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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월 운남 보이시에서 일을 마치고 곤명으로 나왔다. 택시로 장장 4시간 소요되는 거리다. 곤명의 다른 차시장에서도 일을 보고 우리는 처음 한국에서 출발할 때부터 곤명에 가면 정숙희 선생님의 자매가 운영하는 ‘일명원’ 차 전문점에 가기로 약속을 한 바 있었다.

그곳에 가고 싶었던 또 한가지 이유는 정숙희 선생님의 자녀(자매)를 한국에서 대학을 보내지 않고 중국에 체류하며, 더구나 그것도 보이차를 전공하게끔 하였을까 하는 의문때문이기도 했다.

[사진, 운남전홍] 만남이 있었던 자리에는 정숙 선생님과 두 자매도 자리에 있었다. 공부하는 책상위에서 한국, 중국 서적이 뒤섞여 있었다. 그 공부가 그리 쉬운 과목은 아닐 것이리라. 일명원의 운영방식은 매일 사장이 교체되어 운영된다고 한다. 하루는 언니, 하루는 동생이 그 날의 사장이다. 참 흥미롭고 또한 현장에서의 강한 교육방식이기도 했다. 필자의 처음 생각은 과연 이러한 운영방식을 꾸준히 해 왔을 것인가에 맞춰졌다. 그러나 나약한 자매라는 한국식 개념을 뛰어넘어 두 자매는 충분히 한사람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되어 있었다. 다름아닌 결과! 근처의 기존 중국인이 운영하는 차 전문점이 문을 닫고 나갔다고 한다.

오늘은 동생이 대표로 차를 낸다. 무슨 차를 원하느냐고 해서 운남전홍을 마시고 싶다고 했다. 저울을 가져온다. 학교 품평시간에 배운 그대로 하는 것 같다. 보통 알고는 있지만 실제 사용은 잘 안하는 편인데 이 장소에서는 모든 것이 습관이다. 본인도 운남전홍을 좋아하는데 올해는 좋은 차가 없다고 한다. 가지고 있는 것 중에서 가장 상급이라 하는 차를 내었다.

[사진, 좌에서 김소연(26), 정숙희(母, 52), 김남희(25)]

필자보다도 이 장소와 자매를 너무나도 궁금해 하던 분이 또 한 분 있었다. 그분은 다름아닌 동행이었던 이영자 선생님이시다. 어떻게 중국에서 자매가 운영하는 차전문점이 자리잡고 성공할 수 있는가에 관심이 많으셨다. 필자가 옆에서 지켜보건대 어머니의 모습과 자매의 아름다운 동작 하나하나는 이영자 선생님께 더할나위 없는 행복을 선사해 주고 있는 것 같았다. 그저 남의 행복이 아니었다. 보고 있는 사람들의 모두의 행복이었다.

우리는 모두가 홍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이어서 운남 전홍을 중국의 정확한 산지에서 참 맛을 모았다. 그 자리에서 나는 이런 말을 했다. 왜 한국에서는 유럽의 홍차가 자리잡지 못하고 맴돌고 있을까? 일단 오늘 모인 사람들이 중국차 애호가이다 보니 의외로 답은 간단했다.

첫째는 중국 홍차(기문홍차, 운남전홍, 정산소종 등)를 즐기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잎을 파쇄하지 않은 차 만을 마시고 즐기는 분들이다. 지금은 유럽의 홍차라는 것이 마치 대명사처럼 알려져 있지만 원류는 바로 이 홍차들이다. 굳이 비교해서 말하자면 잎 그대로 마시는 차엽들을 보는 이들과 티백에 담긴 분쇄차들을 즐기는 그런 차이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중국산 홍차를 즐기는 분들의 공통점은 홍차에 대해서 해박한 지식을 요구하지도 않고 알고자하는 노력도 잘 하지 않는다. 홍차는 우리가 마시는 잎차가 홍차일 뿐 유럽으로 번져나가 여러 가지 감미를 더하고 우유까지 동원하는 것은 차의 본질이 아니라는 생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인 것 같다. 물론 영국의 홍차문화를 배격하거나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차꾼이라면 홍차는 그렇게 마시고 싶지 않을 뿐이다.(영국의 수준 높은 홍차와 격조 있는 찻자리 로 즐기는 분도 분명히 있지만 주변에서 보는 보편적 시각에서 볼 때)

보편적으로 중국홍차 생산지를 방문해 본 분들도 많은 편이거나 그 지역의 차를 현지인의 도움이나 지인들로부터 정확한 차를 구해서 마신다. 어디에서 만든 것인가 하는 회사 이름은 이들에게는 중요하지 않다. 그해의 농사가 잘 된 것인가 아닌가를 따진다. 이렇게 서로 생각을 나누며 마실 때, 곤명에서 박사과정에 있는 오은숙씨가 자리에 같이하게 되었다. 전에 한국에서 만난 적이 있는데 미생물 발효균을 연구하는 분으로 알고 있다.

