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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천종대홍포 시음

 

710일 <Tea gallery 고전문화>에서 대홍포의 밤 차회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전체적인 분위기 사진만 기록하는 차원에서 황영하 대표에게 요청하여 저녁 840분에 차회 장소로 들어갔다. 모두 차를 마시기 직전에 여러 가지 설명을 하고 있는 모습들을 보며 분위기만 촬영을 하고 인사를 하고 나오는데 황대표가 오늘 진덕화 선생님이 만든 1985년 천종대홍포는 다음에 마실 기회가 없으니까 같이 마셔보는 것이 좋겠다고 하여 팽주 자리 옆에 자리를 만들어 차를 마시게 되었다.

 

주석 차통에 보관된 차를 꺼내는 것은 조금 전에 촬영을 해두었는데 그 차를 개완에 넣고 물을 붓는 순간, 그 향기는 신차에서는 절대로 느낄 수 없는 것이었다. 밀향과 꽃향이 어울려서 나오는 깊은 향기에 순간적으로 취해버렸다. 바로 옆에 있었기에 그 좋은 향기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었고, 찻물에서의 향기와 맛은 품어져 와온 향기와는 조금 달랐다.

 

개완에 우리고 숙우에 따르는 그 광경을 보면서도 대홍포에서 이런 향기가 난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세월의 맛 만큼이나 깊은 맛. 그 이전에 대홍포라고 생각지도 못한 이 향은 필자도 경험치 못한 것이었다.

 

필자의 시선을 더 끌었던 것은 바로 찻잔. 기품있는 청화백자로서 차와 도구가 함께 격을 갖추어 볼 수 있는 이런 자리는 국내에서 만날 수 있는 자리로서는 5번째 안에서 거론 될 수 있는 기품이 있었다.

 

이젠 한국은 일본과 다른 차회가 되겠지만 도구를 아는 사람만이 누리고 나눌 수 있는 차회를 만날 수 있다는 것에 행복한 시간이었다. 귀한 시간, 함께 한 그 시간을 나눌 수 있게 해준 황영하 대표와 진덕화 선생 외 참가하신 모든 분들께 지면으로 감사인사를 드린다.

 

이번에 만난 대홍포는 보이차처럼 70년대 60년대를 나눈 것 같은 단순 생산연대의 비교는 적절치 않다. 그것은 대엽종, 중엽종, 차의 종자, 제조 방법, 보관 방법 등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이번 1985년 대홍포는 순종대홍로서의 역사적 가치과 최상의 보존 상태에서 볼 수 있는 맛을 감지함에 비중을 두고 온몸으로 체감한 시간이었다.

 

고전문화 지난 기사

2015/07/09 - 다미향담(175) 진덕화 선생의 상품대홍포와 순종대홍포

2014/10/30 - 티 갤러리 고전문화, 무이암차와 봉황단총 전시회

2014/06/29 - ‘고전문화’ 이전 개업 특별전, 자사호의 역사

2013/10/22 - 고전문화 - 홍차문화 특별전

2012/11/25 - 고전문화/조기 자사호 전시회

2009/06/19 - [홍차] 불교미술품과 차도구 판매전에서 홍차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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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종대홍포 첫 번째 탕색

청향으로 만든 순종대홍포

 

고전문화 황영하 대표로부터 대홍포의 명인 진덕화 선생을 모시고 인터뷰 차회가 있다는 연락을 받고 참석하였다. 필자가 평소 무이암차를 즐겨마시고 10여차례 다녀왔던 터라 그곳의 국가급 명인인 진덕화 선생과의 자리는 특별하게 여겨졌다.

 

평소 궁금했던 대홍포 모수에 대한 이야기와 대홍포의 맛에 대한 내용을 아주 귀하게 듣게 되어 좋은 시간을 가졌다. 이 기사를 어느 카테고리에 올릴까를 생각하다가 다미향담에 먼저 상품대홍포와 순종대홍포를 간단하게 시음한 흔적만 남기고 시음기는 다시 올리고자 한다.

