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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차 홍인 25g

아사가 차관에서 참가비 50만원 하는 ‘인급차회’를 3회 연속하여 가진다는 공지를 보았을 때 반가운 마음과 함께 우려되는 점도 함께 있었다. 그것은 ‘인급차회’로서 주인공인 보이차 홍인의 절대적인 수준과, 함께 마시게 되는 다른 차의 수준이 말로만 유명한 숫자보이차가 될지 아니면 그 이름에 걸맞은 수준의 차가 나올 수 있을까 하는 점이 필자로서는 우려되었기 때문이다.

필자의 경험으로 조기홍인과 정홍인을 맛으로 구분하지 못할 때와, 73청병도 이름값 하는 차의 맛을 바르게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몇 가지 우려되는 점이 있었는데, 모두 기우였다는 사실은 이번 차회 뿐 아니라 다음 ‘인급차회’도 기대를 가질 수 있게끔 하였다.

차회를 시작하기전 와인으로 건배

참여한 인원은 차회를 주관한 김이정 대표와 공식적인 취재를 위해 참여한 필자를 제외한 10명이다. 가장 멀리서 참석한 분은 서울에서 온 고전문화 황영하 대표이며, 가족이 함께한 분은 김은호 경주상공회의소 회장님과 최근에 결혼한 아들 내외가 참석하였다. 차를 마시기 전에 닭가슴살 샐러드와 두부김치전, 전복레몬조림, 무삼채에 딸기 쌈, 양송이찜, 도라지 탕수육, 감자 샐러드, 바나나에 말차가루가 올려진 별식과 함께 스테이크로 서양식 저녁 식사를 했다.

대만 삼림계 오룡차

 

고전문화 황영하 대표의 오룡차 공정에 대한 이야기

사진 왼쪽부터 홍인 철관음노차 보이차 73청병

 

첫차는 대만 산림계 오룡차를 마셨고 두 번째 차는 홍콩에서 구매한 40년간 홍배하지 않은 철관음 노차를 8g 단위 포장된 차 하나를 다 넣고 우렸다. 이 차는 어떤 형식으로 마시든 홍콩에서 마실 때와는 감동이 다른 맛이지만, 철관음 노차로서 이만한 차를 만나기는 결코 쉽지 않은 차다. 흔히 노차라고 하는 오룡 계통의 차는 이 차와 비교하면 장난친(?) 차와 그렇지 않은 차의 맛이 어떻게 구분되는가를 보여주는 차다.

김은호 회장님의 보이차 애찬론을 들려주는 모습

김은호 회장님의 아들과 며느리, 아이폰으로 사진 촬영


세 번째 차로는 73청병을 30g으로 해서 마셨는데, 맛은 조금 거친 편이었다. 차호를 조금 큰 것을 사용했다면 거친 맛이 감소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하지만 이 차의 부족한 부분을 잘 알고 있었던 김이정 대표는 맛이 좋은 안심부분을 잘 섞은 탓으로 장향을 품고 73청병의 고유한 맛은 그대로 그대로 품어내었다.

홍인을 마시기 전 다식먹는다

오늘의 주인공 홍인 25g
네 번째 오늘의 메인차 정홍인은 필자가 한국의 보이 노차 마니아들과 여러 곳에서, 그리고 대만에서 정홍인이라고 해서 마셔본 차와 거의 일치하는 맛을 확인 할 수 있었다.

홍인 탕색

홍인엽저

도곡 정점교 정조이라보다완

마지막에는 늘 똑 같은 방식의 말차를 마신다. 이번에는 도곡 정점교 다완으로 말차를 신청한 사람에 한해서 한 잔씩 마셨다. 필자는 정조이라보다완에 마셨다.
귀한 차를 12명이 한 자리에서 맛있게 마실 수 있는 것은 차를 맛있게 내었기 때문이다.