한국에 있는 연구소에서 더 중요하고 급한 일들이 있다고 잠시 학업을 접고 한국에 들어간다고 한다. 우리의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통역해주신 박미영 학생도 보이차 학과 석사과정 졸업반이다. 정말 자연스럽게 발효라고 하는 차에 대해서 일가견을 가진 분들이 만났다. 자연 이야기는 풍성해졌고, 좋은 차들과 함께했기에 좌중은 정홍, 보이타차, 보이전차를 마셨다.

이 모임이 있었던 일명원, 이곳에서 한국 유학생에게 주는 메시지도 다양하리라 여겨진다. 현재처럼 모범적일 때 더 큰 파장이 예상되었다. 잠시 머물렀던 시간이나마 저 먼 곤명에서 한국인이 보이차를 전공하고 보이차 전문점에서 성과를 거두었다는 것은 훗날 기록되어 질 것이 분명하다. 아니 필자가 그 사실을 지금 기록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성업(成業) 되는 이유는 성실함을 기본으로 하였지만, 무엇보다도 보이차를 전공하는 학생이기에 필자를 비롯한 제 3 자가 볼 때는 전문가가 운영하는 집으로 보기 때문이다.

2009년 이 글을 쓰면서 정숙희 선생께 전화를 걸어 물어보았다, 요즘 일명원의 근황을, 작년 12월 더 많은 공부를 위해서 일명원을 접었다고 한다. 큰 딸은 보이차를 전공하는 대학원에 진학하고 둘째는 경덕진에서 도자기 전공으로 대학원에 갔다고 한다. 이제 방학이 되면 석우연담 “차를 향한 눈”에서 그들 두 자매의 인터뷰를 담아 보겠다.

차도구의 이해 http://seoku.com/625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개정 증보판>
http://seoku.com/442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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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홍차를 즐기는 많은 사람들은 현대식 CTC 기계를 이용하여 발효시킨 후 건조하는 방법으로 만든 차를 마시는 경향이 많은 편이다. CTC 기계로 만든 차의 큰 장점은 대량 생산을 하면서도 일정한 맛을 균일하게 내고 제품을 규격화 표준화시키는데 가장 잘 되어 있기 때문이다.

[스틱 홍차로서 알루미늄 재질로 만든 것이다]

유럽에서는 티백 제품도 환경친화적인 상품으로 개발 되어 가고 있으며, 차의 대중화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한국에서의 티백 제품은 등급이나 수준이 매우 낮은 것으로만 치부하는 경향이 많은 편이고 티백의 한계성만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일회용 포장의 변화가 차 소비를 촉진시키는 것으로 볼 때 유럽 상품은 동양에서 발견하지 못하는 아이디어 상품을 볼 수 있다. 창원의 모레스토랑에서 특별한 경험을 하였다. 티백 홍차가 아닌 스틱 홍차를 후식으로 가져온 것을 보고 함께 앉은 사람들이 놀라적이 있다. 기존의 상식을 벗어난 것으로 스틱의 재질과 디자인에서 보는 이로 하여금 감동을 주게 된 것이다. 이 표현이 유럽 홍차를 즐기는 분들이 보면 당연한 것을 가지고 왜 그러나 할 수 있겠지만 그날의 분위기를 맛보는 사람들은 순수 차맛을 즐기는 것으로 홍차라고 하면 중국 홍차의 입맛에 길들여진 사람들이었다.

그러한 맛은 유럽 사람의 음식 문화 속에서의 입맛과 그들의 기호품으로 만들어진 것을 즐기는 것과는 다르게 순수한 차 맛을 즐겨온 사람들이 립톤 같은 곳에서 나오는 티백은 뭔가 다가갈 수 없는 맛이었고 브랜딩이 아무리 잘되어 있어도 티백은 티백이었기에 눈으로 보는 맛으로 치자면 티백 홍차는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는 것이다. 스틱 홍차는 알루미늄 재질에서 오는 유해 요소는 분명히 그 나라의 의학규약에 맞게 만들어진 것으로 믿고 본다면 스틱 그 자체는 굿아이디어이다.

우리나라도 차를 마시기 불편해서 팔리지 않는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편하게 마실 수 있는 형태나 도구의 사용이 소비자의 마음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우리는 그날 스틱 홍차에 찬사를 보내는 바람에 주인장이 나와서 정식으로 홍차를 즐길 수 있도록 다구 세트를 들고 우리 테이블에 가져다 주었다. 덕분에 다즐링 홍차를 한 가지 더 서비스로 즐길 수 있었다.

