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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등중등 황인

 

12월 초순에 명가원에서 오랜만에 원충 스님을 만났다. 필자도 막 자리에 앉았는데 원충 스님이 들어오셨다. 김경우 대표는 최근에 좋은 차가 입고되었는데, 같이 마셔보자고 하며 비닐로 잘 포장된 1996년 등중등 황인을 열게 되었다.

 

사실 1990년대 보이차 정품 가운데 포장된 맹해 정창 차를 만나기도 쉽지 않지만, 과감하게 포장지를 열고 그 차를 마신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적어도 10년 전에는 아주 흔한 일이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더욱 미안하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고맙기도 하다. 상주에서 강의차 오신 원충 스님은 차에 대한 관심이 깊고 학구적으로 접근하면서도 실전에도 강한 분이다. 그래서 주인도 마음을 열고 차를 낸 것으로 보인다.

좌중에서 나온 말, 첫 잔에서 아 그래 이런 맛이야!” 한다.

 

1996년 등중등 황인

 

이차는 1996년 홍콩남천공사에서 맹해차창에 주문하여 만든 것으로 홍콩 보관창고에서 입창이 잘 된 차이다. 잘 보관된 노차의 깊은 세계를 알고 좋은 차를 많이 접한 마니아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차에 대한 발효와 잘 익은 차를 알게 되면 적당한 입창의 효험은 또 다른 차의 맛의 세계를 가지고 있다.

 

잘 익은 차이지만 강한 차이기도 하다. 그것을 더 강하게 즐기기 위해 차의 양을 많이 넣고 우려서 마신다. 이 맛을 아는 찻꾼들이 호기로운 맛을 재미있게 즐긴 시간이다.

 

생차나 고차수에서 알 수 없는 다른 장르의 차, 이제 우리는 조금씩 보이차의 익은 차 맛을 이해할 시기도 온 것 같다. 이런 강한 차를 만나면 세월에 따라 익어가는 농도의 깊이를 이해해 가며 기다리는 맛이 또 재미가 난다. 덕분에 한 해를 보내면서 차 맛에 대한 깊은 인사를 하게 된다.

 

흔히 이런 차를 생차만 마시는 분들은 탁한 차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흔히 말하는 입창 차와 건창이라는 비유를 들어가며 고차수의 건창 보관이라는 공식이 생긴 듯하다.

 

 그러나 이전의 홍콩에서 보관된 50년대 홍인을 비롯하여 7080년대 차 대부분이 입창되었고 그 창고가 습한 덕분에 빠른 발효를 가져온 일도 있고 그렇지 않고 과발효된 경우도 있다. 건창이라는 것의 기준은 무엇인지도 궁금해질 때가 많다.

 

물론 그 정보야 다 나와 있어 볼 수 있지만, 왜 사람들은 아직도 광저우 보관을 일번으로 생각하는지는 다시 반문하고 싶은 경우도 있다. 보이차의 세계는 이전부터 진행형이고, 우연히 좋아진 차가 있었다면 공들여 망가진 차도 있다는 것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차가 탁하다고 논하는 사람은 과연 어떤 의미로 탁하다 하는 것일까?

샹파뉴만 마셔 본 사람이 걸쭉한 진국 하우스 와인을 이해할 수는 없다.

 

- 석우(石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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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화다원

 

경기도 일산시 동구 정발산동 1184-1에서, 일화다원이 개업했다. 서울에서 명가원 김경우 대표와 함께 방문했는데, 다원에 가까이 갈수록 해가 진 겨울 불빛에 간간이 비추는 주변 마을 사이에 어둠 속에서 일화다원이라는 간판이 보인다.

 

어둠을 밝혀주는 듯한 조명과 창가에 비치는 찻집 분위기는 추운 날씨에 문을 열기도 전에 따뜻한 기운이 돌게 해준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유승완 대표 부부와 구면인 티앤 한고운 대표도 함께 인사를 나누었고, 먼저 식사를 하고 와서 차를 마시게 되었다.