 

인터뷰 기사는 질문과 답변의 시간에 다룬 내용 중에서 국내에 알려진 내용과 다른 부분을 중심으로 정리하여 국내에서 무이암차를 애호하는 메니아들에게 새로운 정보를 담아내려고 한다. 이번 인터뷰 차회를 통해서 고전문화가 무이암차 전문점이라는 사실도 밝히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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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시간 탄배한 철관음

 

중국차를 즐겨온 차인이라면 2000년대 초, 국내에서 안계철관음을 즐겨마셔온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 당시는 중국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철관음을 자주 많이 마시게 되었다. 북경의 차 시장에 가면 둥글게 앉아서 철관음의 꼭지를 따는 젊은 여자들을 흔하게 보게 된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그런 모습을 찾아 볼 수 없었다.

 

국내에서 철관음차가 중국을 대표하는 차 가운데 중요한 차로 인식될 때가 있었는데, 농약문제로 유통하는 업자들이 수입을 꺼리는 것도 하나의 원인일 수도 있지만 마시는 차의 종류와 취향이 바뀐 탓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69일 명운당이 이전 개업하면서 보게 된 차는 장시간 탄배한 철관음이다. 중국 민남 오룡의 대표적인 철관음을 탄배하는 시간을 늘려서 노차를 즐겨마셔 왔거나 대만의 목책철관음을 기억하는 차인들이라면 거부감없이 마시게 되는 차라고 할 수 있다. 묘한 회감이 재미있다.

 

이날 마신 차는 2014년에 생산된 차를 탄배 시간을 길게하여 제품화된 것이다. 이런 차는 중국인들 가운데서는 흔히 잘 아는 차들이다. 목책철관음 맛이 살짝 나는 것으로 한 때 국내에 들여온 적이 있었지만 이렇게 500g 단위로 항아리에 담아 판매한 것은 처음인 것 같다. 마시고 난 후에 돌아오는 뒷 맛이 재미가 있는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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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차의 맛, 이상의 차도구를 만난 시간

 

동경에서 일본 다도 선생 댁을 방문하였다. 작은 집이라고 하지만 동경 시내에서 1층에 다도용 차실 2, 2층에는 주택으로 사용하는 집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일본 사회에서 다도 선생으로는 안정적인 생활을 해온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날 오전 9시 히가시아베류의 이에모토 집을 안내 해주신 분으로 이에모토와 인터뷰를 마치면 자신의 집에서 차 한잔 하자고 하여 방문하게 된 집이다. 두 개의 다완을 준비하여 말차를 타 주었는데, 노련한 선생님 들의 공통점은 격불하는데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극도로 단순한 동작으로 차를 내지만 그 맛은 정성이 가득 담긴 맛이다.

일본에서는 차선생이라고 하면 반드시 찻물은 무쇠 솥에서 끓인다는 점이다. 다식은 언제나 말차용 다식이 준비되어 있다. 한국 사회에서는 무대에서 연출할 때는 돌솥이나 무쇠 솥을 가지고 하지만 실생활이나 교육에서는 대부분 전기포트에 물 팔팔 끓이고 차를 낸다.

다다미 두 장 공간의 차실(동영상)

말차 내는 모습(동영상)

 

늘 그렇게 비교하며 일본의 많은 차회에 참석하여 느낀 점이지만, 오늘 새삼스럽게 이야기를 하게 된 점은 이분은 차도구에 대한 이해가 깊고 높은 수준의 도구를 소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귀한 시간을 보냈다. 참으로 고마운 점은 자신이 소장하고 있는 도구에 대해서 아주 깊이 있는 내용을 알고 있는 점, 그리고 그것을 우리에게 자세히 알려주려고 하는 점에서 다른 선생님과는 다른 특별한 차인을 만나서 말차 한 잔을 대접받았다는 점이다.

선생님의 양해를 구하고 동영상을 간단하게 촬영했는데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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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도사 극락암 명정스님

 

통도사에서 다승으로 꼽는 명정스님은 1961년 경봉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1965년 비구계를 수지했다. 40년 넘게 극락암 호국선원 등에서 정진하였으며, 현재 영축총림 극락호국선원 선원장으로서 경봉스님의 다선일미를 이어온 선객이자, 다승이다.