CTC 기법 - 찻잎을 눌러 으깨고 절단하여 궁글게 말아 형태를 잡는 것으로 3가지 공정을 영문 이니셜(crush, tear, curl)로 표기한 것이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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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1990년대 후반까지도 홍차를 즐기는 인구가 많지 않아서 유럽의 다양한 형태의 홍차가 수입은 되었지만, 고급 홍차를 수입하는 곳이 드물었다. 수입을 하였다고 해도 유통이 원할하지 못해 고급홍차 수입은 일시적인 현상이었다고 보는 견해가 많은 편이다.

그런데 최근, 유럽식 홍차 마시는 인구가 급속히 늘어가는 것 같다. 나는 중국 홍차를 즐기는 사람으로서 유럽의 홍차 맛에 감동하지 않는 편이라고 자주 이야기하곤 했다. 일반적으로 홍차를 즐기는 분들은 유럽홍차가 멋있고, 더 우아한 다기를 다루는 것에 크게 관심을 가질 수 있다면, 나는 중국 홍차 메니아라서 그런지 몰라도 그런 것에 아직은 감동을 받지 못한 편이다. 최근 홍차와 관련한 논문이 자주 나오고, 차관련 세미나에서도 홍차관련 논문이 발표되고 있는 것을 보면 유럽 홍차를 즐기고자 하는 메니아 층이 늘어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런 현상이 지속적으로 발전되기르 바라는 입장이다.

전국에서 규모있는 서점에 가면 차와 커피, 커피와 차, 와인과 차, 커피와 다도 코너를 업장마다 제목만 다르지 비슷하게 다루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차에 관한 책이 늘어가면서 서울에 있는 대형서점에서는 특설 코너를 만들었지만 계속해서 커피코너 책이 넘쳐나서 차 쪽으로 침범하고 있는 것을 차의 책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단박에 알 수 있는 일이다.

그만큼 차 보다는 커피 인구가 더 많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차에 관한 책이라고 해도 우리나라 녹차 보다는 중국차 그중에서도 보이차에 관한 책이 일시적이지만 그래도 최근에는 지속적으로 나왔다. 그것이 대중적으로 보였다면 홍차에 관한 책은 너무 빈약한 것이 사실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출간된 <홍차를 만나는 여행> 형설라이프, 서지은 저자의 책을 보면 과거에 나온 홍차와 관련된 책과는 조금 다른 방향에서 구성이 되었다. 역사성과 현실성을 동시에 알 수 있도록 되었으며, 팁을 만들어 초보자가 알고자 하는 부분이 쉽게 설명되어 유럽 홍차를 이해하기에 좋은 구성을 가지고 있다.

다만 홍차의 원류인 중국 홍차에 관해서는 크게 언급되지 않거나 중국차를 언급한 부분에서는 저자의 전공이 유럽 차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홍차의 등급이나 분류는 이해하기 쉽게 정리되어 홍차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저자는 현재백석예술대학 외식산업학부 교수이며, 차와 커피에 관한 강의를 하고 있다)

책의 구성을 보면 다음과 같다.

홍차의 발전 - 홍차 탄생의 배경, 유럽에 수출된 홍차, 홍차의 영국 전파, 미국의 보스턴 차 사건, 차를 계기로 시작된 아편전쟁, 쾌속 범선들의 차 운반 경쟁, 대영제국의 홍차 탄생
홍차의 제다 과정 - 전통방식, Orthodox, 로터반 방식, Semi Orthodox, CTC(Crush Tear Curl) 방식
홍차의 등급 - 홀 리프(Whole leaf) 타입, 브로큰(Broken) 타입, 그 외 등급
홍차의 분류 - 산지별 분류, 스트레이트 티, 블렌드(Blend)에 의한 분류, 가향(Flavored)에 의한 분류, 티타임에 의한 분류
홍차의 꽃, 다구의 선택 - 티포트(Tea pot), 티 컵(Tea cup), 스트레이너(Strainer), 메저 스푼(Measure spoon), 티코지(Tea cozy)와 티워머(Tea warmer), 타이머와 모래시계, 티캐디(Tea caddy) 그 외 도구들
홍차 음료 - 사과홍차(Apple Tea), 딸기홍차(Strawberry Tea), 티 펀치(Tea Punch), 키위 아이스 티(Iced Kiwi T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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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나라에서 홍차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것 같다. 유행인지 모르지만 아무튼 홍차를 즐기는 사람이 늘어가는 것은 좋은 일이다. 여러 가지 음료가운데 차를 마시는 것이 좋다는 뜻이다. 그런데 홍차다기는 영국제 명품을 구해야 하는가? 시간을 재고 차를 우리는가 하는 부분을 가지고 혼돈을 하고 있다.

그러면 유럽식 홍차를 마시는데 어떤 다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은가?