 

유승완 대표  

 

명가원에서 출발할 때 차 안에서 김경우 대표가 유승완 씨는 차에 대한 욕심이 많아서 아마 앞으로 잘 하실 것이라고 했다매장에서 전시된 차들을 보면서 그 말이 생각났는데 그동안 얼마나 열심히 자신의 여건에 맞추어 다양한 차를 준비하였는지 느낄 수 있었다.

 

생차와 고수차, 90년대 보이차 마니아들이 좋아할 차, 대만 오룡차, 자사호와 유리 제품 등등이 보였다.

 

오늘의 찻자리에 특별한 기억에 남는 차로는 동정오룡 품종으로 동방미인 같이 만든 옌차가 있다. 동방미인의 제조법은 먼저 차의 벌레(소록엽종)가 먹은 찻잎을 사용하는 것인데 동정오룡의 좋은 찻잎으로 만들어서인지 그 맛의 풍미가 특이하여 오룡차 마니아에게 호평받을 만한 차였다.

 

마지막에 마신 차는 홍콩에서 발효시킨 모차로 긴압한 차로 이전에는 유통할 때 60년대 차로 이야기하였지만, 현재는 70년대 차로 알려져있다. 이 차를 낸 것은 아마도 보이차 전문가인 김경우 대표가 같이 한 자리라서 오래된 차를 낸 것 같다. 덕분에 70년대 차의 한 단면을 전문가의 설명과 함께 마시게 되었다.

 

차와 도구의 전시 방식은 함께 합석한 티앤 한고운 대표의 세련된 감각으로 구비된 차도구들이 잘 진열되어, 차와 도구의 연출에서도 응용하고 배울 수 있는 연출감을 볼 수 있었다.

 

이제 일산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일화다원이 잘 되길 성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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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한국향도협회 송년회 특강

 

()한국향도협회는 2018129일 협회 사무실에서 송년회를 가졌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어진 행사로, 오전에는 정진단 협회 회장의 향문화 발전사에 대한 내용으로 특강을 하였다. 점심 식사 후 이루향서원으로 자리를 옮겨 회원들의 찻자리와 향시연, 품향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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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웰 / 다석 4호

 

차례

발행인의 변 13

차도구 감상

청유차엽연자 김덕기 14

청화백자다관 박홍관 16

묵녹니자사호 박홍관 18

 

보이차 소장가 이원제 회장 차실 20

찻물에 대한 현대적 고찰 22

경주세계차문화축제 32

황용골차회 41

 

중국명요순례4 46

여요신록 54

중국차관문화의 형성과 발전 58

홍차 티룸 / 프롬티 66

꽃향기 홍차 향기 날리며 / 여여다례원 72

문상연의 홍차 이야기 78

쉽게 읽는 골동보이차 80

다식의 역사 82

향도구 감상 84

가을 차회 86

주홍걸 교수와 함께한 찻자리 88

2017-2018년 개업 차 전문점 90

 

경산차인연합회 시민을 위한 차 시음회 100

무면대사갈명상자사회고전기념병 102

경덕진 차도구 전시 104

골동보이차 전시 105

 

오운산 106

도림원 107

라오상하이 고운 108

백비헌 109

밀양도자기 110

백암요 111

정기구독 112

 

정기구독

 

정기구독 신청시 <중국에 차 마시러 가자> 박홍관 저 / 디지털북스 발행. 책을 드립니다.(기간 2018년 11월-12월)

 

정기구독

2년 8권 105,000원 / 4년 16권 210,000원

 

입금계좌 예금주 박홍관 / 카카오뱅크 3333-04-1043499

주소와 연락처는 메일 또는 전화 주시면 됩니다.

teawell@gmail.com

문의 02-581-6535 / 010-4780-6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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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명차 최해철 대표

 

차는 마시는 것입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그 당연함이 때로는 의문스럽게 느껴질 때 우리는 가끔 그 당연함의 당연함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다시 생각해봐도 차는 역시 마시는 것입니다.

 

그런데 현재 보이차 시장의 중심이랄 수 있는 광조우의 팡춘을 비롯한 대부분의 도매시장에서 횡 횡하고 있는 거래 행태를 보면 차가 차가 아니라 일종의 주식처럼 거래되고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이상한 주식입니다. 특정 차가 차창에서 출시되기도 전에 일부 세력들이 가격을 잠정적으로 결정하여 선입금을 받습니다.