 

스님을 뵙기 위해 통도사 선다회 선지원 선생님의 안내를 받고 극락암을 찾아 갔다.

처음엔 몸이 편찮으실 줄 알고 상좌 스님만 만나고 극락암 사진만 촬영하기 위해 갔는데 마침 극락암에 계시고 또한 건강하게 잘 계신다고 하여 친견을 하게 되었다. 아름다운 차도구 최근호를 드리면서 필자를 소개하고 차를 대접받게 되었다.

 

소문으로만 들었는데 정말 50g 한봉지를 다관에 다 넣고 우려주었는데아미노산의 깊은 맛을 풍부하게 내면서도 떫고 쓰지도 않는 맛. 돌아오는 회감은 발효차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신선한 맛을 내었다. 3번째 잔을 마시면서 스님께 질문을 했다. 스님 녹차를 이렇게 진하게 마시면 위장에 문제는 없으신가 하고 물었다. 답변이 선답이다. “어쩌지? 나는 위장이 없는데그래서 그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했더니. “나는 평생 이렇게 마셔왔다. 우리나라 녹차 말고 다른 차는 마시지 않는다. 나는 이 녹차를 마시고 나를 찾는 많은 손님께도 이렇게 대접했다하신다.

 

명정스님 사용하는 다기

 

다기도 우리나라 녹차용 다기 뿐이다.

필자는 오늘 이 차 맛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우리나라 녹차가 이렇게 맛있었는가.

 

스님이 마시는 차는 덖음차가 아닌 증제차인데 차에 대한 맛에 대한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 하루였다. 극람암을 내려오면서 곰곰이 생각하니 통도사엔 선승이 계보를 형성하고 통도사 선다회가 차문화계 곳곳에 차를 알리는 일을 하는 것이 역시 그냥 나온 것은 아니었구나 하는 시원한 바람이 가슴 한켠에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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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호 회장, 소녹인칠자원차(73청병)을 준비하고 손님을 기다리는 모습

 

아사가 차회에서의 특별한 만남, 이날 100회 기념 차회를 마치고 뒷풀이에서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듣게 되면서, 아사가 차회는 경주라는 지역성을 벗어나 한국을 대표할 차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이제부터는 한국에서 유료 차회의 기준은 2015516일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 질것으로 보인다. 한국 사회에서 차를 마시는 모임이 100회 달성했다면, 다음부터는 100회 이전과 이후의 차회 모습을 기대하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100회 기념 차회를 위한 특별 연주, 고쟁과 얼루 연주(동영상)

 

이것이 좋은 모델이 되어 한국의 차관문화를 새롭게 발전시킬 수 있기를 기대하게도 된다. 또한 차관 문화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결과는 차 한 가지만으로는 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


이날 차회를 모두 마치고 김은호 회장은 아사가 차관의 김이정 대표에게 ㅡ회원 일동의 이름으로 공로패를 수여했는데, 비록 상업성 차관이지만 차관 운영을 문화적으로 발전시킨 공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사가차관의 회원 여러분들께 다시 한 번 차인의 한 사람으로 마음속 깊이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한국향도협회 정진단 회장 찬조출연(향도 체험)

 

이날 차회는 서울, 대전, 천안, 대구, 울산, 부산, 포항, 청도 등에서 모두 108명이 설레는 마음으로 모였다.

한국향도협회에서는 정진단 회장과 이사(장정희, 전재분, 이경숙, 최송자) 님과 정숙영, 이채로아, 이향지 님이 참석했다. 부산에서 김봉건 교수, 강옥희 금당차문화회 회장 등이 참석하였다

참석자는 크게 A조와 B조로 나누었고, 시작하는 팀도 10시부터 시작하는 A조와 1시부터 시작하는 B조로 나누었다. 그런데 A1차가 일찍 도착하여 940분부터 김은호 회장의 73청병 찻자리가 시작되었다. 김은호 회장은 개인 소장품과 소녹인칠자원차(73청병)의 한통에서 꺼낸 차를 보여주고 보이차의 장점에 대한 충분한 해설을 겸하여 공부가 되는 차회를 열었다.