차의 상태에 따라서 같은 병차에서도 부위별로 잘 섞어 맛을 낼 수 있는 것은 쉽지 않다. 차를 내는 것도 도(道)에 정진하는 것과 같이 보이 노차를 제대로 맛볼 수 있게 우려내는 김이정 대표의 내공도 함께 보여준 자리가 되었다.
아사가 차관의 다른 기사
2014/01/12 - 다미향담(90) 아사가 신년 차회 보이차 8582, 7542
2013/11/08 - 아사가 차관, 변화된 찻자리
2013/10/27 - 아사가 차관 개관 기념 음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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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식 차회, 향을 피움

우리나라에서 최근에 다양한 방식으로 신년 차회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 가운데 한국식이나 일본식 신년 차회가 아닌 중국식 야차 형태의 차회가 1월 11일 이루차문화원(원장 정진단)에서 가졌다.

차는 2014년 8월에 홍콩 소더비 경매에 나올 1968년 하관반선차와 88청병 2종류, 맹해지역 고수차로 1992년에 만들어진 주차 형태의 차를 마시는 시간이었다. 차회로서는 보기 드물게 순전히 흑차로만 차회를 진행했다. 하관차창은 원래, “강장차창(康藏茶厂)”이라하며 운남중국차엽무역공사와 몽장위원회(蒙藏委员会)가 합작으로 1941년에 설립하였다.

중국식 차회, 악기연주

 

필자가 공식적으로 차회 기록을 위한 자리에서 대외적인 활동이 많은 분 가운데 김정순 티월드위원장과, 한영용 식품공학 박사는 유료 차회에서는 처음 만났다. 차회는 2시30분 정각 중국인 연주자가 중국악기로 연주를 했으며, 정진단 원장의 향 피우기와 명상으로 차회가 시작되었다.
첫 번째 차는 보이차 8582를 3종류로 출처를 달리하는 차를 시음했다. 두 종류는 병면에 나타난 병배 방법의 일관성을 볼 수 있는 특징이 있었고 또 한 종류는 병변의 상태가 조금 다르게 보여 정품이 아닐 수 있다는 의심이 가는 것도 함께 시음했는데 필자로서는 향후 연구대상이 되는 것 같았다.

찻자리

차 마니아 최해광 대표

한영용 발효식품공학박사

두 번째 차는 이번 차회의 메인 차로서 2014년 8월경 홍콩 소더비 경매에서 한편에 인민페 60만원(약 한화 1억1천정도)에 경매될 예정인 차와 동일한 차를 시음했다. 이차는 한 편은 중국에서 원소장자가 경매에 출품한 것이고 또 한편은 광서성 리강유설(漓江乳雪) 박물관에 소장되며, 다른 한편은 이번 차회를 여는 정진단 이루차문화원 원장이 소장하고 있다. 차회에서 시음한 차는 온전한 원 편은 그대로 두고 그와 똑 같은 다른 부서진 조각에서 무게를 달아 8g을 넣고 우려마셨다.

이것을 계기로 엄지차회가 만들어짐

이후 10분간의 휴식 시간을 가질때 다식을 먹었다. 마지막 차로는 맹해지역 고수차로 만든 대나무로 주차 형태의 차를 마셨는데 필자가 차회를 열기 1주일 전에 석우연담에 공고하기 위해서 시음을 했는데 그때의 맛과는 다른 맛을 보였다. 그것은 단단한 덩어리 형태에서 위아래 다른 부위마다 맛이 다름을 알게 해 주었다.
일시: 2014년 1월 11일 오후 2시 30분
장소: 서울 안국동 이루차문화원
회비: 20만원
참석명단: 8명(정진단, 최해광, 김정순, 한영용, 이경숙, 전미애, 이상임, 필자)

이루차문화원 다른 기사
2014/01/06 - 1968년 하관반선전차(下关班禅砖茶) 차회
2013/12/30 - 마음 치유하는 중국 향도와 명상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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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차 8582 청병

경주 아사가 차관의 정기 차회가 1월 10일에 있었다. 새해 들어 처음 만난 자리였다. 이번에는 김이정 대표의 대만 차 여행에서 새로운 경험을 한 이야기와, 여행에서 구입해온 차들을 함께 시음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에는 기존 아사가 차회 회원인 A조와 B조가 함께 만난 자리였다. 김 대표가 차회 이틀 전에 귀국한 상황이라, 식사는 경주 하나미에서 돈가스와 초밥으로 했고, 승용차에 나누어 타고 모두 보문관광단지 쪽에 있는 아사가 차관에 모였다.

