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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4.03.14 [아제생각] 차 좀 사주세요
  2. 2018.01.11 멍하이 일기 80 - 화주량즈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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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운산 보이차의 선주문

내일모레가 선주문 마감인데 선주문 량이 작년보다도 오히려 줄었다고 합니다. 저희뿐만 아니라 선주문을 진행하는 대부분의 업체들이 한결같이 올해는 그저 견디는 한 해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 이후 전쟁 등 세계적 경기 불황의 여파로 실물경기는 그야말로 바닥을 찍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생활 필수품도 아닌 차를 사달라고 권하는 것이 다소 죄송스럽습니다.

 

더구나 차업을 하고 있는 사람이 여러분들이 지켜보는 공간에 차를 사라고 권하는 글을 올리는 것이 부끄럽기도 합니다. 그동안 운남과 한국을 오가며 많은 글들을 썼습니다. 간접적으로 홍보용 글을 올린 적은 있지만 제목부터 차를 사달라고 권하는 글을 써보기는 처음입니다.

 

그러나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이런 글을 쓰는 것은 그래도 차를 마시는 사람들이 늘어났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 때문입니다. 자기가 만든 차만 좋은 차이니 우리 차를 사라고 한다거나, 차를 마치 만병통치약처럼 선전하는 글이라면 저는 결코 자판을 두드리지 않을 것입니다.

 

차를 지금보다 더 많이 팔고자 하는 욕심으로 이 글을 쓰는 것도 아닙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마음은 적어도 그런 욕망들에 물들어 있지는 않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언제나 정직한 차를 만들고자 노력하지만 자본 등 여러가지 원인으로 업계의 주류에서 비켜서 있는 차부터 따뜻한 시선으로 살펴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한국도 80~90년대부터 전통찻집을 중심으로 한때 차를 마시는 분들이 늘어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콜라와 커피로 대표되는 자극적인 음료들이 사람들의 기호를 점령하더니 이제는 차 한잔하자는 의미가 커피 한잔하자는 말처럼 되어버렸습니다.

 

특히 한국은 커피공화국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닐 만큼 도시나 농촌 할 것 없이 편리하고 호젓한 자리에는 의례 커피전문점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커피도 하나의 산업이고 수많은 사람들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소중한 터전이기에 무턱대고 커피 산업의 문제점을 떠벌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커피로 대표되는 음료들이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잠시 잠깐이나마 위로를 건네주는 것도 사실입니다.

 

저는 비록 작금의 상황이 다소 심각하다고 느끼지만 차를 생산하는 사람으로서 현실을 도외시하거나 편리하고 자극적인 음료에 길들어진 대중을 원망해서는 결코 해답을 찾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대중의 기호를 존중하고 저렴하며 편리하고 맛있는 차를 만들어서 꾸준하게 공급하는 길만이 차 산업이 살아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은 대중의 관심을 차로 돌린 다음 차 문화의 깊이와 경중을 다투어 볼 일입니다. 커피로 대표되는 거대한 음료 시장에서 손바닥만 한 차 시장을 두고 누구 손가락이 크니 굵느니 하는 것은 도토리 키재기와 같습니다.

 

그래서 일단은 차를 생산하는 사람들부터 대중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걸맞은 차를 생산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차를 판매하는 상인, 차 선생님 그리고 차를 아끼는 모든 사람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차를 보급하는데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한국은 우선은 녹차부터 돼 살아나야 하는데, 백차 청차 홍차 보이차 흑차 서로 경쟁하기보다는 다른 차들이 가진 장점부터 잘 파악해서 상호 보완하는 관계가 형성되었으면 합니다.

 

본격적인 차 철을 맞이하여 여러 곳에서 선주문을 비롯한 다양한 판매 방식으로 차를 좋아하는 님들에게 호소하고 있습니. 모두들 어려운 시기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꿋꿋이 좋은 차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차농 그리고 차상들에게 희망의 손길을 내밀어 주시길 바랍니다.

[아제생각]은 석가명차 오운산 최해철 대표가 전하는 소식입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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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주량즈

 

화주량즈를 다시 다녀왔습니다. 전에 계약한 야생차 네그루에 오운산 팻말을 걸었습니다. 해발 2000m가 넘는 심심산골에 누가 본다고 걸겠냐만 우선 제가 보고, 차농들이 보고, 시쐉반나 최고봉을 오르는 진정한 보이차 마니아들이 봅니다.

 

정식계약은 네그루만 했지만 주변에 띄엄띄엄 흩어져 있는 야생차들도 봄철에 같이 수확하기로 하였습니다. 천년 야생차가 있는 곳의 차밭 주인은 따로 있지만 관리는 얼마 전에 오운산 화주량즈 관리소장 직책을 준 빠멍 노총각이 맡아서 하고 있습니다. 마침 찾아간 날이 하니족의 위엔단지에(元旦節새해)라 산골의 각종 음식들로 한상 가득 차려놓았습니다.

 

소수민족 특유의 향신료들이 많아서 젓가락을 들었다 놓기를 반복하지만 예전보다는 그래도 많이 익숙해 졌습니다. 카오지우(烤酒)라고 부르는 집에서 가공한 옥수수 술도 할 수없이 두 잔은 마십니다. 하니족 음주 풍습이 한잔만 마시면 다시는 보지말자는 뜻이라는데 어쩔 수가 없습니다.