기문홍차나 운남전홍, 정산소종 같은 중국식 홍차를 마시면서 유럽식 홍차다기에 마시면 좀 이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사진 설명, 기문홍차의 탕색]                                  여건이 된다면 유럽식 홍차 다기로 홍차를 마신 것이 좋다고 본다. 하지만 홍차에 대한 지식은 초보수준이면서 홍차도구만 고가의 유럽식 홍차 다기를 무리하게 구할 필요는 없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된는 한국도자기나 행남자기 같은 홍차다기로도 충분하다. 가격도 아주 저렴하다. 홍차다기의 수준을 알고 마실 만큼 안목을 갖춘 이는 많지 않다. 우선 즐기면서 마시다 보면, 개인적으로 홍차가 좋고 게속해서 더 연구하며 좋은 차를 즐기게 된다면 그때 고가의 자기 취향을 찾아서 충분히 즐길 수 있다.

홍차를 마실 때 시간을 재는 시계도 품평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그렇게 해서 차를 마실 필요는 없다. 유럽사람들이 가정에서 홍차를 마실 때 시간을 재기 위해서 옆에 시계를 두지는 않는다. 그들은 그만큼 조급하게 살지 않기 때문이다. 차를 우려내고 손님께 내는 것은 차를 내는 주인의 감각이다. 일상에서 차를 가까이하고 홍차와 어울리고 맛을 즐기는 케익 같은 것에서 주인장의 멋과 맛을 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차를 즐기는 사람이 많아야 한다. 더 많은 사람이 차를 즐길 때, 차도구 시장이 크지고 유럽의 명품이 수입되고 우리는 그러한 명품에 비교되는 제품을 생산하고 기술도입이 이루어지면서 자생력도 갖추게 된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 홍차 마시는 것을 까다롭게 한다고 해서 수준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다. 차를 마시는 사람이 명품이 아닌데 외국의 명품 홍차다기를 가진다고 해서 명품이 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보다 기본적으로 차를 어떻게 쉽게 마시는가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수요가 많아지면 높은 수준의 메니아를 위한 교육은 그 시점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품질 좋은차도 많이 수입되게 된다. 지금은 차를 쉽게 마실 수 있는 국산 홍차도구의 사용이 권장된다.

홍차다기가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현재 있는 것으로 다기의 기능성을 살려서 마시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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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황금 원장, 유럽 홍차를 내는 모습]

지난 4월 21일 구미에 있는 중국차 전문점 투다헌(鬪茶軒)을 예정에 없이 가게 되었다. 구미차인연합회 황영화 회장을 만나기로 했는데, 사전에 약속 시간과 장소를 정하지 않은 관계로 황 회장님의 안내에 따라 구미 시내의 투다헌에서 만나기로 한 것이다. 황 회장님은 ‘한국의 찻자리’에 나올 분으로 초상권 문제가 있어서 반드시 직접 뵙고 확인을 해야 하기에 바쁜 일정에서 시간을 내어 주셨다.


오후 5시 약속 장소에서 나는 J 선생님과 함께 먼저 도착하였다. 투다헌은 첫 방문이고 안주인도 초면이지만 내 명함을 받고 지면을 통해서 알고 있다는 말씀과 함께, 150g 전후 크기의 금과공차 보이차를 내어주었다. 처음 보이차를 마시고 난 뒤에 가게를 좀 둘러보고 앉아서는 “혹시 홍차도 취급하십니까” 하고 물었다. 왜냐하면, 진열대에서 홍차다기가 보였기 때문이다.

나는 단순히 이런 곳에서는 어떤 홍차를 취급할까 궁금했다. 진열대에 놓인 유럽식 홍차 다기세트를 보았기에 차는 유럽에서 유행하는 홍차일까? 중국홍차일까 하는 단순 비교와 혹시 중국 운남전홍이나 기문홍차를 맛볼 수 있을까 해서이다. 아니나 다를까 안주인 김 여사는 우리는 유럽홍차를 잘 안마십니다. 누가 마셔보라고 가져다주는 차들도 있는데 하시면서 여러 가지 통에 담아 온 것과 봉지에 담겨져 있는 차를 보여주었다. 유럽의 홍차는 취향에 맞지 않다고 하시며 중국 홍차를 좋아한다고 하신다. 현재는 기문홍차와 의흥홍차가 있다고 해서 기문홍차를 마시고 싶다고 했다.

손님으로 대접받는 입장에서 그냥 주는 차 마시면 될 것을 하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난 그러고 싶지는 않았다. 혹여, 귀한 보이차를 내주었는데 내가 그 차의 진가를 주인의 입장에서 모르거나, 귀한 차를 그렇게 갑자기 찾아가서 대접받는다는 것은 예의가 아니기에 가능한 보이차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한다. 어쩌면 일반인들 같이 차의 값을 모르고 마신다면 괜찮다. 난, 현시점에서 보이차의 국내, 국외 가격을 도매가격 소매가격을 알기 때문에 보이차를 대접받는 것이 가장 조심스럽다. 물론 친한 사이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홍차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그 이면에는 최근 블로그에서 중국홍차를 좋아하는 나의 편견에 이견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면서 지역마다 차 전문인들을 만나게 되면 혹시 “홍차 드세요?” 하거나 “홍차는 어떤 종류를 좋아하세요” 라는 질문을 자주 하게 된다.

