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왼쪽 두 번째 최해철 대표

이번에 숙차를 발효하면서 느꼈던 여러가지 의문점들을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처음 보이차를 마시기 시작하는 분들은 대부분 상대적으로 저렴한 숙차를 접하게 됩니다. 그리고 생차를 즐기는 사람들도 공복이나 저녁 시간엔 숙차를 마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싼 가격의 노차를 즐기는 분들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소수고 정품 노차를 구하기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숙차가 개발되었고 최근엔 고수차 원료로 숙차를 생산하는 곳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생차를 선호하는 편이라서 옛날부터 좋은 고수차 원료로 숙차를 만드는 것에 의문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미 모차로 완성된 고수차의 향기롭고 감미로운 맛이 숙차를 만드는 과정에서 소실되는 것이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숙차를 생산하면서 8 종류의 고급 고수차 원료 2kg 씩을 같이 발효한 것은 이러한 의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고자 한 목적이 있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의문은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습니다. 고수차는 발효 후에도 각 지역의 특징이 일정 정도 남아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홍하야생차왕수는 맑은 단맛이 인상적이고, 노반장 빙도는 밀도가 좋고 묵직합니다. 이무만궁은 부드럽고 매끄러운 느낌이고, 반분 하개 향죽청 또한 파전 생태차와 비교하면 확실히 모든 면에서 고수차 다운 무게감이 느껴집니다. 황편은 맛이 가볍고 내포성이 떨어집니다.
 

그러나 생차 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발효 과정에서도 느낄 수 있었지만 각종 미생물들이 작용하면서 완전히 다른 차로 바뀌었습니다. 일정 정도 원래 지녔던 특징이 남아 있고 고수차의 느낌도 살아 있지만 좋은 생차가 지닌 기운과 회감 등은 없거나 아주 약해졌습니다. 그리고 손실률이 너무 큽니다. 이번에 실험한 결과로는 약 30%입니다. 발효를 시작할 때 검지만 하던 모차가 발효 후 새끼손가락 크기로 바뀌었습니다. 그만큼 모차 속의 각종 성분들이 감소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발효 시 응축되면서 유익한 성분들이 새로 만들어질 수도 있겠으나 전체적인 질량 감소는 일단 손실로 봐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손실을 감내하면서까지 굳이 좋은 고수차 모료를 발효시킬 뚜렷한 이유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이 지적하시는 위생 문제입니다. 최근에는 많이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도 시중에 유통되는 대부분의 숙차들은 그다지 위생적인 환경에서 생산된 차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이번에 저희가 생산한 숙차도 주어진 조건에서 최대한 위생적인 환경을 조성하려 노력했지만 미흡한 부분이 많습니다. 발효실 건물 자체의 노후성, 각종 도구의 청결성, 작업자들의 위생관념까지 모두 부족합니다.
 

무엇보다 저의 경험과 전문성 부족입니다. 저는 그동안 고수차 산지 개발에 주력했기에 숙차를 직접 만들어 본 경험은 일천합니다. 발효 책임자 텅총 차농 장선생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체적인 일정을 관리했지만 과학적인 식견과 데이터가 부족합니다. 예를 들면 처음 모차에 투입한 물의 량을 측량없이 고무호스로 뿌렸는데 일반적인 데이터론 모차 무게의 35% 정도로 보고 있으나 저는 70%로 말씀드렸습니다.

 

기타 뒤집기 타이밍, 건조방식 등 아직도 논란이 될 부분이 많지만 부족한 저의 방식대로 진행하였습니다. 다행히 완성된 숙차의 맛과 탕색은 대체로 만족스럽습니다. 모든 것이 부족한 상태에서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생산했는데,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계속 실험하고 공부하면서 좀 더 좋은 차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제생각]은 석가명차 오운산 최해철 대표가 전하는 소식입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
반응형

11월 30일 발효 38일차

오후에 날씨가 맑아서 마무리를 위한 햇볕 건조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연이틀 동안 비가 내렸고 일기가 고르지 않아서인지 세 시간을 건조했는데도 원료가 완전히 마르지 않습니다. 자루에 담고 수분을 측정해 보니 15% 전후입니다. 발효책임자 텅총 차농 장선생은 예상보다 높지만 창고에 보관되는 기간에도 일정 부분 건조되기 때문에 문제없다고 합니다. 주변의 발효 전문가들은 햇볕에 건조하는 부분도 꺼려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후 발효의 여지를 남겨두는 것이 더 좋다고 합니다.