 

50도가 넘는 독주라 소주잔 정도의 잔에 두잔만 마셔도 어질어질 합니다. 한 순배가 돌고, 촌민들이 식사 자리에서 하도 담배를 피워서 장작불 겻에 돌아 앉아 있는데 노총각이 살며시 다가옵니다.

집은 언제 지을 거고? 장가 안가고 싶나?”

글쎄요, 그게...”

.. 뭔 일 있나

 

한 참을 머뭇거리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신년을 쇠고 바로 공사를 할 건데 준비된 자금이 20만 위안밖에 없어서 제대로 된 집을 지을 수가 없답니다. 이왕 짓는 집인데 어쩌면 평생을 보고 지어야 할 텐대 짓다 말수도 없고 그럼 제대로 짓자면 얼마정도 있으면 되냐고 물었습니다. 일층은 차 제조 시설을 갖추고, 이층은 살림집, 삼층은 차를 햇볕에 말리는 쇄청 공간을 만들자면 최소한 35만 위안 한국 돈으로 육천만원 정도의 비용이 들것 같답니다. 속으로 아따 큰일인데 싶습니다.

 

저번에 도와주겠다고 덜컥 큰소리는 쳐놓았는데 오운산 자금 사정을 생각하니 난감합니다. 내심 오만위안 정도면 되지 않을까 생각 했었는데 역시 집짓는 일이란 평생의 큰일인 것 같습니다. 갑자기 아내의 이쁜? 얼굴이 떠오르면서 오금이 저려옵니다...

 

이집의 내력은 멍하이 일기 66’ 에서 소개한 바 있습니다. 어깨를 한 번 두드려주고 어떻게든 방법이 있을 것이니 일단 시작해보라고 하고 멍하이 오두막으로 돌아 왔습니다. 돌아오는 길 내내 가난 때문에 약 한번 못써보고 하늘나라로 보냈다던 노총각의 여동생이 이 땅에 홀로 남겨놓은 세 살배기 딸내미 얼굴이 자꾸만 떠오릅니다.

 

 아직도 할머니 손을 벗어나지 못하는 어린 녀석이 무슨 잘못이 있겠습니까! 가난이 죄라면 죄이지요. 노총각도 빨리 장가가서 부모님 그리고 어린조카 잘 근사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용기를 내어봅니다. 우선 제가 힘닿는 데로 도와주고 원금은 차차로(5년 동안 차로 돌려받기...) 받기로 하였습니다.

 

여러 가지 방법을 고민하다가 선주문 방식을 생각해보았습니다. 부족한 자금을 보충하기 위해 올해 오운산에서 생산할 시쐉반나 최고봉인 화주량즈 2000고지 이상에서 자란 300년전후 고수차와, 천년야생차 두 가지를 합하여 백만원에 20명 한정 공동구매 형식의 선주문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화주량즈는 올해 고수순료 병차로도 출시할 계획입니다.

 

이번 선주문은 이윤도 줄이고 원가를 최대한 절감하는 차원에서 산차 형태로 발송할 계획입니다. 그러나 압병을 원하시는 분은 소정의 추가 비용을 받고 원하시는 형태로 제작해드리겠습니다. 각각의 량이 얼마가 될지는 생산을 끝내봐야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만 대략 두 가지를 더하면 2kg 전후가 될 것 같습니다. 한국 도착은 5월중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1kg 씩 담을 수 있도록 스텐으로 제작한 오운산 차통 두 개는 선물로 드리겠습니다.

 

그냥 편하게 오셔서 멍하이 일기를 애독해주시는 분께 부담을 드리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습니다. 참여하지 않으셔도 전혀 문제되지 않습니다. 먼저 주변에 계신 분들을 살피시는 것이 당연한 도리라 생각합니다. 혹여 이쪽 지역의 진정한 고수차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몇 분만이라도 참여해 주시면 그분들에게도 저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글을 쓰면서 여러분에게 이런 부담을 드리리라곤 생각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죄송함보단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하기에 부끄러움을 무릅씁니다.

 

그리고 오운산고차는 한국 물량에 대해 2018년도부터 선주문 체제를 본격적으로 도입합니다. 일정량의 물량을 확정하고 선 입금을 받아서 생산하면 공급자와 수급자 모두에게 유리한 등식이 성립됩니다. 오운산으로서도 자금 부담에서 일정부분 해방될 수 있고 오운산을 아껴 주시는 한국 고객 분들께 최선의 가격으로 정품을 드리고자 하는 저의 마음이기도 합니다. 중국과 해외 시장은 아직 오운산고차의 인지도가 성숙되지 않아서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오운산에서 생산하는 모든 제품을 선주문으로 결정하는 날이 오기를 갈망하고 있습니다.

 

선주문 기한은 매년 11일부터 228일까지 이며 선주문으로 오운산고차를 계약하시면 오운산고차 구매 최저가격인 출시가격의 50%에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한국가게로 방문하시거나 전화로 주문하셔도 되겠습니다. 113일에 귀국할 예정인데 설날 때까지는 한국에 머물 계획입니다. 보고 싶은 분들이 많습니다. 오시면 마음으로 우리는 차 한 잔 올리겠습니다.

 

*화주량즈 선주문은 오운산 카카오그룹 http://group.kakao.com/i/7KshwvTsfc 에 댓글로 남겨주시거나 석가명차로 연락주시면 되겠습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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