이것은 단순히 편견에 대한 합리화가 아니라 취향의 문제이고 그러한 방식에 따른 나의 편견을 객관화 해보자는 뜻도 아니다.

그런데 안주인 김 여사의 기문홍차 내는 모습에서 이제까지 중국차 전문점에서 마셔본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차를 내는 것을 보았다. 유럽홍차를 즐기는 분들이 사용하는 고급스런 다기가 아니면서도 유럽식으로 홍차를 내는 것이다. 유리 다기를 이용하며 그만의 방식으로 차를 낸다. 그날 맛 보여준 기문홍차는 잎이 파쇄형이지만 참 좋은 맛을 내어주었다. 진하거나 농하지 않으면서 중국 기문홍차의 전형적인 맛이다. 사람들은 이래서 편견을 버리게 된다. 유리다관에 차와 물을 넣고 12분에서 13분 동안 기다려 우려낸 차다. 그리고 한 번 우려 낸 찻잎은 버린다.

유리다기를 용도에 맞게 응용하여 사용하는 것을 보았다. 차는 내는 사람의 노하우가 그래서 중요하다. 우리는 그분이 내는 기문홍차의 맛을 음미하며 황 회장님과의 이야기도 순조롭게 잘 마치고 감사한 마음으로 투다헌을 나오게 되었다.

이 날 마지막에 송이 발효차를 마시게 되었는데 그 맛이 이전에 알고 있었던 송이차의 편견을 일시에 날려버렸다. 다음 기회에 다루겠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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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의 세계는 참으로 다양하다. 신선하게 다가온 녹차의 향기와 맛을 어느 때부터인가 중국차 특히 보이차가 그 시장을 점령하고 있다. 보이차를 잘 알고 마시기에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것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돈을 주고도 정직한 차를 접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자 한다.
최근에는 어떤 종류의 보이차를 마시는가에 따라서 그 사람의 차 마시는 수준을 암시하는 듯한 것은 좋은 현상이 아니다. 보이차를 차의 중심 세계로 두고 차를 즐길 경우, 값 비싼 보이차를 마시는 사람을 차에 대한 상식이 깊은 것으로 간주하게 될 수도 있다.

자칫 혼돈을 일으키게 하는 경우다. 지극히 일부이지만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스님들 세계에서도 차에 대한 지식의 수준을 값비싼 보이차에 대해 운운하는 기준으로 한다는 것이다. 이름 있는 차가 좋은 차라고 자랑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런 일들이 횡횡할 때 우리나라 차문화는 자칫 수렁에 빠져들게 된다. 보이차는 좋은 차이다. 필자도 보이차를 즐겨 마시는 마니아 축에 든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지방을 다니면서 당혹스런 일들을 자주 접하게 되어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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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최남언. 사천 50만평 규모의 녹차밭 생산의 전공정이 자동화된 설비를 이용하고 있다]

이 계절 하동 ∙ 보성을 비롯하여 우리나라 산야에서 녹차(햇차)가 생산되고 있다. 녹차는 무조건 몸을 냉하게 한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잘 만든 차를 잘 우려 마시는 방법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다. 개인마다 차가 미치는 영향은 다를 수 있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한 가지 방법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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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도 왜곡된 해석이 많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차(녹차나 황차, 요즘엔 우리나라 방식의 홍차도 생산된다)를 기피하는 사람들 때문인 것 같다. 이런 현상을 역으로 생각하면 꼭 나쁜 건 아니다. 중국차에 밀리고 치이고 하면서 자생력을 키우는 과정이 될 수 있으므로. 이런 과정에서 잘 만들어진 건강한 차가 많이 보급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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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천 녹차공장, 50만평 규모의 차 생산설비, 완전 자동화 시스템, 이곳은 증제차를 생산한다]

지난주 지방에서 차도구 명칭에 관한 특강을 할 때의 일이다. 강의를 듣던 차 선생님 여덟분이 태평양의 설록차 가운데, 현대적 설비로 대량생산된 햇차를 저렴한 가격에 일년 동안 마실 차를 구입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각각의 차 선생님들이 구매하여 회원들끼리 나누어 마신다고도 한다. 일단 매력인적 가격으로 소비자에 접근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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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녹차도 대량 생산 설비를 이용해야 경쟁력을 갖춘다, 사천 차공장]

차인들은 알고 있다. 과거 한국 차문화가 태동할 시기에 우리는 대기업의 지원과 후원을 받으면서 차 운동을 한 기억이 새롭다. 어려울 때 서로 힘을 모아 우리 녹차 한통씩 구입하는 운동도 필요하다고 본다. 그날 차 선생님 가운데 이런 말도 있었다. “옛날에 우리가 얼마나 태평양에 도움을 받았습니까? 크게 도움이 되진 않더라도 우리가 이젠 차 한 통씩 구매하는 것이 의리의 맛 아니겠습니까”라고. 맞는 말이다.