 

그러나 차쟁이 진제형님 등의 의견은 발효가 끝났으면 완성차의 조건에 부합하는 것이 옳다는 쪽입니다. 제가 그동안 연구한 결과도 마무리는 낱말 그대로 마침표여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보이숙차는 원료에 물을 뿌리고 여러 종류의 미생물을 활용하여 짧은 기간에 완성된 차를 만드는 것이 목적입니다. 발효가 끝났으면 일단 숙차는 완성된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완성된 이후에도 일정 기간 보관했다가 출시하는 이유는 후 발효보다는 단기 숙성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악퇴미를 빼고 맛이 안정되게 하려는 목적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은 아직도 확실치 않고 앞으로 좀 더 연구해 볼 필요가 있겠지만 아무래도 마음이 편치 않아서 내일 하루 더 건조하기로 했습니다.

 

 

12월 01일 발효 39일차

오후 한시 어제 원료를 담았던 자루를 풀어서 다시 햇볕에 건조했습니다. 오후 4시 30분 수분을 측정하니 애초에 목표한 10% 전후에 도달했습니다. 큰 차두를 골라내고 건조된 원료를 한 자루에 25kg씩 담아서 창고로 옮겼습니다.차두는 덩어리 내부의 수분이 아직 남아 있어서 앞으로도 한 두차례 더 건조할 예정입니다.

 

완성된 숙차는 차두를 포함하여 모두 32.5 자루입니다. 중량은 810kg. 모차 투입량 1004kg 손실률 20% 입니다. 일차로 골라낸 차두는 29kg입니다. 훗날 압병할 때 불순물과 가루를 제거하고, 작은 차두까지 골라내면 실질적 손실률은 27% 정도 될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숙차 제작 시 손실률을 15~20% 정도로 보는데, 예상보다 손실률이 큽니다.

 

아마도 발효의 균일성을 높이기 위한 여러번의 뒤집기 그리고 다른 곳에선 하지 않는 긁어 올리기 과정 등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두 차례 햇볕에 건조하여 수분 함량을 최대한 줄인 것 또한 손실률을 높인 원인 일 것입니다. 고수차 샘플 원료들의 손실률은 30% 전후입니다. 손실률이 너무 커서 아깝다는 생각도 들지만 이번 실험을 통해 발효 후에도 고수차 각각의 특징이 남아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한번에 발효하는 모차의 량이 많을수록 손실률은 줄어듭니다.

 

흔히 고수차나 봄차보다 소수차 여름차 황편 등의 손실률이 크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번의 결과로는 뚜렷한 차이를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아무튼 화산석을 이용한 것. 10가지 고수차 샘플을 함께 발효한 것. 차 무더기를 나누는 방식, 긁어 올리기를 시행한 점 등 제가 그동안 생각했던 여러가지 방법들을 총 동원하여 생산 했습니다. 발효 완료 예정일을 이삼일 초과하면서 본 무더기의 발효도는 애초에 목표한 중간발효 80%를 조금 넘어섰고 고수차 샘플 원료는 경발효 70%에 도달한 것 같습니다.

https://youtu.be/Q6OyBrKKax4

 

결론

발효 기간 중 날씨는 좋은 편이었고 모든 작업이 대체로 순조로웠습니다. 중간에 다른 차의 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고수차 샘플 원료들을 비닐봉지에 담아서 묻었더니 통기성이 부족하여 신맛이 증가했습니다. 비닐을 제거하고 다시 위치를 조정하는 등의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이번에 완성된 숙차는 맛 탕색 엽저 상태 등 모든 면에서 저는 대체로 만족스럽습니다.

