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성주사에서 찻자리 행사가 있다는 이야기를 창원 삼소방에서 듣게 되었다. 최근 창원을 몇 차례 다니면서 가까운 사찰에서 그러한 행사가 있다는 소식에 한 번 가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이 지역에서는 어떤 사람들이 차회 활동을 하는지 전혀 모르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사찰에서의 행사이기에 더 관심이 있었다.
그래서 삼소방으로 가서 이창희 사장님과 같이 성주사에 가기로 하고 서울에서 내려갔다. 그곳에서 몇 차례 뵌 적이 있는 손님의 차를 타고 사찰에 도착하였다. 날씨는 약간 추운 듯 하였는데 사찰 주변 분위기로는 차에 관한 어떠한 행사도 의식할 수 없을 만큼 조용하였다.
이창희 사장은 오늘은 날씨가 추워서 법당에서 한다고 하신다. 안에 들어가 보니 입구에서부터 여느 찻자리의 모습과 비슷한 유형으로 자리가 바닥에 깔려 있다. 오른 쪽의 첫 번째 두 번째 찻자리[사진, 윤은주 님의 홍차 찻자리] 주인은 이번 일에 신경을 많이 쓴 것으로 볼 수 있는 도구의 배치와 어울림을 볼 수 있었다. 그렇게 찻자리를 보고 지나가는데 저 끝 쪽에서 많이 본 얼굴이기에 자세히 보니까 삼소방 사모님(윤은주)의 홍차 찻자리가 아닌가. 다른 사람들이 앉은 면적의 3배 정도를 차지하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이 사찰의 다도반 회원들에게 미움을 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찻자리에 참가하는 많은 회원들의 자리 배분을 볼 때 분명 튀는 자리임에는 틀림없어 보였다. 보수적인 사고로 생각하면 한국차 내는 자리도 아니면서 말이다. 왼쪽으로 돌아보니 메뉴는 모두 비슷하다. 우리나라 황차라고 자랑하는 이가 많은 것 같다. 누군가에게 물었다. 왜 황차를 가지고 나왔는가 하고 단순하면서도 간단한 답변이다. 중국 발효차는 보이차인데 보이차는 가짜가 많다고 하는 것과 값이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 녹차로 발효시킨 황차 만든 것을 준비해 왔다고 한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 그런지는 몰라도 녹차보다는 황차를 많이 준비한 것 같다. 사이사이에는 연차도 있고 녹차를 내는 분도 있었다. 창원 지역의 사람들은 아는 얼굴이 잘 없었다. 가끔 학교 졸업생이나 학생들은 알아보고 반가워했다. 조금 있으니 여자 가수 한 명이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를 불렀다. 모두 조용한 가운데 연주하는 쪽으로 사람이 모였다. 그제야 나는 홍차가 있는 찻자리에 앉아서 차를 요청했다.
삼소방 사모님은 그날 머리와 옷을 잘 갖추어 오신 것 같다. 찾아온 손님에게 최대한 예를 갖추고 차를 내는 모습이 능숙하게 보였다. 처음 마시는 차는 웨지우드 다기에 얼그레이를, 두 번째는 로얄 밀크티를 내는데 그것은 코펜하겐 찻그릇에 담아 내고 준비하는 것을 보면 홍차를 일상에서 늘 마시는 사람 같은 분위기였다. 차를 내는 중간중간에 코지를 사용하기도 하고 다식으로 준비한 것도 홍차를 맛나게 마실 수 있는 종류로 하나하나 정성이 묻어나 보였다.
행사에서의 아쉬운 점은 홍차를 맛볼 수 있는 다양한 도구와 차가 준비된 것처럼 한국차와 일본차 중국차도 하나의 찻자리는 조금 신경을 써서 준비했다면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행사를 마치고 주지 원정 스님과의 짧은 인터뷰를 했다. 스님은 이런 행사를 12년째 하고 있는데 매년 하는 이유는, 사찰이 가지는 지역 사회의 역할에서 신도들이 시민들에게 더 가깝게 다가가고, 사찰내의 다도반을 통해서 부처님께 차 공양을 하고, 본인 스스로도 차를 통해서 불심이 깊어지고 문화생활을 바르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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