 

차관 2층, 향도체험과 악기 연주, 말차시음

 

자사차통, 향통, 향합, 상아차측, 은향합, 주전자

호반길에서 봉황단총 찻자리, 선지원, 이슬기 모녀 <문사차회>

 

이슬기 학생의 차 내는 모습

 

두 번째는 차량으로 이동하여 호반길 봉황단총 찻자리에 갔다. 풍광이 아주 좋은 곳에서 현수막을 치고 선지원 씨와 그의 딸 이슬기 씨가 <문사다예>를 준비하고 있었다. 먼저 이번 다예를 하는 목적과 방법에 대한 설명을 어머니 선지원 씨가 하고, 이슬기 학생은 개완으로 봉황단총 송종을 우려내었다. 그 사이에 선지원 씨가 탄배향이 나는 봉황단총 송종으로 시원한 냉침을 준비하여 먼저 마시게 해주었다. 이 모녀의 차사랑은 어릴 때부터 가정에서 어머니의 차 생활을 보고 자란 대학생이 중국 품평사와 다예사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동양의 차가 서양인들과 융합될 수 있는 찻자리를 연구하게 하는 단초를 제공하였다

 

문사다예 동영상

이재란 씨의 말차 접대

이재란 씨의 말차 방, 동영상

세 번째는 다시 차관으로 가서 팀별로 움직이는데 필자는 이때부터는 자유롭게 다녔다. 2충에는 말차 방과 향도 체험 방이 있는데, 향도는 한국향도협회 정진단 회장이 찬조 출연으로 108명 전원에게 팀별로 향도 체험을 할 수 있는 자리였다. 네 번째는 2층 햇살이 잘 들어오는 방에서 말차를 마시는데 일본식 차실로 준비된 방이다.

이곳에서 이재란 씨가 로에서 물을 끓여 말차를 준비하고 시자 역할을 하는 분이 손님께 차를 가져다 놓는 역할을 하면 손님은 말차를 마시는 자리다. 다식은 송화다식과 무우정과다. 지난해 100인 차회와는 다르게 대기 조의 휴식 공간의 찻자리가 준비되었는데, 그 자리는 경주 이영주 선생님이 자리를 잡고 손님을 맞이해 주었다. 

 

이영주 선생

용정차 우리는 모습

 

 자유석으로는 마당에 탁자로 준비했는데 용정차, 황차, 동정오룡을 준비하여 손님을 편안하게 대하여 차를 마시며 지인들과 담소하면서 대기하는 사람들이 이용하는 자리로 이번에 이 자리가 유용하게 사용되었다 

황차를 마시며 이야기하는 모습

인도 홍차 시킴을 마시면서 이야기 하는 김은호 회장 가족

홍윤숙 씨의 홍차 찻자리

 

마당 잔디에서는 좌식으로 자리와 방석을 깔고 손님께 차를 내는 자리가 있었다. 홍차는 입식으로 준비하여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좋은 차를 맛있게 마셨다고 소문난 자리가 되었다. 필자가 마신 차는 인도 시킴 홍차다. 바쁜 와중에도 잔 하나하나를 모두 예열하여, 수제로 만든 호도파이, 마카로니, 포도, 치즈 등으로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무일스님과 소천 선생

 

1층에서 김은호 회장과 같은 차인 73청병을 내는 곳이 하나 더 있었다. 그곳은 정해사 무일스님과 소천 선생과 함께 손님을 맞이한 자리로, 좋은 보이차 뿐만 아니라 소천 선생의 차에 대한 인문학적 설명을 들으면서 차와 함께한 시간이 즐거웠다.

그동안 고생 많이한 수석팽주

찻자리에서 만난 학교 동창의 밝은 미소

 

마지막으로 녹차를 마시는 찻자리인 보문정 정자로 가는 팀과 동승해서 갔다. 그곳에는 우리가 차회에서 늘 보는 수석 팽주가 도곡 정점교 백자 다기 세트를 준비하여 우리를 미소로 맞아 주었다. 이곳에서는 하동녹차를 준비했다고 한다. 우리 녹차를 고백자 다기로 우려내는데, 수석 팽주와 학교 동창이라고 하는 분이 참 곱게 나이 들었다며 미소 지으며 차를 내었는데, 팽주를 바라보며 미소 짓는 그 모습이 아름다웠다.