 

그러나 제가 시행한 여러가지 방법들이 숙차 발효의 표준이 될 수는 없습니다. 다만 하나의 자료로 남겨서 차를 공부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에서 그동안의 기록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매일매일 촬영하고 보다 더 상세하게 기록한 자료들이 있습니다. 원하시는 분들께는 언제든 공유하겠습니다. 응원해 주시고 격려해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 인사 올립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
반응형

11월 25일 발효 33일차

건조를 위한 3차 뒤집기를 했습니다. 세 갈래였던 무더기를 네 갈래로 만들면서 아래 위로 골고루 섞어줍니다. 아직도 무더기 꼭대기엔 내부의 증기가 분출된 흔적이 보입니다. 엉긴 원료를 풀어주면서 마른 부분과 증기가 내려앉아 젖은 부분을 섞어줍니다. 차두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차두가 생성되는 비율은 5%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뭉친 부분을 푸는 작업이 만만치 않습니다. 본 무더기를 나눌수록 중심 온도는 점점 내려갑니다. 두 갈레 45도 세 갈레 38도 네 갈래로 나눈 지금의 온도는 30도 전후입니다.

 

11월 26일 발효 34일차
건조를 위한 4차 뒤집기를 했습니다. 4무더기로 나누어져 있던 원료를 반씩 갈라서 8무더기를 만들었고 창문을 열어서 통기성을 높였습니다. 차두가 많아서 주변의 전문가들에게 문의했더니 봄차나 고수차는 밀도가 높아서 엉기기 쉽고 여름차나 황편 등은 상대적으로 엷어서 잘 뭉치지 않는답니다. 일리가 있는 부분이지만 좀 더 연구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본 무더기 안쪽 원료와 고수차 샘플 원료 세 가지의 수분을 측정했습니다.

본 무더기 안쪽 13.01%. 홍하차왕수 16.96%. 반분고수 16.28%. 향죽청단주 15.19 무더기에서 분리하여 바로 측정하는 것과 일정 시간이 경과한 후 측정하는 수치가 많이 다릅니다. 청명한 가을 날씨라 짧은 시간에도 건조되는 속도가 빠릅니다.

 

11월 27일 발효 35일차
오후 한시 발효실 기온 26도 습도 60% 차 무더기 온도 26도입니다. 건조를 위한 5차 뒤집기를 했습니다. 무더기를 나누면서 중심 온도는 점점 내려가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좋은 날씨가 이어지면 모래쯤 햇볕에 한나절 건조시켜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본 무더기 샘플을 우린 탕색이 아주 맑습니다.
 
 
11월 28일 발효 36일차
하루종일 오락가락 가을비가 내렸습니다. 오후 세시 발효실 기온 22도 습도 75% 차 무더기 온도 27도입니다. 비가 와서 발효실의 문을 닫고 오늘은 뒤집기 작업을 하지 않았습니다. 본 무더기 내부와 외부 샘플의 수분을 측정했습니다. 샘플마다 부분 편차가 있지만 크지는 않습니다. 비가 와서 그런지 오늘은 약간 높게 나왔네요.
11월 29일 발효 37일차
어제부터 내린 비가 오후 세시쯤 그쳤습니다. 날씨가 좋았으면 오늘 마무리할 예정이었는데 비가 와서 하루를 늦추었습니다. 공기 중 습도가 높아서 차를 다시 한 무더기로 만들었습니다. 온도가 내려가면 검은 곰팡이가 늘어납니다. 샘플 차를 우릴 때 개완 벽에 그을음 같은 게 보입니다. 본 무더기의 발효도는 80%를 초과한 느낌이고 고수차 샘플 원료들은 70% 정도로 보입니다. 발효도를 측정하는 기구는 따로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탕색과 엽저를 보고 판단하는데 다소 모호한 면이 있습니다. 정확한 평가를 할 수 있는 기계가 개발되면 좋겠습니다.
 
내일 날씨가 맑으면 햇볕에 건조시켜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번에 발효하는 모든 차들의 수분함량을 측정했습니다. 비가 와서 대체로 높게 측정되었지만 내일 하루 햇볕에 건조하면 정상 범위 안으로 들어올 것입니다. 마무리를 준비하며 원료를 담고 일정 기간 보관할 포대기를 제작했습니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기존의 비닐류 자루는 냄새도 나고 거풍과 숙성에도 적합하지 않을 것 같아서 광목천으로 주문 제작했습니다. 한 포대에 25kg 정도를 담을 수 있도록 만들었는데 내일 발효 시작할 때 투차한 량과 비교해서 손실률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https://youtu.be/XM0XLp_2euQ

