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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보이 숙차를 맛있게 마실 수 있는 정화다원]

부산 해운대에 차도구 전문점이면서 차를 마실 수 있는 정화다원(대표 송정화)이 문을 열었다. 명함에는 정화당(庭和堂)이란 별도의 이름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 찻집보다는 귀한 물건이 많다는 의미로 보인다. 이곳에는 한국, 일본, 중국차도구로 구분하기보다는 차도구로서 품격을 갖춘 작품이 많다. 늘 하는 이야기이지만, 차도구의 수집은 국제적이어야 되며 그 사용에 있어서는 격조를 갖추자는 것인데, 이곳에서 그 모습을 볼 수 있다.

[개업 기념으로 일시적인 전시, 정화다원 내에서 주인의 부군인 김성탁 소장품 전시]

아무리 격조를 갖추고자 해도 본래의 작품이 수준이 있어야 하고, 그것을 알아보는 눈이 있어야 한다. 여기 정화당은 찻집을 오픈하기 위해서 이윤을 목적으로 판매용을 구입한 것이 아니라, 정화당 주인의 부군이 그동안 취미로 수집된 작품이기에 꼭 구입을 위해서가 아니라도 한 번 방문하여 눈높이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문을 열고 들어서면 보이차 전문점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다. 보이차에 대해서는 함부로 말할 것이 못되지만 결코 후회하지 않을 차를 마실 수 있다. 장사집이면서도 비매품이 많이 있는데 그런 것에 욕심을 내지 않는다면 조용하게 차 한잔 마실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

특히 보이 숙차에 대한 일반론적인 개념을 버리고 새롭게 접근해 볼 수 있는 곳으로 보이 숙차를 착한 가격에 편안하게 마실 수 있다. 필자가 편안하다고 하는 차는 무미한 차 맛이 아니라 성깔도 있으면서 보이차의 향미를 음미할 수 있다. 가격 대비 후회하지 않은 차라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1997년-98년 생산품으로 볼 수 있는 '황인'은 필자가 최근에 만나본 숙차 가운데 보이차의 향미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차였다. 주인의 넉넉한 인심은 가진 자만이 베풀 수 있는 여유로 보인다. 건강한 차를 마실 수 있는 곳으로 자신의 입맛을 시험해 보고자 한다면 한 번 방문해 보기를 권하고 싶다.


이곳에서 그동안 마셔본 용주차와는 전혀 격이 다른 차를 음미해 보았는데, 그 차에 대한 내용은 차후에 책에서 후기로 남기겠다. 이런 집은 부산이기에 만날 수 있고, 그래서 차의 메카는 부산이다.

주소 :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좌동 422 해운대석포로얄캐슬 301호

051-731-0676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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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가 김이정 대표, 차회에서 마실 홍인을 보여줌]

차의 고향 중국은 전 국민이 차를 마시는 생활이 일상화되어 있다.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아침부터 출근하는 직장인이나 택시운전 기사에 이르기까지 ‘표일배’에 차를 넣고 다닌다. 이러한 일상의 차생활이, 그들의 기름진 음식문화에서 생길 수 있는 성인병 발병률을 낮추게 한다는 것은 그동안 여러 학술지에서 발표된 바 있다.


집안이나 친지, 친구의 경사로운 일에 차를 선물하는 풍토는 중국 본토와 대만의 상황은 조금 다르지만, 그 규모는 이제 홍콩과 대만, 중국이 같이 갈 만큼의 시장이 커지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나라는 중국차의 유입으로 가장 많은 사람이 마시고 있는 차가 보이차다. 그것은 2012년 발행된 <한국인은 차를 어떻게 마시는가>에서 160명의 개개인의 차생활 기호에서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현실로 그대로 나타나 있다.

보이차를 마시는 많은 부류의 개인은 처음엔 건강을 위해서 시작한 차생활이라도 시간이 가면서 문화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차가 되었다. 그 문화 중에서 최근 각광 받고 있는 한 가지 모습은 차관(찻집)에서 참가비를 내고 차 맛을 경험해 보는 차회인데, 우리나라에서는 경주 ‘아사가’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조기광운]

용기 있는 결단과 실행
골동보이차에서 특정 차를 지목하고 차맛을 보는데 비용을 내고 회원을 모집했다는 점에서는 보이차에 대한 ‘자신감’이라고 할 수 있다. 1950년대 보이차에서 그같은 수준의 맛을 만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물며 골동 보이차의 대표격인 ‘홍인’이라는 인급차 차회 발표 자체가 용기와 결단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참가비 35만원, 10명 한정’이라는 조건을 내 걸고 ‘아사가 카페’회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차회를 열게 되었다. 최종적으로는 11명이며, 필자는 공식 게스트로 참여하여 실제로는 12명이 함께 마셨다. 필자는 당일 연락을 받고 강원도 춘천에서 내려갔는데, 7시 오픈 시간에서 1시간 늦게 도착되어 차 마시기 전의 식사 시간을 넘기고, 첫 번째 육안차를 다 마셔갈 시점에 도착하였다. 그래서 이 부분의 사진과 내용을 볼 수 없다는 점을 밝힌다.