작년에 이전한 이 차관의 메인 자리에는 흔히 골동 보이차라고 하는 오래된 보이차가 진열장에 전시되어 있는데, 이 정도 수준의 차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국내뿐 아니라 외국에서 만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런 차들을 배경으로 보이차 전문 차회가 열린다는 것만으로도 아사가 차관 차회는 요즘 유행하는 차회의 중심에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김이정 대표의 대만 차 여행 이야기

이번 차회에서의 오프닝 차는 대만에서 생산된 고산오룡차였다. 이 차를 시음하기 전 김 대표에게 ‘차생산지에서 차 농가가 유기농 재배를 하는 작업 취지와 차 품에 대한 설명’을 먼저 듣고 차를 마시게 되었다. 두 번째는 동방미인을 마셨고, 다음은 보이차로 8582와 70년대 7542를 마셨다. 언제나 마지막에는 말차를 마시는데, 이때는 신청한 사람에 한해서만 차를 낸다. 필자는 이런 자리에서 꼭 말차 한 잔을 하고 온다.

 

보이차 8582 청병 탕색

이번의 보이차 8582, 7542가 가진 맛에 대해서는, 다른 어떤 차와의 비교에도 그 맛에 있어서는 우위의 자리를 점할 수 있는 차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시음해 보고 싶은 차를 이런 개방된 차회에서 함께 음미할 수 있다는 것은, 요즘의 보이차 가격을 생각해 보더라도 상당히 매력적인 차회가 아닐 수 없다. 자주 참석하는 회원들은 그 가치를 잘 모르지 않을까 하는 기우를 잠시 해보았다. 그야말로 기우이겠지만.

이날의 청차인 대만 고산 오룡과 동방미인(백호오룡)은 요즘 같은 추운 날씨에 더 신선하고 향기롭게 다가왔으며, 오룡차로서는 상당히 수준이 높은 차였다. 그런데 참석자들이 많아서 골고루 더 많이 마실 수 있게 하고 싶은 마음이 작용했을 거라는 점은 충분히 이해하면서도 차를 우려내는 탕의 수를 줄였다면 보이차로 넘어갈 때, 오프닝차로서의 의미 이상의 맛으로 기억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가진다.

차회 진행과정에서 김이정 대표의 손바닥 위에 올려진 작은 청동 향로를 반짝 경매하는 모습

                                                      이영주 경주 문인차회 회장, 이복규 교수 침향 다루는 모습

 

가운데 중앙, 율리님 부부 참석하여 인사

언제나 마찬가지로 차회에 가 보면 기존 아사가 차회 회원 외에 만나는 분이 있다. 이날에는 인터넷 차 관련 카페에서 활동이 많은 율리님 부부가 참석했다. 오래 전 대구의 자연주의 찻자리에서 만난 이후 처음이라 아주 반가웠다. 여전히 차회를 찾아다니고 부부가 함께 취미 생활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에 부러움을 가졌는데, 신년 차회에서 만나서 아주 반가웠다.

아사가 차관의 차회가 경주에서 뿐 아니라 다른 지역의 많은 분들에게도 관심을 받고 있고 또 참석하고 싶은 차회로 알려지고 있다고 한다. 이런 관심이 비록 차맛에 있는 것만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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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08 - 아사가 차관, 변화된 찻자리
2013/10/27 - 아사가 차관 개관 기념 음악회
2013/10/14 - 아사가 차관, 경주 보문단지 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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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화품다에서 주인과 함께 마시는 유일한 차탁

 

부산에 또 하나의 명소가 생겼다. 차를 마실 수 있는 멋진 공간이다. 전체 평수가 4.5평으로 누구나 마음속에 이런 집 하나 만들어보고 싶어할 차 전문점이 차의 메카 부산에서 만들어 진 것은 부산이기에 가능한 곳이기도 하다.

필자가 3번째 방문한 곳이다. 처음 만나서 이곳을 그대로 알리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기엔 뭔가 아까운 곳이었다. 그래서 이 집의 주인 손만 올리기도 했다.