 

Posted by 石愚(석우)
,
반응형

보이 숙차 발효 과정. 오운산

11월11~15일 발효19~23일차

집안에 큰 일이 있어서 잠시 고국을 다녀왔습니다. 한국으로 출발하며 직원들에게 매일 아침. 점심. 저녁 3차례 차 무더기의 온도를 측정하고 사진을 찍어서 보내라고 했습니다. 발효가 일정 정도 진행되면 차 무더기의 바깥 부분부터 마르기 시작합니다. 이제 더 이상 물을 뿌려서는 안됩니다. 테두리 원료를 5센티 정도 촉촉한 내면이 드러날 때까지 긁어서 무더기 위로 올렸습니다. 13일. 차 무더기를 덮었던 천을 걷었습니다.

 

창문 가까이 햇볕이 들어오는 쪽에 있는 원료가 더 빨리 마릅니다. 마른 원료는 상태를 봐가면서 수시로 긁어서 위로 올립니다. 긁어낸 원료로 위쪽에 배치된 고수차 샘플 원료를 덮습니다. 무더기의 크기는 점점 작아지고 점점 높아집니다. 15일 저녁 멍하이 기지에 도착하자마자 본 무더기 원료를 시음했습니다. 단맛과 신맛이 함께 올라지만 마시기에 거북하지 않은 정도입니다. 본 무더기의 발효도는 70% 정도로 예상됩니다.

 

11월 16일 발효 24일차

오후 한시 차 무더기 테두리의 마른 원료를 긁어서 위로 올렸습니다. 무더기의 현재 크기는 가로 2.5미터 세로 1.5미터 높이 80센티입니다. 4차 뒤집기를 한 후 지금까지 계속 맑은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뒤집기를 한 다음날 저녁 본 무더기의 위쪽 온도는 59도에 도달했고 이후 61~63도 사이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중간은 57~59도 아래쪽은 45~48도입니다. 위쪽에 무더기 내부의 증기가 분출되면서 수분이 내려앉은 흔적이 보입니다. 긁어 올리기를 하면서 엉긴 부분은 풀어주고 촉촉한 부분과 마른 부분을 섞어줍니다.

 

11월 17일 발효 25일차

오후 한시 5차 뒤집기를 했습니다. 이번 발효 과정 중 마지막 뒤집기입니다. 이번엔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 모든 원료를 세밀하게 관찰하면서 엉긴 부분을 풀어주었습니다. 3차 뒤집기를 할 때 엉긴 부분이 가장 많았고 이후로 점점 줄었습니다. 이번엔 손작업만으로도 가능했지만 마무리까지 네 시간이 걸렸습니다. 무더기는 넓은 직사각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가로 5미터 세로 3.5 높이 40센티. 고수차 샘플 원료들이 포대기에 들어 있고 비닐 칸막이를 한 탓인지 수분함량이 높습니다. 그래서 본 무더기 원료보다 발효도가 낮습니다. 본 무더기 75% 샘플 원료 60% 정도 그동안 다른 원료들의 맛과 섞이지 않도록 차단에 신경 쓰다 보니 발생한 문제입니다.

 

이제는 완성 단계라서 비닐을 제거하고 위쪽에 배치했습니다. 일정 부분 발효가 진행되었기 때문에 주변 차의 영향이 적을 것입니다. 뒤집기 작업을 하면서 다양한 향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단향, 콩향, 알콜향 등이 대표적인데, 고수차 샘플 중에서 홍하차왕수, 노반장 원료가 단향이 가장 좋습니다. 야생차는 넘버를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 만큼 검은색이 두드러지고 황편은 뻣뻣합니다. 그리고 생태차는 향기와 맛 모두 약간 단조롭게 느껴집니다.

https://youtu.be/wOl0cdeP-aY

 

11월 18~19일 발효 26~27일차

오후 한시 발효실 온도 26도. 습도 55%. 차 무더기 온도 57도. 중간 50. 아래쪽 43도 전후입니다. 위쪽에 배치된 샘플 원료 포대기를 매일 한 번씩 뒤집습니다. 위쪽에 무명 천만 덮은 상태라 아래쪽과의 온도 차이가 크기 때문입니다. 5차 뒤집기를 하면서 가저 온 고수차 샘플 원료와 본 무더기 원료를 하루 건조시켜서 시음했습니다. 고수 샘플 원료는 4차 뒤집기 때보다 탕색이 짙어지고 신맛이 줄었지만 아직도 모든 면에서 약간은 부족한 느낌입니다.

