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우연담(石愚硯談)

 노보이차의 종류에는 맹해차창에서 생산된 차와 중소차창에서 생산된 차가 있다.

노보이차를 구분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생산 시기에 따라 구분한다.

둘째, 모차의 병배 비율, 즉 찻잎의 크기에 따라 섞인 찻잎의 크기로 구분할 수 있다.

셋째, 차를 만든 차창(공장)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 차가 생산된 차창은 노보이차의 가격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동일한 연도의 차라도 생산된 차창에 따라 가격에서 큰 차이가 난다.

보이차가 생산된 차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개방화 정책 이전과 이후의 배경을 이해해야 한다. 1979년 덩샤오핑 집권 이후 개방화 정책이 시행되면서 시장 경제 정책이 도입되었다. 이에 따라 국가에서 운영하던 맹해차창은 중국토산축산진출구공사 운남성차엽분공사(줄여서 성공사 또는 성차사, 쉽게 말해 수출을 담당하던 회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생산과 유통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중국이 공산화된 이후인 1950년대부터 1985년까지는 맹해차창에서 주문받은 차에 한해 생산만 가능했고, 직접 주문을 받거나 유통할 수 없었다. 그러나 1985년 이후에는 직접 주문을 받아 생산과 유통이 가능해졌다. 대표적인 보이차로는 홍콩 남천공사에서 주문받은 8582가 있다.

현재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는 1960년대, 1970년대, 1980년대 호급보이차로 만들어진 차들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러한 차들은 홍콩인들이 변방 지역에서 생산된 모차를 홍콩으로 옮겨와 발효시킨 후 긴압한 차들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차들은 정통성과 족보가 명확하지 않아 연대에 비해 낮은 가격이 형성되며 재유통이 어렵다. 물론 맛이 좋은지 나쁜지는 호불호에 따라 판단할 문제이다.

국가에서 운영하던 대형차창인 맹해차창, 하관차창, 곤명차창 산하에는 모차를 납품하던 중소차창들이 있었다. 이들 중소차창은 1980년대 후반 이전까지 보이차를 직접 유통하지 않고 주로 대형차창에 1차 가공된 모차를 납품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중소차창들은 1980년대 후반부터 민영화되기 시작했다.

민영화 이후에는 보이차를 직접 생산하게 되었지만, 1980년대만 해도 보이차의 소비량이 많지 않아 생산해도 판매가 쉽지 않아 생산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보이차 소비 시장이 조금씩 형성되기 시작하면서 중소차창에서도 보이차를 생산하고 유통하게 되었다. 하지만 중소차창에서 생산된 차들은 직접 포장지 디자인을 하여 차별화하지 않고 전통적으로 사용되던 운남칠자병차 포장지 디자인을 그대로 사용했다.

심지어 병면 속에 있는 내비의 글자도 "서쌍판납태족자치주 맹해차창출품"으로 동일하게 인쇄하여 차를 만들었다. 이 시기에는 상표권이 엄격하게 적용되지 않아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2014년 이후 맹해차창에서 생산된 차의 품질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골동보이차 경매 시장에서 거래가 활발해졌고, 진위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게 발생하면서 진위 구분이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었다.

중국의 개방화 정책 이후인 1980년대 후반부터 대형차창에 납품하던 중소차창들이 먼저 민영화되었고, 1990년대 후반에는 개인들이 차 공장을 설립해 직접 생산과 유통을 하게 되었다. 국가에서 운영하던 대형차창이 아닌 이러한 차창들에서 생산된 차를 통칭해 중소차창 또는 개인차창에서 생산한 보이차라고 부른다. 중소차창에서 생산된 보이차들은 차창의 출처에 대한 정보와 자료가 없어 어느 차창, 어느 산지의 찻잎을 사용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통칭해서 중소차창 보이차라고 부르는 것이다. 종이 질감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전문가가 아니라면 포장지 디자인이 동일하여 실제 맹해차창에서 생산한 보이차가 아님에도 정품으로 오해하며 마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개방화 정책에 따라 시장 경제 정책이 도입되었지만, 1990년 이전만 해도 보이차 소비 시장이 형성되기 전이라 중소차창에서 생산된 차들은 극히 한정된 양이었다. 따라서 1990년 이전에 생산된 보이차들은 생산 연도를 속이지 않고 정확히 감정한다면 맹해차창, 하관차창, 곤명차창에서 생산한 차들이거나 홍콩인들이 생산한 차들일 수밖에 없었다. 보이차의 긴압된 모양에서 사발 엎어놓은 듯한 타차, 벽돌 모양의 전차는 예외적으로 1980년대에도 중소차창에서 생산 유통하기도 했지만, 이는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현재 노보이차와 골동보이차는 경매 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에 따라 홍콩, 중국, 대만, 한국에서 가격의 기준이 되고 있다. 동일한 생산 연도, 동일한 차 종류라도 저장 환경, 외형 등의 차 상태에 따라 가격에서 편차가 크다. 또한 중소차창에서 생산된 차들은 경매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생산 차창의 출처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노보이차는 생산된 지 오래된 차로서 기본적으로 가격이 높고, 특히 맹해차창에서 생산된 정품 보이차들은 가격이 더욱 높다. 진입 장벽이 쉽지 않다. 그러나 정작 진입하려고 해도 진위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아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족보와 출처가 명확하며 잘 발효된 노보이차는 그 가치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 설령 가격이 높다 하더라도 진위의 구분이 명확해지고 가치를 인정하는 소비자가 생기면 노보이차 시장은 현재보다 더욱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노보이차 품차와 감별>을 통해 구분하는 방법을 이미 공개하였다.

세월과 환경의 뒷받침으로 발효라는 재탄생을 통해 특별하게 거듭난 노보이차, 누구나 한번쯤 마셔보고 싶은 보이차가 되기 위해서는 생산된 차창의 구분을 명확히 하여 소비자의 신뢰를 구축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다음 호에는 7542, 7532, 8582, 맹해차창? 중소차창? 보이차 명칭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