 

[광운공병 40g]

두 번째 마신 ‘조기광운’ 40g으로 12명이 마셨다.
차를 마시기 전에 광운공병 차를 촬영하면서 ‘요놈 참 맛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조기광운’은, 단맛, 쓴맛, 떫은 맛 가운데 쓰고 떫은맛이 섞였지만, 기분 좋은 쓴맛이 더 강하게 밀려오는 맛을 느끼면서 오랜만에 좋은 광운공병을 예고 없이 마실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 뿐이었다. 사실 이만한 품질과 유통되는 가격으로 본다면 본 차를 마시기 전에 마시는 차로서는 조금 과분한 차이다. 다시 말하면 차회를 주관한 사람의 ‘통 큰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김은호 회장, 이복규 사기장]          

 

           [우동혁 국장]

개인이 가져온 차를 함께 음미한 시간
 
서울에서 참석한 우동혁 국장을 오랜만에 이곳에서 만났다. 서울, 진주, 포항, 대구에서 모인 여러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의 차에 대한 경험담과 정보를 재미있는 표현으로 분위기를 만들어주었다. 그런 화기애애한 자리에서, ‘오늘의 주인공인 홍인을 마시기 전에 입을 씻는 기분으로 이 차 한 번 마셔봅시다’고 하며 산차를 내 놓았다.(사진 아래)

 

[참여한 사람이 제공한 보이산차와 탕색]

메인 차를 마시기 전에
서버용 차를 주관하는 곳에서 준비한 것 말고도 참여한 사람이 개인적으로 가지고 온다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었다. 이런 특별한 날에 자신이 음용하는 차를 꺼내어 함께 마시고자 하는 것은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그것을 통해 다양한 사람의 의견을 들을 수 있다면 교육적인 입장에서 보면 그 차를 통해 상호학습이라는 의미도 가진다. 그날의 산차는 세월감도 보이는 것으로 무난하게 마실 수 있는 차로서, 그 차를 음미한 사람 개개인의 수준에 따라서 즐겼을 것이라 본다.

 

           [홍인차를 마시기 전, 가래 떡과 화전]

 

[인급보이차의 주인공인 1950년대 홍인]

 

           [홍인, 자사호에 넣기전]

 

[보이차 홍인을 즐거운 마음으로 내는 김이정 대표]

 

보이차는 ‘같은 보이차라도 정작 마주한 보이차가 단 한 번도 같은 차가 없었다’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바로 보이차의 특성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말이다. 홍인을 말하면서, ‘옛날에는 흔하게 마신 차가 갑자기 귀족차가 되었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이제 와서 그런 말은 할 필요가 없다. 그렇다고 10년 전에도 그렇게 흔한 차는 아니었다. 현재는 ‘홍인’의 가치를 가장 잘 확인시켜줄 수 있는 곳은 홍콩 상인이다. 그들이 차의 포장지를 열지 않고도 수천만 원 호가하는 차에 현금을 지불할 수 있는 차의 주인공이다.

[1950년대 보이차 홍인의 첫번째 탕색(좌)과 13번째 탕색(우)]

춘천에서 전화를 받고 내려오면서 한 가지 걱정이 있었다. 만약 홍인 맛이 필자가 기대한 수준의 차가 아니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러한 걱정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참 좋은 홍인 맛의 DNA를 풍부하게 간직하여 입안 가득 품어주었다. 32g으로 12명이 마셨다.

세세한 맛을 전부 말할 수 없지만, 그 내포성은 13번째까지 우린 맛과 탕색이 대변해준다. 필자는 다음날 오전 부산의 모 사찰에서 오래전에 기획된 차 약속이 있었기에 황룡골 차실에 함께하지는 못하고 나왔지만, 그날 반갑게 맞아 준 경주 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우리나라에서 보이차 전문점이라고 내세우는 곳에서 감히 실행하지 못하는 인급 차회를 주관하는 아사가 김이정 대표님의 무궁한 사업 번창을 기원 드린다.