 

노반장. 빙도는 확실히 밀도가 높고 향기가 진합니다. 이무 만궁은 엷지만 이무 특유의 부드러움이 느껴집니다. 홍하야생차왕수는 검은색이 두드러지고 단향이 아주 높습니다. 홍하단주는 다른 고수차들보다 검은 편이고 부드러운 단맛이 좋습니다. 황편과 생태차는 상대적으로 맛이 엷고 가볍습니다. 본 무더기 차의 탕색과 맛은 완성 단계입니다. 약간의 악퇴미가 있지만 고수차의 밀도가 느껴지고 지금 마셔도 괜찮을 정도입니다.

[아제생각]은 석가명차 오운산 최해철 대표가 전하는 소식입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
반응형

11월 10일 발효 18일차

오후 1시 4차 뒤집기를 했습니다. 3차 때보다는 엉긴 부분이 많이 줄었지만 기계를 사용해서 풀어주는 작업을 했습니다. 고수차 샘플 원료들은 이번에도 손으로 작업했는데 3차보다는 수월하게 진행되었습니다. 무더기 형태를 다시 직사각 형태로 만들었습니다. 본 무더기는 중간 발효 고수차 샘플 원료는 경발효에 가깝게 하기 위해 다시 위쪽에 배치했습니다.

 

가로 5미터 새로 2.5미터 높이 40센티. 2차 뒤집기를 했을 때와 비슷한 모양입니다. 앞으로 모차 상태를 관찰하면서 먼저 건조되는 바깥 부분은 긁어서 위로 올리는 작업을 진행하면 높이는 접점 높아질 것입니다. 샘플 원료들을 20그램씩 덜어내어 차실에서 품평했습니다. 아직은 발효가 덜 되었고 건조하기 전이라서 그런지 단맛은 좋지만 돌아오는 떫은맛이 강한 편입니다.

 

11월11~15일 발효19~23일차

11일

집안에 큰 일이 있어서 잠시 고국을 다녀왔습니다. 한국으로 출발할 때 직원들에게 매일 아침. 점심. 저녁 차 무더기의 온도를 측정하고 사진을 찍어서 보내라고 했습니다. 중요한 시점이라 매일 영상 통화를 하며 모차 상태를 관찰하였습니다.

12일

발효가 일정 정도 진행되면 차 무더기의 바깥 부분부터 마르기 시작합니다. 바깥쪽 원료를 5센티 정도 촉촉한 내면이 드러날 때까지 긁어서 무더기 위로 올리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13일

차 무더기를 덮었던 천을 걷었습니다. 이제부터는 더 이상 물을 뿌려서는 안됩니다. 모차 상태를 관찰하며 수시로 마른 원료들은 긁어서 위로 올립니다. 무더기의 크기는 점점 작아지고 점점 높아집니다. 긁어낸 원료로 무더기 위쪽에 배치된 고수차 샘플 원료를 덮었습니다.

14일

발효실 창문 쪽 햇볕이 들어오는 곳에 있는 원료가 빨리 건조됩니다. 마른 부분을 하루에 한두 차례 위쪽으로 긁어서 올렸습니다.

15일

저녁 멍하이 기지에 도착하자마자 오후에 긁어 올리기 작업을 할 때 가져온 샘플 원료를 시음했습니다. 단맛과 신맛이 함께 올라오지만 지금 마셔도 부담 없이 마실 만합니다. 발효 정도는 70% 정도로 예상됩니다.

 

11월 16일 발효 24일차

오후 1시 다시 테두리의 마른 원료를 긁어서 위로 올렸습니다. 현재 무더기의 크기는 가로 2.5미터. 세로 1.5미터. 높이 80센티입니다. 4차 뒤집기를 한 후 지금까지 계속 맑은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발효실의 온도는 아침 20도 전후 오후에는 28도 전후를 가리키고 습도는 65% 전후입니다.

