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중반에 생산된 소형 주니호]
대만에는 보이차 전문가도 많지만 자사호에 대한 깊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 메니아들도 있다. 상인이면서 팔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즐기는 壺에 대한 애착은 특별하다.
2007년 대만의 모 차전문점에서 1980년대 중반에 의흥에서 만들어진 자니 수평호 5개 보았다. 근데 팔기위해서 진열대에 올려진 것 보다는 주인이 사용하는 것이 훨씬 격이 높다는 것을 중간에 차를 마시면서 알게되어 사용하는 호를 갖고자 한다고 하니까, 처음 들어올 때 10개가 왔는데 그 중에서 가장 잘 만들어지고 격조있는 것을 본인이 사용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경우다.
우리나라는 외국에서 가지고 온 것 중에서 약간의 흠이 있거나 격이 좀 약한 것을 골라서 사용한다. 그러다 보면 찻물에 의해서 색이 바뀌고 세월감이 묻어나면서 처음 가져올 때의 생경한 맛이 없어지기 때문에 양호라는 구실로 사용한다. 사실은 흠을 보이지 않게 하는 의도가 더 많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다그런 것이 아니지만 간혹 그런 문제에 당면하는 경우가 있기에 피하기 어렵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렇게 사용하는 것이 더 좋아 보이기 때문에 판매가 빨리 되기도 한다. 자사호가 본격적으로 수입되고 판매되었던 시기도 이제 10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다. 대만의 그 상점에서는 가장 좋은 것을 사용하고 더 빛나게 만들어 가는 것을 보면 우리도 가장 좋은 것을 손님에게 보여 줄 수 있는 풍토가 하루 빨리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그렇게 되면 가장 좋은 것을 팔지 않는다고 하는 말이 차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다른 이유보다 그 다호를 한 번 더 보러가는 기회가 될 수 있고 또 그와 같은 양질의 다호를 구할 수 있는 곳으로 인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작은 자사호를 보여주는데 몸통 지름이 4.5cm다 이런 작은 호에 차를 마시는가 하는 고민도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이 호의 니료는 현재는 생산이 되지 않는 것으로 사용하면 할수록 베여나오는 맛이 특별하다. 중국차를 즐기고 다호를 수집하는 호의 한 종류이다.
같은 상술이라도 대만의 상술이 더 멋지지 않는가?
과연 그런 호에서 나오는 차 맛은 어떠할까?
시종(始終) 호를 다루는 사람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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