작은 공간에도 개성이 넘치는 연출로 맛과 멋이 만날 수 있는 자신의 찻자리를 손수 보여준 곳이다. 차를 마시는 자리에 가면 문득 모르는 분을 만나게 된다. 그럴 때도 주인의 넉넉한 인심과 맛을 아는 사람이 내는 차를 마시면서 서로를 알아가는 단계로 발전한다. 그것이 일반 음료와 다른 차의 매력이다. 열화품다에서 그 매력적인 차 맛도 함께 할 수 있다. 필자는 처음 만났을 때 1980년대 500g짜리 전차 청병을 마셨다. 깨끗하고 깔끔한 청병의 맛을 보았다. 마시는 사람의 내공에 따라서 선호하는 수준이 다르겠지만 이 집에서 처음 만났을 때 그 한잔의 맛을 기억한다.

한 쪽 벽면에 연출된 도구, 대만 당성 차도구가 많이 있다

중국 송나라 때의 천목 찻잔도 많이 진열되어 있으며, 온천장 럭키아파트 상가 2층 입구에 있다. 주인은 과거 숙우회 회원이기도 한 주신자 선생님이다. 주 선생님께서 자리를 비울수도 있으니 전화를 한 번 해보고 방문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010-3870-7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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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30 - 다미향담(77) 찻자리 사진의 주인공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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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이성에서 생산한 대홍포 차왕

올 한 해가 저물어가는 시점에서 필자가 1년간 마셔온 차들을 생각해 보면 역시나 보이차를 가장 많이 마신 것 같다. 그중에는 외부에 초대받아서 마신 차의 95%가 보이차이기도 하다. 어쩌면 이 시대의 특별한 유행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보면서,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중국에서 공부차, 공부홍차 등의 말이 왜 나왔겠는가? 대만의 청차 계열은 차를 만드는 수준이 매우 우수하며 최근에는 최고 상품은 중국으로 수출하기에 차 값이 인상되는 형상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대부분 보이차에 열광하고 있다. 보이차를 폄하하려는 것은 아니다. 보이차는 물론 좋은 차이다. 하지만 (이유 없는) 높은 가격은 거품이라는 말을 하지 않을 수 없고, 아직은 한국인이 투자의 가치로 바라보면 안 된다는 말을 하고 싶다

무이산 무이성에서 생산한 육계왕

최근의 보이차 맛을 보면

, 보이차의 본질적인 맛은 찾아보기 어렵고 가격만 비싼 차를 보이차라고 논하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어떤 찻 자리에서는 무슨 차 드시겠습니까라는 질문을 할 때, 보이차 말고 다른 차 좀 마실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될 때도 있다. 그만큼 가격만 높게 책정해 놓은 비싼 차 말고는 좋은 차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올해 무이암차 전문점 명운당에서 12월에 행사한 무이암차 세미나와 품다회는 건강한 차를 찾는 차인들에게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비록 보이차 만큼의 영업적인 이익은 없다고 하더라도 이런 차들이 좀 더 세상 밖으로 나오면 좋을 것 같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중국다예연구중심 연구실에서 태허스님을 만났다. 정말 오랜만에 태허스님과 함께 차를 마시게 되었다. 차실에 들어서자 암차 향이 향긋하게 코를 스쳤다. 필자가 들어가기 직전에 스님께서 무이성에서 생산한 수선차왕을 마시고 있었던 흔적이다. 지난 세미나에서도 그 가치를 알고 즐겼던 수선차왕의 그 맛을 또 보았다.

다음 차로 '육계왕'과 '대홍포차왕'을 마시면서 스님께서 말씀하신다. '이런 게 차 맛이지. 나도 보이차를 좋아하지만, 요즘은 마실 만한 보이차를 만나기도 어려운데 왜 모두 보이차 보이차 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씀을 하신다. 필자도 스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녹차나 청차의 좋은 차 맛을 진실로 알게 되면 차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마음도 달라진다.
금년의 마지막 달 사흘을 남긴 오늘, 무이암차의 청정한 암운 속에서 노닐었던 하루였다.