상기 내용은 <아름다운차도구 NO.6>에서 기사로 나올 예정.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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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중구산방 주인 이형구, 무위산방 대표 김지동]

가끔 일로 경주를 가면 가는 곳 말고는 특별히 따로 찾는 곳은 없는데, 찻집 아사가에서 약속이 있던 어느날 길옆에 초콜릿과 커피라는 간판이 보였다. 외관이 주변 상가 인테리어에 비해 앙증맞고 세련돼 보이는 곳이라 다음에 한 번 들어가서 초콜릿을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지나쳤다.

 

지난주 경주에 갔다가 잠시 그곳에 들러 커피와 초콜릿 세 가지를 주문했다. 주문을 받는 사람은 초콜릿을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집 주인 같았는데, 상세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우유나 크림이 들어간 것과 들어가지 않은 것, 초콜릿 원료는 순수 코코아를 사용하기 때문에 맛이 특별하다는 등. 그런데, 주문한 커피와 같이 나온 초콜릿 외에 별도로 조그마한 초콜릿이 하나 더 나왔는데, 아마도 이 가게에서 원두커피를 주문하면 서비스로 주는 것 같았다. 초콜릿을 먹고 커피를 한 모금 마셨는데, 초콜릿의 단 맛이 커피 맛과 어울려 정말 새로운 맛의 경험을 하는 것 같았다.

나이든 사람이 뭔 초콜릿이냐 하겠지만 나는 담배를 하지 않아서 그런지 군것질을 잘 한다. 특히 초콜릿을 좋아하는데, 이렇게 커피와 같이 먹을 수 있는 초코 전문점을 대도시가 아닌 경주 같은 작은 도시에서 만나니 더욱 애정이 솟았다. 이제 경주에 오면 찾아가고 싶은 곳이 한 곳 또 생겼다.

경주는 개인적인 연고가 없는 곳이라 자주 갈 일은 없는데, 최근에 공교롭게도 아사가에서 가까운 곳에 무위산방이라는 중국 보이차 전문점을 또 알게 되었다. 한 달 전 어느 약속된 일에 시간보다 일찍 도착하여 주변을 둘러보게 되었는데, 그날 밖에서 보이는 자사호가 반듯해 보여서 들어가서 차를 마신 곳이다. 보이차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무위산방으로, 그곳에서 김지동 부부를 만났는데 짧은 시간이었지만 두 종류의 생차를 마시면서 정감을 많이 느끼고 나온 곳이다.

초콜릿과 커피에서 커피를 마신 날 두 번째로 무위산방을 찾았다. 두 번째 찾았던 날 그곳에서 같은 손님 입장으로 두 번째 만난 분은 필자가 감히 차꾼이라고 할 만한 중구산방 주인 이형구 씨였는데, 마침 주인과 함께 동정오룡차를 마시고 있었다. 그는 처음 만난 후에 내가 마음 속으로 다시 한 번 만나고 싶었던 진짜 경상도 사나이였다. 기분 좋은 만남이었다.

김지동 대표와 함께 앞서 일면식이 있었던 지라 반갑게 맞아 주었고, 동정오룡과 대만에서 전통 방법으로 만든 오룡차를 내주어 함께 마셨다. 두 차를 나란히 마실 수 있다는 것, 보이차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곳에서 수준 높은 오룡차를 마실 수 있었다는 것은, 그날의 나의 기분일 수도 있지만, 좋은 차를 취급하는 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여유이며 안목이고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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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인철병을 마시기 전, 대우룡을 마시며 같은 시기의 다른 차를 보고있는 모습]
세상에서 기호음료로 판매되는 것 가운데 최저 가격과 최고 가격의 차이가 가장 크게 유지되고 투기성 돈이 모이는 것 중에 차로서는 중국 운남성에서 생산되는 보이차가 유일하다. 이번 달 부산지점 서울옥션에서 개최한 보이차 경매에서 남인철병(藍印鐵餠) 한 편이 1250만원에 낙찰되었다. 보이차 한 편이 1000만원이 넘는다고 한 것은 결코 과장된 말이 아니다.

서울옥션 다도 부문 경매에서 남인철병이 고가에 낙찰되면서 많은 보이차 애호가들로부터 새로운 관심을 받게 되었다. 경주는 역사적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다완이 안압지에서 출토되었고, 충담선사의 헌다 의식을 볼 수 있는 삼화령 연화좌대가 존재하는 곳이다. 현대에 와서는 다양한 찻집이 들어서면서 여러 특색 있는 찻집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 이 시대 차꾼들이 중국차를 중국의 차꾼들 만큼 즐겨 마실 수 있는 찻집이 있다.