 

4차 뒤집기를 한 다음날 저녁. 본 무더기의 위쪽 온도가 59도에 도달했고 이후 61~63도 사이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중간은 57~59도, 아래쪽은 45~48도입니다. 무더기의 위쪽에 내부의 증기가 분출되면서 수분이 내려앉은 흔적이 보입니다. 긁어 올리기 작업을 하면서 엉긴 부분은 풀고 증기가 내려앉아 촉촉한 부분은 마른 부분과 섞어줍니다. 검은 곰팡이는 많이 줄었고 흰 곰팡이는 아직도 보이지만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https://youtu.be/wOl0cdeP-aY

[아제생각]은 석가명차 오운산 최해철 대표가 전하는 소식입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
반응형

11월 4일 발효 12일차

오후 한 시부터 3차 뒤집기를 시작했습니다. 차 무더기 내부 온습도는 적당히 유지되고 있는데 바깥쪽은 수분이 부족해서 마르는 헌상이 보여서 어제저녁에 테두리 주변으로 조금씩 물을 뿌렸습니다. 2차 뒤집기 때보다 차가 많이 엉겨 붙어 있어서 3차에는 지에콰이지(解快机)라는 기계를 사용했습니다.

 

엉긴 모료를 풀어주는 역할을 하는데 꽤 시끄럽네요. 샘플 모료는 기계를 사용할 수가 없어서 일일이 손으로 풀어헤치자니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무더기 크기를 조정했습니다. 가로 2.5미터. 세로 2.5미터. 높이 60센티. 직사각형에서 원뿔형 정사각 형태로 바뀌었고 높아졌습니다. 샘플 모료는 본 무더기 중간쯤에 무명 천을 깔고 배치했습니다. 그리고 차맛이 섞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식품안전 비닐을 잘라서 모차를 분리하고 무명 천을 덮었습니다.

 

2차 뒤집기 때 비닐봉지에 담아서 완전히 분리했더니 열기 분출이 원활하지 않아서 비닐 주변에 습기가 누적되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그때그때 문제점들을 보완하면서 상황 속의 최선을 찾고 있습니다. 본 무더기에 영향을 주지 않고 샘플 모료를 발효시키는 작업이 생각처럼 간단치 않습니다. 작업을 마친 후 측정한 온도는 43도 전후입니다. 아직은 이르지만 모료 샘플을 우려보았습니다. 마실 만은 한데 호불호가 있겠습니다. 발효 정도는 30% 전후로 예상됩니다.

 

11월 5~7일 발효 13~15일차

5일 새벽부터 비가 오기 시작하더니 계속 내리고 있습니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 발효실의 온도가 내려갔지만 차 무더기의 온도는 오히려 올라갔습니다. 3차 뒤집기를 한 다음 날 온도는 50도 전후로 측정되었고 6일 날은 60도 전후로 측정되었습니다. 무더기의 형태를 조정하고 높이를 올린 지금이 발효 과정 중 온도가 가장 높을 때입니다. 그만큼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해서 수시로 온도를 측정하면서 상태를 관찰하고 있습니다.

 

무더기 위쪽의 온도가 가장 높고 60도, 중간이 58도, 바닥 쪽은 46도 전후로 측정되고 있습니다. 시멘바닥 발효의 경우 위쪽과 아래쪽의 온도 차가 20도 이상 난다고 하는데 화산석을 깔아서인지 15도 정도의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고르게 발효되어야 차맛도 일정할 것입니다. 앞으로 일주일 정도가 발효의 마지막 고비라고 할 수 있습니다. 7일. 차 무더기 안쪽은 촉촉한데 테두리 쪽은 마르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전체가 균일한 상태가 되도록 하기 위해 이번엔 마른 부분에 물을 뿌리는 대신 손으로 긁어서 위쪽으로 올리는 작업을 했습니다.

 

11월 8일 발효 16일차

계속 비가 내립니다. 이곳은 아열대 기후라서 주로 스콜성 소낙비가 내립니다. 그런데 이번처럼 4일 동안 하루 종일 이어지는 경우는 드문 일입니다. 비가 와도 모차를 발효하는데 큰 문제는 없습니다. 다만 중요한 시기라 수시로 발효실은 오가는데 약간의 불편이 있습니다. 발효실의 기온은 17도 습도는 95%입니다.