 

박스 단위로 선입금을 받는데, 가격은 입금 시기의 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동되며 출시가 되고 가격이 결정되면 선입금 한 만큼씩 일정량의 차를 나누어 같고 제2, 3의 거래처로 이동합니다. 그리고 세력들이 연합하여 특정 차를 사고 팔고를 되풀이 하며 가격을 조절하는 가운데 죄 업는 차만 폭등 폭락을 거듭합니다. 똑 같은 차가 한달 사이에 수십 수백 만원씩 차이가 생기고 이 과정에서 폭리를 취하는 사람, 깡통을 차는 사람들이 뒤섞여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는 곳이 지금의 보이차 도매시장입니다.

 

찻집에서 조용히 차를 음미하고 품질을 평가하기보다는 세력들의 움직임을 하루라도 빨리 간파하는 것이 차업의 승패를 좌우합니다. 좋은 차를 생산하기보다는 유명한 차를 만들어야 되고, 포장되어 있는 차와는 상관없어 보이는 화려한 포장에 찬란한 문장들이 손님을 유혹합니다.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대부분의 소상인들도 치고 빠지는 식의 대열에 편승하고자 혈안이 되어 이리저리 몰려다니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현재 보이차 업계의 대표주자라고 할 수 있는 차창에서도 제작 발표회를 통해서 공개적으로 투기를 조장합니다.

 

5년뒤 10년뒤 자식들 학비를 벌어주는 차, 집도 사고 장가 밑천도 만들어줄 수 있는 차라고 부추기며 마치 지금 사지 않으면 큰 손해라도 보는 것처럼 홍보하고 있습니다. 박람회장의 가장 좋은 자리에 휘황찬란한 디자인으로 오가는 사람들을 현혹하고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차 품평대회 시상식의 맨 윗자리는 항상 그들이 차지하곤 합니다.

 

매번 마셔보면 그렇고 그런 차를 그럴듯하게 포장하고 세상에 좋은 말은 다 풀어놓은 듯한 설명서는 기본입니다. 차창에서 출시된 상태 그대로 박스에 손도 되지 말고 신주단지 모시듯 보관했다가 훗날 되 팔아야 가장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차의 품질에 관계없이 거대한 자본으로 홍보하는 유명 브랜드만을 좇아가고 그렇게 구입해서 또 그렇게 보관만 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언감생심 맛이라도 보려고 박스를 열거나 개봉한 흔적이 있는 차는 제값을 받을 수 없습니다. 심지어 박스에 택배 용지가 붙어 있거나 낙서한 흔적이 있어도 가격이 떨어집니다.

 

도대체 박스에 낙서가 있거나 택배 용지가 붙은 것이 차맛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차를 진정으로 좋아하고 마시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이러한 조건에 상관없이 맛에만 집중할 것입니다. 대부분의 소장가 아니 투기꾼들은 차맛은 잘 모르기도 하거니와 아예 관심도 없거나 마시지도 않습니다. 아니 마셔도 무슨 맛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오로지 출처불명의 자본으로 시장의 주류가 되어 차값을 좌지우지하고 있습니다. 이것도 하나의 문화라고 이야기하면 할 말은 없습니다. 모든 것이 자본의 논리에 귀속되어 그렇게 흘러가고, 저의 한숨은 그저 흐름을 좇아가지 못한 자의 넋두리 일 뿐이지요

 

작금의 상황을 모를 리가 없는 제가 오운산을 창업하면서부터 시작한 고뇌는 아직도 진행 중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이미 가격은 오를 대로 오른 진정한 고수 원료를 사용하여 브랜드 인지도도 미약한 업체에서 출시한 비싼 차가 과연 팔릴 수 있을까요?

 

그러나 역설적이지만 저는 오히려 여기에 오운산의 기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꾸준히 노력하여 언젠가 오운산의 정직함이 알려진다면 한국인이 만든 보이차 오운산 브랜드는 세계 속에 영원히 자리잡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차는 마시는 것입니다.

 

차맛은 어디에도 요행이란 없습니다.

 

맛있는 차는 역시 맛있고 맛없는 차는 맛없습니다.