값만 비싼 녹차를 보고 녹차는 비싸다고 할 것이 아니라, 현대적인 설비를 갖춰 과학적으로 만든 차를, 각자 자신의 건강에 맞게 증제차나 덖음차 중 선별하여 음용하는 것을 권장하고 싶다. 한 때 장작가마로 만든 다기만 잘 만들어진 것으로 오인하는 시기가 있었다. 그래서 무조건 장작가마로 만든 것만 차도구로서의 높은 가치를 주다 보니까, 지금과 같은 불균형적인 시장 현상이 있는 것이다.

녹차 시장에서는 이런 현상이 없기를, 차 애호가의 한 사람으로서의 간절한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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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이제는 소비자를 기만하는 언행은 삼가해야 한다. 무조건 하동야생차, 보성야생차 라고 하여 야생차라고 하면 좋은 것이라고 하는 홍보 전략도 수정해야 할 것이다. 야생차로 만든 것은 야생차 다워야한다는 것 쯤은 소비자도 알고 있다는 것을 차농가나 관계기관은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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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의 세계 4월호, 한국차의 현장을 걷는다, 장원 편을 보면,

제주도에 있는 설록다원은 1980년 태평양그룹 창업주인 서상환회장이 서귀포의 도순다원을 시작으로 성광다원, 한남다원, 강진다원 등 네 곳에 52만 평이라는 국내 최대 규모의 다원을 조성했고, ‘설록차’라는 브랜드로 우리나라 녹차 시장의 중심적 역할을 해왔다.
제주 설록다원은 새롭게 단장하고 4워1일 문을 연는 ‘오설록차박물관’을 통해 녹차 신화를 다시 한 번 일으키겠다는 포부를 다지고 있다. (주)장원의 김영걸 대표는 “‘프리미엄 녹차’로 글로벌 결쟁력을 키우겠다”고 밝혔다. 그는 “오설록 차박물관을 리뉴얼해서 박물관 내부를 더욱 세련되고 고급스럽게 단장하여, 고객 체험 공간을 넓히고 차 관련 프로그램을 신설 속 다례를 고객들에게 전파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주)장원은 서광다원 내에 민간 연구소로서 국내 최대 시설과 인력을 갖춘 ‘설록차 연구소’를 운영해 부가 가치를 높이는 녹차 사업과 국내에 고품질의 녹차 원료를 공급할 계획을 갖고 있다. 고 하였다.

2009년 3월 월간다도 강법선 발행인은 칼럼을 통해 "진정 다인들의 자랑인 보시의 정신은 이 어려운 시절에 무엇을 베풀고 계신가요? 우리가 차를 할 수 있도록 계기를 만들어준 가까운 인연부터 살펴보아야 합니다. 농사를 짓는 차농들에서부터 형편이 어려워진 차벗들에게 우리가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를 생각해야 합니다. 차를 팔아 샐활하는 농부들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그들이 없으면 '우리차'가 없으져 버립니다. 우리차가 없어지면 우리의 근본 뿌리가 없어지므로 그 후에는 차를 한다는 말조차 꺼낼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드리는 제언인데 '우리차 선물하기 운동' 을 벌이는 건 어떨까요? - 강법선 사장 님도 열악한 우리차의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하신 말씀이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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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영국작가 키싱은 “티 타임에는 무엇인가 신성한 느낌이 든다”고 말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 티 타임은 대부분 커피 마시는 시간을 말한다. 직장에서 업무중에 차 한 잔마시고 합시다 하면, 커피 아니면 ‘현미녹차’정도이다 이것도 10년전에는 율무차가 추가된 적이 있었다. 요즘은 자동판매기에서 율무차가 사라졌다. 유럽에서는 ‘티 타임’하면 홍차로 인식된다. 나는 중국행 비행기를 많이 타고 다녔다.

[사진, 대만 당성 주인이 직접내는 에스프레소 커피]   비행기 안에서도 ‘티(tea)'는 홍차로 통한다. 얼마전 조선남다로에서 우리나라 전통차의 맥을 거론하면서 하동 녹차를 홍차에서 출발점을 찾고 있었다. 그 홍차와 유럽에서 즐겨마시는  홍차의 수준은 비교할 수 없는 맛이다. 근데 지금에 와서 홍차 운운하는 것은 뭔가 세계속에서 우리의 차 산업을 이야기하는 것이 더 멋있고 큰 뜻을 품은 사람들의 깊은 이야기로 만들고 싶어서인지는 모를 일이다.