 

차 무더기의 온도는 위쪽 62. 중간 60. 바닥 48. 샘플모료 60 어제보다 온도가 올라갔습니다. 65도를 초과하면 원료가 까맣게 변하기 시작하고 딱딱해지기 때문에 수시로 온도를 측정하고 있습니다. 40도 이하로 떨어지면 발효가 더디고 만충이 발생할 우려가 있습니다. 차 무더기의 평균 온도가 55~60도 사이로 유지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합니다.

 

발효실로 들어서면 푸근한 온기가 느껴지고 나무향 한약향 묵은 볏짚향 알콜향 등이 느껴집니다. 어제오늘 계속 이게 무슨 향기일까를 생각해 보는데 꼭 집어 표현하기 어려운 향입니다. 아무튼 계속 맡아보면 좋은 향기도 아니지만 싫지도 않아서 썩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향이라 느껴집니다.

11월 9일 발효 17일차

비가 그쳤습니다. 오후 3시 발효실의 기온은 27도 습도는 60%입니다. 기온이 올라가고 습도는 내려갔지만 차 무더기의 온도는 어제와 비슷합니다. 샘플을 우려보았습니다. 찻잎은 연한 갈색으로 변했고 탕색은 혼탁한 편이지만 붉은 색깔이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두번 세차하고 마셔보니 약간의 악퇴미가 있지만 단맛이 좋습니다. 예상외로 지금 마셔도 불편하지 않은 맛입니다. 발효 정도는 60%로 정도로 보이는데 경발효 숙차의 가능성을 봅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
반응형
오운산 대표 최해철

운남은 올해 봄차 시즌이 끝나고 오월부터 최근까지 거의 매일 비가 내렸다고 합니다. 우기와 건기로 나뉘는 이 지역의 특성상 우기인 여름에 비가 집중되는 것은 정상입니다. 그런데 특히 올해는 이천 년대에 들어와서 가장 많은 비가 내렸다고 합니다.

 

노반장을 오르는 길목에 있는 '멍혼' 평야가 물에 잠겨서 채소 값이 폭등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다행히 이번 운남 일정의 가장 큰 목적인 숙차 발효를 시작하고부터는 전형적인 가을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을이 숙차를 만들기엔 좋은 계절입니다. 봄철엔 모차 생산 때문에 바쁘고 여름엔 계속 비가 와서 작업이 번거롭고 온도와 습도를 통제하기 힘듭니다. 겨울은 기온이 낮아서 발효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시멘트 바닥 위에 깐 화산석 청소

먼저 오운산 멍하이 기지 발효실의 시설들을 보완하고 정비했습니다. 전통적 발효 방식인 시멘바닥 발효와 목판 발효는 유해성과 청결 문제가 꾸준히 지적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대나무 광주리 발효, 나무통 발효 나아가 스테인리스 통 발효 등으로 기술이 발달되고 있지만 한번에 발효할 수 있는 량이 한정적입니다(100~300kg). 그리고 뒤집기를 하면서 발효 정도를 살피고 온도를 관리해야 하는데, 그때마다 다시 원료를 쏟아내야 하는 불편이 있습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좋은 방법을 모색하다가 우연히 화산석 발효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봄차철엔 오운산 텅총, 덕굉 기지를 관리하고 평소엔 저희 멍하이 기지에서 생활하고 있는 장선생과, 이여사 부부의 고향이 텅총입니다. 텅총은 중국에서 온천과 화산석으로 유명한 지역입니다. 고향의 친척들을 통해 쉽게 화산석을 구할 수 있다고 해서 생각해 낸 방식입니다. 화산석은 용암이 굳어서 생성된 현무암입니다.

 

제주도의 돌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멍이 많은 돌이지요. 어렵사리 직사각형으로 생산된 화산석을 구해서 시멘트 바닥 위에 깔고 보니 보기는 좋은데 작은 구멍 속에 이물질이 쌓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편으로 생각하니 숙차는 미생물을 이용한 발효라서 관리만 잘 하면 작은 구멍들은 오히려 온도를 유지하고 유익균이 서석하기 좋은 환경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리고 보다 위생적인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위생복 신발 모자 등을 준비했습니다. 아무튼 최초로 시도되는 방식이라 걱정반 기대반이지만 최선을 다해 보겠습니다.