 

갈릴레이의 한숨처럼 그래도 지구는 돌고 수많은 차산을 돌고 돌면서 그래도 맛은 언제나 정직하다는 믿음이 확신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수많은 박람회에 참가하고 수없이 많은 차인 들을 만났습니다.

 

가격만 물어보고 이상한 눈빛만 주고 가는 사람, 차업은 이렇게 하면 안 된다며 일장 연설을 해주시는 분, 지금까지 생산한 모든 차를 사 줄 테니 자기 브랜드 밑으로 들어 오라는 상인, 차맛도 보기 전에 가격부터 깎아달라는 분 등등 모두들 저의 생각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래도 손님이기에 정성껏 차를 우리다 보면 종종 진정으로 오운산이 만든 차를 알아주시는 분들도 만납니다.

 

이번에 잠깐 귀국하여 광주 김대중커벤션센터에서 열렸던 박람회에 참가하였습니다. 중국과는 달리 한국의 박람회에서는 매번 자리가 부족할 정도로 여러 고객님들의 응원이 있지만 광주는 늘 직원들만 참가하다가 저로서는 처음 방문한 곳이기에 더욱 기억에 남습니다.

 

특히 서울과 대전 등에서 오로지 저희를 만나기 위해 먼 길을 달려 오신 분, 저희가 만든 차를 맛보기 위해 일년을 기다리다 오셨다는 분, 선뜻 거금을 현금으로 주시고 오운산 차를 구매해주신 분 등등 참으로 고마운 분들 덕분에 오늘도 이상하게 흘러가는 차세상이지만 새로운 희망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만나 뵌 어느 고객님의 말씀처럼 차는 애초에 투자, 아니 투기의 대상이 아니며 그렇게 되어서도 안됩니다. 내가 좋아하는 차 구입해서 마시다가 남아서 자식에게 아름다운 유산으로 물려주면 좋고, 그 차가 가격이 올라서 어려울 때 살림에 보탬이 될 수 있다면 더욱 좋겠지요. 오운산 차가 아니더라도 자가가 마셔보고 좋은 차를 좀 넉넉히 구입해서 지인에게도 선물하고 진실한 생산자를 키워주는 천사 같은 자본가 에게는 큰 절이라도 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차는 마시지도 않으면서 거상 행색 하면서 묻지마 투기씩으로 수십수백 박스씩 쌓아놓고 이차가 지금 얼마나 올랐느니 자랑이나 하고 다니는 투기꾼들의 꼬라지는 저는 정말 보고 싶지 않습니다. 특히 오운산 차는 아무리 좋아도 그렇게 투자하지는 마세요. 지금은 그럴 분도 없겠지만 누군가 원한다 해도 저는 그렇게는 판매하지 않겠습니다. 오운산 차도 당해 년도 원료가격의 상승 요인으로 어쩔 수 없이 매년 일정부분 인상되고 있지만 어느날 갑자기 폭등하여 부자 되는 경우는 아마 없을 것입니다.

 

판매한 원금은 언제든지 보장하고 반품교환 또한 가능하지만 오운산 차에 투자하면 부자 될 수 있다는 이야기는 차마 하지 못하는 것이 제가 가진 최소한의 양심입니다. 차업을 하는 입장에서 다소 조심스러운 이야기이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하늘의 뜻이 닫지 않으면 결국은 모든 것이 저의 책임이란 걸 알고 있습니다. 부디 오운산 차는 쌓아두지 마시고 기쁠 때나 슬플 때도 늘 곁에 두고 호흡하듯 물 마시듯 즐기는 차이기를 소망하는 마음입니다.

 