최근 나는 한국에서 홍차 보급이 잘 안되는 이유 http://seoku.com/193에서 댓글로 나의 글에 심한 이견을 받은 적이 있다. 그래서 댓글에 답변을 달려고 했는데 다음날 저녁에 지워져서 그 글을 원본 아래에 추가하여 나의 마음을 전했다. 

부산에서 서울행 고속버스를 타고 편의점에서 맥심 ESPRESSO 에서 나온 티.오.피하나 사니까 이벤트기간이라서 하나더 끼워주는 것이다. 평소에 마시는 기분과는 다르게 고속버스에서 시원한 티오피를 한 병마시면서 커피는 다양하게 발전하고 소비자의 기호에 맞게 제품이 개발되는데 유럽에서 차의 대명사라고 하는 홍차는 우리나라에서 소비자의 마음 속 깊이 파고들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이 문제는 차(茶, TEA) 라고 할 때, 우려마시는 대부분의 차와 같은 맥락이다. 커피는 홍차보다 어떤 부분에서 특별히 다른가, 맛과 향기에서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아니면 지극히 기호품인 것을 상품성으로만 극대화시킨 결과인가?

커피와 차의 광(狂)이던 ‘걸리버 여행기’(1726)의 작가 조너선 스위프트가 늘 차를 함께 마셨던 여인에게 보낸 편지의 한 구절을 이광주 교수의 글에서 인용하면,

“차는 우리들을 진지하며 매력있고 철학적으로 만들어줍니다. 나는 당신이 교양인으로, 좋은 어머니로, 완벽한 주부로, 그리고 훌륭한 티 마니아(Tea Mania)가 되기를 바랍니다.…내 최고의 처세훈(訓)은 차와 커피를 마시는 일입니다.…좋은 인생이란 재산과 건강, 그리고 차와 커피를 마시는 일입니다.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리라 믿습니다.”

당시에 차는 홍차를 이야기 한 것이고 편지의 내용으로는 홍차와 커피를 함께 한 말이다. 즉 홍차를 즐기는 사람은 커피도 즐기는 편이다. 동양인 가운데 대만에서 차의 매니아가 커피를 지독하게 즐기는 분이 있다. 차도구로서 고급품을 생산해 내는 당성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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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차 전문가가 즐기는 커피, 당성 주인은 에스프레소 커피를 특이한 방법으로 낸다]

지난해 6월 타이페이에서 시골로 이사간 집을 찾아갔을 때 예전과 마찬가지로 차를 마시다가 손님에게 꼭 물어본다, 내가 만든 커피 한 잔 하실래요, YES라고 하면 신이난다. 앉은자리에서 바로 뒤에 있는 커피 믹스기에 원두를 넣는다. 차 매니아라고 하면 커피도 즐길 줄 알아야야 한다고 한다. 손수 준비해주시는 커피는 아주 진한 에스프레소 한 잔이다.

그날 즉석에서 만든 6잔의 커피, 모든 사람들이 커피의 또다른 향을 즐긴 시간이다. 함께 한 사람들은 모두 차 매니아인데도 불구하고 커피를 좋아한 사람들이다.

난, 이런 특이한 분들을 국내외에서 만나 차를 나누다 보니까 자연히 홍차를 즐기는 방식이 달라지는 것 같다. 진하게 우려마시는 운남전홍 같은 차가 좋아서 인도 홍차가운데서도 파쇄하지 않은 품질 좋은 홍차를 진하게 우려마시게 되는 것 같다. 카페인을 걱정하는 분들도 있지만 난 한 번도 그러한 걱정을 해본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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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홍차 보급이 잘 안되는 이유 http://www.seoku.com/193 추가 글 보기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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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주변을 볼 때 많은 사람들이 홍차를 세련되게 즐기는 것 같이 보인다. 그런데 막상 홍차에 대한 지식이 많은 사람이나 차 생활을 오래 한 사람들의 집을 가보면, 의외로 홍차를 즐기기 보다는 홍차 전용 유명 다기가 멋으로 장식장에 진열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차인들의 집을 방문했을 때 홍차가 보관된 것을 보면 즐기면서 사용하는 것인가 아니면 장식용으로만 되어 있는가 정도는 단박에 알 수 있다.[사진, 간편하게 마시는 인사동 아지오]

 

홍차에 대한 기본 지식이 풍부하다는 사람들을 만나보면, 일상에서 즐기는 분들이 아니고 책으로 공부하거나 ‘그렇다고 하더라’라는 ‘하더라 지식’에 더 비중을 많이 두었기 때문인 것 같다. 나의 이런 말에 동의할 수 없다는 분들도 많을 줄 알지만, 현실은 현실이다. 차를 좋아하고 연구하는 분들 가운데는 크게 세 부류로 나누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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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곤명에서 한국인 유학생 자매가 운영하는 일명원에서 운남전홍을 마실 때]