오운산 최해철 대표와 직원

2024년 10월 24일 오후 3시

오운산 멍하이 기지 발효실에서 숙차 발효를 시작했습니다. 발효 책임자는 '랑하차창'에서 발효 기술자로 근무한 경력이 있는 텅총 차농 장선생이 맡고 장선생 부인 이여사, 오운산 멍하이 점장 샤오리우 그리고 저는 보조 일꾼으로 참여합니다. 주원료는 오운산 멍하이 기지 주변의 왜화 형 고수차 400kg, 생태차 400kg 그리고 지난 2년간 운남의 여러 차산지에서 구한 고수차 샘플 204kg입니다. 모두 합치고 보니 공교롭게도 1004kg 천사표가 되었네요..^^ 

숙차 발효

오전에 세 차례에 걸친 물청소 등을 통해 발효실 환경을 최대한 깨끗하게 했습니다. 멍하이 기지 창고에 저장하고 있던 모차를 발효실로 옮겨서 생태차를 바닥에 깔고 그 위에 왜화 형 고수차를 덮었습니다. 그리고 고수차 샘플을 골고루 뿌려서 병배 했습니다. 오후 4시 30분 발효실에 비치되어 있는 수도관에 호수를 연결하여 물을 뿌리기 시작했고 한시간 정도 모차가 충분히 젖을 정도로 계속 물을 뿌렸습니다.

 

경발효(70%전후), 중간 발효(80% 전후), 중 발효(90% 이상) 완성된 숙차의 색깔이 검을수록 중 발표에 가깝습니다. 숙차는 선호하는 방식에 따라 다양하게 발효시킬 수 있습니다. 선택하는 방식에 따라 수분의 공급량도 각기 다릅니다. 저는 중간 발효를 선택했고 이후의 과정도 그렇게 진행할 것입니다. 앞으로 한달정도 차를 공부하시는 분들을 위해 숙차가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을 비교적 상세하게 올려드리겠습니다.

[아제생각]은 석가명차 오운산 최해철 대표가 전하는 소식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zi16LJIXQM

 

 

Posted by 石愚(석우)
,
반응형

잘 익은 보이 숙차

 

보이차를 마실 때는 늘 선입감이 있다. 숙차인가 생차인가에 따라서 다르지만 잘 익은 숙차라고 해도 숙미는 난다.

 

그런데 지난 일요일에 명가원에서 만난 찻자리에서 함께한 분이 주인 자리에서 차를 내었다. 차를 내는 자리를 바꿀 때는 뭔가 이유가 있다. 이차는 내가 내어야 제대로 맛을 낼 수 있다고 할 때 보통 하는 행동이다.

 

무슨 차인가에 대한 사전 지식은 없었다. 그냥 차 한잔을 정성스레 내는 것 같은데, 첫잔에서 이게 무슨 차인가? 하는 단순한 의문이 들었다.

 

두 번째 잔에서는 좀 더 깊은 탕색이 나왔는데, 탕색을 보고 첫잔의 향기와 어울려 숙차임을 알았다.

세 번째는 더 깊은 탕색이 나오는데 숙차 같지 않는 숙차다.

 

참 묘한 차. 좋은 차라는 것이 바로 이런 차이다. 족보도 계급장도 없이 누군가 차를 내고 마실 때

! 이런 맛이 나는 차 좋은데 하면 그만이다. 갑자기 궁금해지는 것이 과연 나에겐 이런 차가 있을까? 찻장서랍이 궁금해진다.

 

잘 익은 보이 숙차

 

그래서 오래된 차꾼들이 만나는 찻자리에서는 무언가 서로 배울 것이 있다. 이름있는 차를 마신다고 배우는 것이 아니라 서로 나누는 자리에서 차와 차를 내는 모습에서 서로 배울게 있다.

 

우리는 그런 자리를 마치고 나면 참 기분 좋은 찻자리에서 차를 마셨다는 마음의 흡족함을 가지고 새로운 한주의 시작을 기다려지게 한다.

Posted by 石愚(석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