차업도 하나의 거대한 산업이고 그로 인한 경제적 파생 효과도 적지 않습니다. 투자와 투기를 구분하기도 사실은 어려운 것이지요. 정당한 투자라면 나쁜 것도 아니고 늘 어렵기만 하다는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는 것도 사실입니다. 다만 제가 생각하는 차는 이러한 현실과는 멀어지게 하고 싶습니다. 차 한 잔 하는 순간만이라도 물질만능의 세계에서 잠시라도 벗어나게 하고픈 순진한 생각이 빗어낸 망상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수백 수천년 동안 녹차처럼 그해에 만들어 그해에 마시던 보이차가 시장에서 이렇게 변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20세기 중반 이후 경제가 발달하고 홍콩을 비롯한 고온 다습한 환경에 노출되었던 보이차가 보관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진화하면서 새롭게 독특한 맛으로 탄생하였습니다. 이러한 경험이 기술로 축적되어 오늘날 노차라는 개념이 형성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젠 얼마 남아있지 않은 백년 세월의 호급인급 차들이 맛의 호불호를 떠나 희소성 만으로도 천문학적인 가격에 거래되다 보니 각종 부작용 또한 발생하고 있습니다. 좋은 원료로 제대로 만들어 당장 맛있게 마실 수 있는 차를 만들기보다는 대중에 영합하는 적당한 원료를 적당히 섞어서 대량으로 생산하고, 묵힐수록 좋아진다는 이유를 들어 무조건 수장부터 권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차를 오로지 치부의 수단으로만 여기는 투기꾼들이 시장에 개입하여 순수한 차인 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후 발효차인 보이차의 특성상 일정 기간이 경과하면 분명히 새로운 맛으로 탄생하는 것은 맞습니다. 그리나 그해에 마시기 힘든 적당한 원료로 적당히 만든 차는 훗날에도 적당한 차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격 또한 현재 전 중국인이 몇십년 마셔도 남을 만큼 엄청난 물량이 저장되고 있는데 언젠가는 노차라는 환상이 사라지면서 폭락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제가 오운산의 핵심사상으로 當年好茶 經年新茶 (그해에 만들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차, 세월이 흐르면 새로운 맛으로 다시 태어나는 차)를 주장하는 원인과 경영이념으로 仁做仁茶 (사람이 만든 차 사람이 마십니다) 라고 결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인생의 마지막 꿈으로 시작한 오운산이기에 제가 오랫동안 차업을 하면서 경험한 문제들을 제기하고 진정한 차인들이 일구는 참다운 차문화를 열어가고자 합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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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호 20g

 

보이차의 세계에서 골동급 보이차를 마시는 차회(골동보이차회)를 가늠하는 기준은 다음과 같다. 그 기준은 바로 인급이나 호급 차를 두 가지 이상 함께 마실 때를 말하며, 필자의 차회 기록 명칭으로 골동보이차 차회라 한다.

 

지난번 복원창 차회에 이어 이번 동경차회는 80년대 말 7542, 소황인, 남인철병, 동경호를 마시는 자리로 이루어졌다.

 

1025일 첫날은 국내 기업체 임원진의 참여와 또 한 분의 기업인, 외국인으로는 북경에서 남자 한 분을 포함 9명이 참석했다. 26일 두 번째 날은 부산과 경기 지역을 포함 7명이 참석하였다. 시간은 저녁 식사를 마치고 630분에 시작되었다.

 

첫 번째 워밍업으로 마시는 차는 80년대 박지 7542. 7542가 숫자급 보이차에서 인기가 많은 이유는 병배차로서 중국과 한국에서 선호하는 부류가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고 할 만큼 많은 사람들로부터 선호도가 높은 차이다.

 

보이차 소황인

 

두 번째는 소황인

첫 잔에서는 ! 왜 이런 맛이지?’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몇 잔 이어가면서 소황인의 기본적인 맛이 그대로 우러났다. 소황인은 소장가들의 집에서 마실 때마다 제각기 다른 맛을 보여준다. 이번 소황인에서도 또 하나의 맛을 접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마실수록 소황인의 매력이 그대로 드러났다.

 

두 가지 차를 마시고 잠시 휴식 시간을 가지며 다식으로 찹쌀로 빚은 떡을 먹었다. 오랜 세월을 이겨내고 나온 차들의 기운이 좋게 느껴졌다.

 

세 번째는 남인 철병을 마셨는데, 남인철병은 차회를 위해 한 달 전에 차가 준비될 때 세 사람이 만나서 테이스팅을 한 적이 있다. 차의 외관도 좋고 맛에서 기품도 있었다.