중국다예연구중심 관련 지난 기사
2013/12/22 - 다미향담(80) 특급 무이수선(武夷水仙)의 정통성 있는 맛
2013/12/14 - [석우연담 뉴스] - 무이암차 세미나 및 품음회 성황리에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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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화당 12월 마지막 차회(장소: 해운대 정화당)

중국차 전문점에서 오프닝 차로 말차를 낸 것은 어찌 보면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정화당 차관의 주인 송정화 선생은 늘 차를 내고 있지만, 다다미방으로 되어 있는 일본 차실은 바깥주인 김성탁 씨의 쉼터이기도 하고 일본차에 관심 있는 분들과의 찻자리에 사용되는 공간이기도 하다.

[석우미디어 동영상] 일본 차실에서 오프닝 차를 말차로 시작했다.

김성탁 씨는 일상에서 늘 앤티크 다완을 사용하는 입장이니, 긴장될 수 있는 자리에서도 아주 편안한 모습으로 차를 낸다. 그러니 대접 받는 손님의 입장에서도 특별하면서도 편안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 조선시대 찻그릇을 만져보고 손맛이 있는 다완에 말차 한 잔 마신 시간은, 그래서 따로 특별한 멘트를 하지 않았어도 느낌은 특별했다고 생각된다. 이것이 정화당이 다른 차회와의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에서 유학을 마치고 온 아들과 어머니의 참석

이번 차회에서의 특별한 손님은 어머니를 모시고온 아들이었다. 아들이 먼저 이런 자리에 어머니를 모시고 싶은 마음에 함께 왔다고 했다. 그런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어머니의 입장에서 젊은 아들에게 이러한 정적인 세계를 알게 하고 차를 바르게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려고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도 함께 알게 되었다. 이런 가족이 늘어날수록 우리나라 차의 미래는 밝다고 본다.

일본 차실에서 말차를 마신 후 기념사진(차회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시는 박순영 님)

 

정종과 호박죽

찻자리에서는 처음에 호박죽과 정종 한 잔 놓여있었다. 정종 잔을 들고 건배를 한 후에 호박죽을 한 그릇 먹었다. 정종 잔과 죽 그릇은 엔티크로 주인 김성탁 씨의 소장품이다. 잠시 김성탁 씨는 이번에 사용된 도구를 설명하였다. 술 잔은 청대 잔이라고 하고 죽을 담은 그릇은 명대 그릇이라고 한다. 참석한 사람들은 자신이 대접받는 느낌으로 귀한 자리에 초대받은 것 같은 분위기에서 첫 차를 마시게 되었다.

 

대만 기고당에서 만든 12년된 홍차다. 중국식 홍차다. 엽저가 온전하게 살아있는 것으로, 햇차의 홍차 맛과는 다르지만 요즘 중국 홍차가 유행하는 가운데 깊은 풍미를 느낄 수있는 차였다. 새롭게 다가온 차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찻잔이 두 개인 것은 하나는 문향배 역할이며 하나는 마시는 찻잔이다

두 번째는 1980년 7542를 두가지 방법으로 보관된 것을 비교해서 마셨다. 개인차가 많은 것이지만. 맛있게 마실 수 있는 기다림의 시간은 어디까지 일지... 필자로서는 인위적으로 한국에서 습을 먹이지 않은 쪽에 손이 갈 것 같다. 한국에서 억지로 습을 먹인 것의 결과는 단편적인 생각만으로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다만, 상업적인 가치 기준은 다를 수 있겠다는 점은 예외로 하고.

1980년대 보이차

충시차(맛이 좋은 충시차다)

그 다음 차로는 1993년 청병을 마시고, 1970년대 충시차를 마셨다. 정화당에서 취급하는 70년대 충시차는 이번 말고도 몇차례 마셨지만 늘 같은 생각이다. 이번에 마신 충시차는 그레이드가 높은 차다. 충시차로서의 등급이 높은 차와 그렇지 않은 차의 차이점을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찻자리는 계속해서 진화해 나갈 것이다. 그런 가운데 오늘 김성탁 씨의 용기있는 말차 한 잔이 의미있게 다가온다.