 

           [아사가 김이정 대표, '남인철병'과 '남인'을 들고 오늘 마실 차를 선보이는 시간]
그 집은 바로 아사가 찻집인데 이곳에서는 매월 2회 차회가 있다. 이번에는 아사가에서 특별한 차를 음미하고 즐기는 차회를 시작한지 6주년이기에 특별한 찻자리를 선보였다. 바로 현재 서울 옥션 경매이후 가장 관심 받고 있는 남인철병을 시음하기로 하고 참가비 20만원으로 회원을 모집하였고 하루만에 마감하게 되었다.

 

[대만에서 생산된 대우령]
7시 정각 아사가 대표는 이번 모임의 취지를 말한 뒤에, 천연재료만으로 만든 음식으로 식사를 하면서 김은호 회장님이 제공한 와인을 한 잔씩 마셨다. 그리고 워밍업으로 대만에서 생산한 대우룡과 1960년대 대엽종으로 생산한 산차를 마시면서 남인철병(藍印鐵餠)이 생산될 시점에 제작된 다른 종류의 차를 이해할 수 있도록 보이차 도감을 돌려보면서 차를 마시며 평온하게 즐기는 시간이었다.

 

[남인철병 34g]

 

좋은 찻자리라고 할 때 기준을 잡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필자는 오늘 만남이 특별했다고 생각하는 점은. 다름 아니라 보기드문 골동보이차와 더불어 오랜만에 모인 꾼들의 아름답고 재미난 이야기, 보이차를 우리는데 사용하는 자사호 이야기를 하면서 관심과 집중 속에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시간, 개개인의 차 맛을 논하는 자리이기 때문이었다. 

지역성의 한계를 느끼면서도 궁극적으로는 차를 즐기기 위해서 모인 자리였다. 찻자리에 앉은 분들은 대부분 경주 인근에서 모인 차 애호가들이셨다. 타 지역에서 온 분은 서울에서 두 명, 부산에서 한 명, 포항에서 두 명 그 외는 경주에 거주하는 분이다. 평소 찻자리에 참가하는 분들이라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찻자리가 이어졌다.

[사진 오른쪽, 이복규 교수. 김은호 회장]

 

[사진, 포항에서 참가한 차 메니아]

 

[마지막으로 마신 차는 말차, 도곡 정점교 작]

차는 14명이 34g으로 마셨다. 개인적으로 약 2.4g이다. 이번에 시음한 남인철병에 대해 감히 평하자면 ‘남인’과는 다른 것으로 조금은 강하지만 쓴 맛이 지나면서 곧 바로 회감이 부드럽게 올라오고 긴 여운을 남기는 특징을 가진 맛이다. 다른 인급 차와는 비교되는 맛을 내는 차였다. 그것은 화려하지도 부드럽지도 않은 까칠함과 조금 강한 맛, 그 본질적인 특징을 이해하고 음미하였기에 개인적으로는 귀한 맛을 음미하는 시간이었다.

 

그동안 어떻게 보관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차호에 넣기전의 차는 아주 건강한 차였다. 향후 5년 뒤, 한 자리에서 ‘남인’과 ‘남인철병’을 시음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과연 그 맛은 어떨까로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사실 흥분되는 일이다.

와인도 미묘하게 변하고 그 보관에 따라 때로는 완전히 망가지는 일도 있는 것은 보이차에 있어서도 분명히 공통점이 있기에 이는 와인에서도 느껴볼 수 없는 동일한 패턴이며 숙성과정에서의 개개인의 노력이 얼마나 지대했는가를 알 수 있는 한가지 맥락이기도 하다.

귀한 자리에 초대해 준 아사가 김이정 대표, 환대해 준 김은호 회장님과 참가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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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향 오신옥 대표가 만든 야생 녹차]

사찰에서 시행하는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펨플스테이가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몇 년만에 각정 스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는데, 서울에서 펨플스테이 행사에 참여하는 일로 12일까지 서울에 있으니까 시간되면 얼굴 한 번 보자는 전화였다.

 

오늘 오후 3시 조계사 건너편 템플스테이 건물 1층에 들어서자 왼쪽에 차를 마실 수 있는 찻자리가 만들어졌고 찻상 앞에는 스님이 앉아 계셨다. 자리에 앉자마자 옆에 다가오는 분이 하동에서 녹향을 운영하고 우리나라 야생차(50년 이상 사람의 관리하에 자라는 차)를 야생차 답게 만드는 오신옥 선생을 만났다. 오신옥 선생은 차 나무의 종류와 차나무가 음지나 양지에 따라 자라는 환경이 다른 차이의 맛을 구분하여 만드는 분이다.