 

첫 번째는 중국 홍차(기문홍차, 운남전홍, 정산소종 등)를 즐기는 사람들로서 잎을 파쇄하지 않은 차만즐기는 분들이다. 중국산 홍차를 즐기는 분들의 공통점은 홍차에 대한 학문적인 연구는 별로 없다. 하지만 시간과 여건이 되면 중국홍차 생산지를 방문하거나 그 지역의 차를 현지인의 도움이나 지인들로부터 정확한 차를 구해서 마신다. 어디에서 만든 것인가 하는 회사 이름은 이들에게는 중요하지 않다. 그해의 농사가 잘 된 것인가 아닌가를 따진다.

두 번째는 파쇄형이면서 브랜딩한 차 맛에 길들여진 사람들로 대부분 홍차에 대해 말을 많이 하는 분들로, 홍차를 찻잎의 등급에 따라 분류한다는 말을 듣고는 자신이 마시는 차가 어느 정도의 수준인지는 잘 모르고 마신다. 이런 분들은 차 제조 회사의 지명도에 많은 비중을 두거나 개인적인 기호에 따른 선택을 한다. 다양한 과일향이 브랜딩 된 것을 마시면서 홍차는 원래 이런 맛이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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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명원에서 운남전홍을 마실 때 사용한 저울 6.0g]

그래서 올해 농사가 잘못되었다면 굳이 비싼 돈을 주고 햇차를 구하지 않는다.  이런 부류는  집에서 차를 다 마시고 없으면, 시중에서 판매하는 유럽 홍차에 대한 흥미가 잘 일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이런 분들은 자신에게 차가 있으면 마시고 없으면 굳이 유럽홍차를 찾아 나서는 일을 잘 볼 수 없다.

세 번째는 유명 브랜드에서 생산한 파쇄되지 않은 찻잎으로 된 홍차 가운데 가장 질이 뛰어나다고 하는 차로서, 이른 시기에 채취한 여린 찻잎으로 만든 플라워리 오렌지 페코 F.O.P(Flowery Orange Pekoel)같은 어린 싹이 많을수록 품질이 뛰어나고 가격도 비싼 것과, 차의 품질이 아주 특별히 좋은 등급을 마신다. 차는 골든 플라워리 오렌지 페코 G.F.O.P(Golden Flowery Orange Pekoe)라 하여 가지 끝의 황금색 어린잎을 골든팁(Golden Tip)이라 하여 붙여진 것이 있다. 이런 차들을 잘 알고 즐기는 분들은 보편적으로 해외에서 유럽 사람들과 어울리며 생활속에서 홍차를 즐겨 마셔 온 경우와 처음 차를 접할 때 유렵의 고급 홍차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전문가의 자문을 받으면서 조용히 즐기는 부류다. 이런 류의 사람들은 밖에 나가서 홍차에 대한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다. 왜냐면 그렇게 마시는 것이 생활이기에 스스로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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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명원 중국차 전문점에서 주인 모녀와 한국인 유학생 방문객과 차 마시는 모습]

 

결론적으로 홍차에 대한 기본적이며 정확한 지식 전달이 안되었다는 것이다. 막연히 홍차는 유럽의 귀족들이 마셔왔던 차라고 생각하거나, 홍차는 우아하게 마시는 것이다는 선입관이 많이 좌우하는 편이다. 이 점에 있어서는 우리나라 녹차도 마찬가지 일 수 있으나 홍차라고 하면 뭔가 세련되어 보이는데 결코 세련된 입맛을 길들이지 못한 상태이기에 한국에서 홍차가 자리잡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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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제 글에 이견이 있어서 아래 글을 덧붙입니다.[2009년 4월 16일]

위의 글은 저의 생각이 편중된 시각으로 보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홍차는 상당히 과학적인 설비를 이용하여 제품화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점을 인정하고, 힐튼호텔이나 조선호텔에서 마셔본 홍차의 특별한 맛을 존중합니다. 다만, 저의 짧은 소견으로는 홍차의 원류라고 할 수 있는 정산소종, 기문홍차, 운남전홍, 의흥홍차 등의 지역 차 생산지와 생산 공정 하나하나를 여러 차례 방문하여 기록하면서 저의 개인적인 취향이 된 것 같습니다.

홍차는 중국에서 시작되었지만 유럽에서 완성된 차입니다. 그 점에서 저는 유럽의 홍차를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그렇다고(유럽과 같이 발전하지 못했다고) 중국의 홍차가 폄하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의 글이 심오한 유럽의 홍차를 충분히 경험하지 못한 데서 나온 편견이 있다면 이해를 바랍니다.
다만 한 마디 덧붙이자면, 중국의 수준 높은 홍차 또한 존재한다는 것은 현실입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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