10년 이상 이런 자리를 기록해 오면서 느끼는 점이다.
유행따라 값만 비싼 차를 찾아 나설 필요는 없다. 차를 마시는 자리에 누구와 함께 하며 어떤 대화를 했는가에 더 큰 의미로 기억될 때도 많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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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 무이수선

차에 대한 품평은 좋은 차를 선별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차 맛을 각 부분별로 요구하는 기대치에 만족하는 차를 찾기는 어렵다. 차를 마실 때 오감을 충족시켜주는가 하는 문제일 것이다. 지난 12월 13일 무이암차 품다회에서 마신 무이수선을 아직도 그 맛을 잊을 수 없다. 예전에는 만나지 못한 차였다.

그런 참에 김영숙 원장의 연락을 받고 중국차연구중심 교실에서 차를 마시게 되었다.
품다회에서 마셨던 수선 맛과 향기는 이전에는 전혀 경험할 수 없었던 것으로 오래도록 잊을 수 없을 것 같은 시간이다.
특급 무이수선보다 '수선차왕'도 '노총수선'도 마셨지만 나에게 가다온 그 맛은 전혀 브랜딩이 되지 않은 차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지역의
수선차 품종의 신선한 찻잎으로 가공하여 완성한 차다. 그래서 외형(外形)은, 비장(肥壯)하고, 찻잎이 튼실하고 조형으로 잘 말려져 있고 무게감이 느껴진다. 외형에서 기본적으로 차를 구분하는데 빠지지 않는 부분은 주맥이 넓고 편평한 점이다. 그렇다고 같은 수선이라도 향기가 같지는 않을 것이다.

이 차를 만든 무이암차 전문 회사인 무이성에서는 자신있는 차를 가지고 한국에 들여온 것이다.
향기는, 농욱청장(濃郁淸長)이라고 하여 매우 짙으면서 맑은 향기가 오래 지속되며 독특한 난꾳향이 있다고 했다. 사실 그런 향기를 차에서 자연향으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차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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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암농산 제품의 대추잎차

지난달 대구에서 구암농산 신현길 회장님을 만나 대추잎차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대추라 하면 우리는 여태까지 주로 열매만 먹었다면, 청정지역인 청송에서는 유기농으로 재배한 대추의 열매와 잎을 이용하여 각각 그에 맞는 식품으로 개발된다.

구암농산에서는 대추(열매)로 막걸리를 만들어 세계 시장에 수출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대다수의 재배 농가에서 버리는 것으로 알고 있던 대추잎으로 차를 만든다고 하였다. 새로운 사실에 관심을 갖고 들어보니, 하동녹차 연구소에서 함께 연구하여 최종적으로 연구소에서 제조하여 대추잎차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날의 만남을 주선한 이효림 선생이 대추잎으로 만든 말차를 차솔로 격불하여 나눔잔에 나누어 주었는데, 녹차잎으로 만든 말차보다는 약간 걸쭉한 느낌이 나고 거품이 많이 생겼다. 거품이 많다 보니 맛이 깔끔하지는 않았지만 뭔가 건강식으로 마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우리가 대추를 이용하여 즐겨 먹어온 대추탕이나 대추차가 아닌, 대추잎으로 만든 말차와 차를 음용할 수 있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기호음료를 즐기는 연령층이 넓어지고 있는 이 시점에,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차로 인정이 된다면 그 폭을 더욱 넓힐 수 있을 것이다. 또 수요가 많아지는 만큼 시장 확대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날 신현길 회장님으로부터 저서인 <웰빙 시대의 대추와 건강>과 대추잎차 한 봉지를 선물로 받았다. 며칠이 지나고 어제서야 그 차를 뜨거운 물로 우려 마셔 보았는데, 전혀 예상치 못했던 맛이 난다. 깔끔한 맛에다 그 특유의 향기로움이 더해진 맛에, ‘아, 좋네. 좋아’ 하는 감동의 말이 절로 나왔다. 깊고 강한 향기가 아니라 식물에서 나올 수 있는 기분 좋은 향기가 몸속 깊숙이 스며드는 느낌이다.

입안에서의 구감도 좋았다.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면서 장단점을 찾아내어 우려마실 수 있는 차로 성공하기를 바라게 된다. 대추잎차를 통해서 누구나 부담 없는 보편적인 가격으로 맛을 즐길 수 있는 잎차가 많이 개발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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