 

그래서 차회 때 어떤 맛으로 다시 만날 수 있을까에 대해 기대하였는데, 좋은 사람들과 함께해서인지 아니면 팽주의 내공이 좋았는지 기대보다 훨씬 더 좋은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이날 한 분은 차회에 처음 참석하였다고 했는데 차를 마시자마자 다음 차가 기다려진다고 하였다. 그만큼 이 차는 참석자 모두가 한 진씩 마실 때마다 좋은 차라고 호평하였다.

 

동경호는 좀처럼 마실 기회가 없었던 차다. 그래서 이번 차회의 주인공이자 세월을 품고 나온 동경호의 맛을 은근히 기대하게 되었다. 노차의 풍미를 충분히 즐기면서 호급 보이차에 대한 동경과 찬사가 자리마다 흘러나왔고 차회는 클라이맥스를 맞이하였다.

 

우리가 한 자리에서 두 가지 이상의 골동보이차를 마시는 이런 호사를 누리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렇게 검증된 차를 마시는 차회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가한 모든 분들과 기획하고 준비한 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모든 골동보이차 각각의 맛에 대한 누적된 경험이 일천한 필자가 이런 기록을 요청받은 것에 대해 또한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이런 귀한 찻자리의 참여는 또 하나의 진귀한 경험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며, 이후에 다른 차를 만날 때 가늠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석우.

                                                                                

일시: 2018년 10월 25일-26일

장소: 이루향서원

주관: 명가원. 이루향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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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정 교수 논문 발표

 

2018년 한국차문화학회 추계학술대회(회장 박희준)에서 제11회 대한민국차품평대회가 10월 20일 열렸다. 수상자 명단은 다음과 같다.

대상 – 상장, 상금 300만원
몽중산다원영농조합법인(대표 정경완)    

차중의차 봄 (녹차)

금상 – 상장, 상금 150만원
녹차 부문 : 백학제다(대표 박부원) 녹차 
발효차부문 : 다채(대표 최수수) 다채려홍차

은상 - 상장, 상금 100만원
녹차부문 : 성읍녹차마을영농조합법인(대표 임광석) 정의골우전
발효차부문 : 연우제다(대표 박순애) 연우발효차

동상 – 상장, 상금 50만원
녹차부문
     청우다원(대표 안명순) 우전증제차
     강진다산명차(대표 장금애) 다산명차
     연우제다(대표 박순애) 연우녹차

발효차부문
     영천다원(대표 윤명숙) 발효차
     도심다원(대표 오시영) 발효차
     보성원당제다원(대표 김영옥) 서리꽃이 핀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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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대기실 찻자리

 

오늘 자하연 한의원을 방문했다.

임형택 원장님과 점심 약속을 하고 방문했는데, 환자 대기실에는 찻자리가 놓였다. 지난 번에는 안 보였는데 생각하며 쳐다보니 차를 내는 분이 자리에 있었다.

 

황성준 선생이 차를 내는 모습

 

얼굴이 맑고 기운이 좋아 보이는 황성준 선생이 인사를 하고 차 한잔 내겠다고 해서 마셨는데, 100년 노총수선과 우란갱(牛欄坑) 수선이다. 정말 오랜만에 귀한 차를 대접받았다. 그리고 그 장소가 한의원이어서인지 매우 심리적으로 안정되어 보이는 것이 이런 방식으로 환자를 응대하는 것이 환자에게는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란갱 수선

 

임형택 원장과의 약속 시간을 조금 기다리면서 차 한 잔 나누는 이런 일을 다른 환자들과의 이야기가 되겠지만 우리의 일상에서 이런 자리가 사람들을 좀 더 심리적으로 안정되어 보이게 하고 그런 과정에서 총체적인 치유라는 것이 자연스럽게 다가온 오늘의 찻자리였다.

 

노총수선

 

어딘가 아프고 그 때문에 병원을 찾는다. 아픈 곳보다, 아프기 때문이 아니라, 누군가 자신이 아프다는 심정 하나만 인정하고 위로의 말 한마디라도 던져줄 때 병은 빠르게 낫는다.

 

아이의 엄마 배 아파라는 말에 엄마는 약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엄마는 어디가 아프냐며 따뜻한 손으로 배를 쓰다듬어준다.

 

자하연 한의원 환자 대기실에서의 차 한 잔은 바로 이런 따뜻한 손이 아닐까.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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