대금연주

 

정자 내에서 울린 박 선생님의 대금 연주는 우리들에게 아름다운 찻자리에서 빠지면 안 될 음악을 선사해 주었다. 이렇게 해서 차회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참석자의 공정한 경품 추첨까지 끝마쳤다.

아사가 차관의 모든 회원은 봉사하는 자세로 자신의 역할이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했다.

그러한 아름다운 모습이 참가한 많은 분들께 마음으로 다가갔기에 성공적인 차회가 이루어졌다고 본다.

 

아사가 차관 김이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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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하루 전날에 도착한 일행들은 황용골에서 잠자기 전에 강 선생님이 내어준 70년대 보이 산차와 다음날 아침 630분에 마셨던 용정차 맛을, 아사가 차회의 특별한 찻자리와 함께 오래도록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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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도 차왕수 개봉

 

보이차 업계에 새로운 회사가 등장했다. 짧은 기간이지만 중국측 파트너와 의기투합하여 회사가 만들어지고 상호가 오운산고차(悟云山古茶, 대표 최해철)로 결정 되었을 때 그 이름이 참 좋았다. 이어서 로고가 만들어지고 한국에서 차인 40명이명 419일 운남성 곤명을 중심으로 고차수 차산과 오운산 초재소 등 작업현장을 방문하여 돌아온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이제는 시제품이 출시되었다.

 

신반장, 노반장, 노만아, 경매, 빙도, 포랑, 이무 등등의 10가지 품목이 병차 형태로 춠되었다. 그중 먼저 신반장을 마시게 되었는데 첫 잔에 반장차의 특징을 그대로 드러내는 맛을 보면서 반장차와 신반장을 상품 카테고리에 넣었다는 것이 참 잘된 것 같았다.

 

 

다음으로 빙도를 마셨다. 빙도는 운남성 임창시 쌍강현 맹고진 북쪽에 있는데, 명청시절 임창지역에서 인공적으로 제일 먼저 차나무를 심은 곳이기도 하다.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고차수의 수령이 높고 관리도 잘 되어있다. 최근 빙도 특유의 향과 맛으로 모차 가격이 급상승한 지역의 차다.

긴압하지 않은 빙도 차왕수

 

'오운산고차(悟云山古茶)'에서는 빙도 차가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빙도 차왕수 산차이며, 병차는 차나무 수령이 300년 이상 고차수로 만든 차다. 빙도차는 현재 중국에서 가장 비싼 값에 거래되고 있다.

빙도 차왕수

 

빙도 차왕수 산차는 200그램에 100만원이다. 이것은 올해 중국에서도 보이차 업계가 많이 불황이라서 100년 전후의 차는 30% 하락하였고, 300년 전후의 차는 작년과 올해 차가격이 보합인 반면 600년 이상 된 차왕수에서 채엽한 차는 작년대비 30%이상 올랐다. 그렇지만 이런 차는 별도로 수요가 있어서 원하는 만큼의 차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최해철 대표의 말이다.

빙도는 첫 번째 차와 두 번째 세 번째 같은 맛을 내었는데, 입안에서 화사한 맛이 무게감있게 다가온다이런 맛은 강한 물질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좋은 맛의 풍미가 가득하면서도 고급스런 맛을 낸다. 그래서 차왕수는 이 계절에 이런 맛으로 마시는 것 같다.

 

빙도 오운산 고수다원(동영상)

 

오운산고차 최해철 대표는 생차를 오래두고 마셔야 맛이 나니까 보관을 잘하자 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당해 연도에 난 차를 그 해에 맛있게 먹고 남은 차는 또 세월이 흐른 만큼 그 맛을 즐기는 것을 추구하는 방식인데 아래와 같이 전하고 있다.

 

그 해에 만들어 그 해에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차

그리고, 세월이 흐르면 새로운 맛으로 다시 태어나는 차를 추구합니다.“

 

위 말과 의지는 과연 어떤 것을 의미하는 것일까?

