌 그맛을 잊을 수 있을까? 또 그것은 오래된 차생활을 이끌어 온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순수한 차 맛을 자연스럽게 마셔왔다는 점은 기성세대에서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그냥 비싼 차만 마시거나, 골동보이차 또는 출처를 알 수 없는 흑차류를 마셔온 사람들과는 전혀 다르다. 오히려 지금껏 차를 많이 마셔 온 사람들 보다도 많은 데이터가 잠재해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참여자 160명 대부분이 차를 마시는 찻자리에서 촬영하려고 노력했다.
지금의 기성세대가 세상을 등지면 이제 차츰 그 아래 연령대들이 최고의 경험자가 된다. 더 세월이 지나가면 자연스럽게 20대 청춘들은 50대 60대를 넘어 최고령층에서 가장 풍부한 경험자가 되어 있을 것이다.
이들은 한정된 시장, 극히 작은 기회를 가진 우리 기성세대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의 차문화세상을 살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당장 오늘만 하더라도 지금껏 차를 마셔 온 차꾼들보다 많은 차를 접하는 진실로 부러운 세대임은 말 할 나위도 없다.
미래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지금 우리의 입장은 무엇이 될까?
오랜 차생활을 해온 어느 할아버지가 말씀하시길, 네 세상에서는 어떤 맛이 나올지 모르겠구나 하면서 흔쾌히 던져주는 오래된 보이차 한 편의 의미는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답이 될 것이다.
한국인은 차를 어떻게 마시는가 http://seoku.com/523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개정 증보판> http://seoku.com/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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