필자의 경험상 잘 만든 차는 나오자마자 먹어도 감탄을 하며 맛을 느낀다.

그 차는 이후에도 어떻게 익어갈 것이라고 대충 가늠을 할 수 있는데 이전에도 기술 한바 있듯이 처음 명품은 이후에도 명품이다 라는 진리는 차에서도 같이 전해 질 듯 하다.

 

오운산고차(悟云山古茶) 대표 최해철(동영상)

 

當年好茶 經年新茶(당년호차 경년신차)

오운산고차(悟云山古茶)의 기본적인 경영이념은, 보이차는 예로부터 그 해에 만들어 그 해에 먹는 차다. 지금도 운남의 산골짜기 원주민들은 산나물처럼 찻잎을 따서 대충 비비고 햇볕에 말려 새까맣게 그을린 주전자에 끓여 먹고 있다. 이와 같이 보이차는 세상의 모든 차들 중에서 가장 원시적 형태의 차로서, 가공을 최소화하여 원료의 맛에 가장 충실한 차라고 생각한다. 기술이 발달하고 세상이 다변화되면서 20세기 중후반 이후 보이숙차와 노차의 개념이 도입되었다. 발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개념의 변화라고 볼 수도 있는데, 오운산고차(悟云山古茶)는 그 해에 만들어 그 해에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차, 그리고, 세월이 흐르면 새로운 맛으로 다시 태어나는 차를 추구한다.

 

오운산고차는 브랜드로 중국과 한국 차 시장에 새로운 출사표를 내었는데 중국시장에서의 호평을 잘 받기를 기대한다. 한국은 시장 규모가 작은 관계로 먼저 중국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를 키우고자 516일부터 상해 박람회를 비롯하여 전국[중국]에서 규모 있는 박람회에 차를 선보인다고 한다. 재료로 승부한다면 좋은 재료를 이길 수 없다. 정성을 다하고 우리네 식의 꼼꼼함이라면 중국시장에서의 품질 면에서만은 건승이 예상된다. 꼭 성공하기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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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황인 마시는 자리에서 청화백자 찻잔을 설명

 

1970년대 초 맹해차창에서 만든 대표적인 차는 약향과 장향이 같이 나오는 차로 소황인(사진 아래)이 있다. 이 차는 현대적인 기계시설에서 모차를 병배하여 만든 차의 초기 제품이다. 8일 명가원에서 우연히 만난 모증권사 안팀장이 차를 구입하는 과정을 목격하게 되었는데 차꾼들이 예전에 할 수 있었던 오래되었지만 흐믓한 풍경을 보았기에 기록하고자 한다

 

나온 차를 보니 온전하지는 않았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소황인은 대부분 습기에 노출된 차들이라서 무게가 일정하지 않고 형태도 바른 것을 찾기 어렵다. 안팀장은 그런 것에 연연하지 않고 대금을 지불하고 그 자리에서 이 차 여기서 같이 먹지요하면서 차를 주인에게 건넨다. 그리고 이어지는 말이 좀 넉넉하게 넣고 마셔요한다.

 

서울에서 참 오랜만에 이런 멋진 광경을 본다.

 

그러면서 찻잔도 이제 제대로 구해서 마시고 싶다고 하자 함께한 K대표가 이왕이면 좋은 것을 추천하고 싶다하여 찻장에서 연대가 있는 청화백자를 꺼내어 보는 모습이 참 차인으로서 구색이 갖추어지는 좋은 장면이었다.

 

주인은 차를 넉넉히 넣고 차를 우렸다. 탕색에서 알 수 있는 넉넉함. 이런 호사가 또 있으랴 하면서 좋은 차를 마실 때에는 좋은 분들이 함께하는데 하는 생각을 하며 마침 첫차를 마시려고 하는데 문을 열고 들어오시는 스님 한 분. 생각지도 못하게 도일스님이 방문하셨기에 오늘 소황인과 함게 했던 자리를 한 줄로 요약하자면

 

귀한 분을 모시고 귀한 차를 함께 나눈 소중하고 기분 좋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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