필자가 인정하는 차의 명인을 만났다.
그 자리에서 오 선생이 직접 만든 몇가지 차를 맛보았다.

그동안 중국차의 맛과 유행에 가려져 대중적인 빛을 보지 못했지만 지나온 세월이 더해져 깊은 내공을 안은 상태에서 만난 것이다. 신맛 쓴맛, 짠맛, 매콤한 맛 등을 가지고 왔다.

훌륭한 찻 맛은 입안에서의 달콤한 맛이 아니다.

            [차나무가 자라는 환경에 따라서 그 성질에 맞는 차, 사진에 보이는 차 보관용기는 시음하기
             위해 임시로 만든 포장이며, 뚜껑이 종이로 보이는 것도 원래 포장방법이 아니다 참고]

몸이 느낀다는 표현이 우리녹차, 발효차에서 그 오묘한 기운이 얼마나 좋은지를 알 수 있는 차다. 그동안 보이차의 번뇌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에게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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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와 함께 마셨지만 정말 건강한 생차의 맛을 볼 수 있는 찻자리]

필자는 차에 대해서는 복이 참 많은 편이다
. 국내외 적으로 유통되는 다양한 차들을 시음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그것이 현지에서 만나고 취급되는 차들 또한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과분한 차들을 만나게 된다.

 

무진 선생의 차실 송관조에 방문했다. 방문 목적은 일전에 촬영한 사진 작업을 다시 해야하는 일이 있어서 그 작업을 마친 후에 찻자리에 앉았다. 마침 차실 송관조에서 만날 때마다 뵙게 되는 신선생님도 함께 하게 되었는데, 무진 선생은 이제 차 한 잔 합시다고 잠시 차를 준비할 때 신 선생님은 저녁 식사 전이라서 그런지 신선한 포도를 꺼내어 찻상위에 올렸다.

한 번 세차 한 뒤에 마신 차 맛은 오랜 세월을 보낸 전형적인 건강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차였다. 풍부한 고삽미가 동반되는 차였기에, 나의 첫 마디가 오랜만에 귀한 차 맛을 보게 되어 고맙습니다고 했다. 무진 선생은 차 맛을 알아주니 좋다고 하며, 보이차 황인이다고 하며 포장된 상태의 차를 보여주었다. 보이차의 이름이 주는 맛보다는 아주 건강하게 잘 익은 차 맛이다.

얼마 만에 마시는 차 맛이던가
, 흔히 건강한 차 맛을 모르는 사람들이 그냥 값만 비싼 차를 마시면서 대단한 차를 마시는 것 처럼 하는 모습을 많이 보는데 스스로 알기에는 힘들 것이다. 이 차는 참 잘만든 차이지만 그동안 보관도 잘 되었다. 좋은 조건을 가진 차의 조합이라고 할까. 차 마다 맛의 깊이는 다를 것인데, 송관조에서 마신 황차는 그런 류의 차에서 상위 등급으로 구분 될 수 있는 차다.

최근 일주일간의 피로가 한 두 잔의 차로 눈이 확 열리는 것 같았다. 자사호 안에서 찻잎이 풀어지는 간극의 차이에 따라서 맛은 미묘하게 다르고 함께 나눈 신선생의 눈 맛도 함께 볼 수 있었다. 건강한 보이생차(보이청병)의 맛, 이런 맛으로 마시게 된다.

20대의 아이들이 무슨 차 맛을 알까? http://seoku.com/541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개정 증보판>http://seoku.com/442
차도구의 이해
국내도서
저자 : 박홍관
출판 : 형설출판사 2013.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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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도 보도 못한 차
흔히 차를 좀 안다고 하는 사람들이 마셔온 구력을 10년 단위로 말하는 것 같다. 그래서 20년 30년이 넘어가면 그 세월동안 그저 한, 두가지 차만 마셔본 것은 아닐 것이다.

필자는 80년대 초, 우리나라 하동과 보성 차 밭을 자주 다녔다. 봄에 새싹이 돋는 그 차밭이 너무나 아름다워 매년 5월이 되면 차 밭에서 하루 밤을 자고 와야 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듯이 살았었다. 세월이 흘러 20년이 지나서는 중국의 차 밭과 차 제조 공정을 반복적으로 탐방 하면서 자연스럽게 절강성, 복건성, 운남성을 포함하여 14개의 성을 다녀보았다. 그 사이에 얼마나 많은 사람과 차를 접했겠나 싶다.

그런 과정 중에 <중국차 도감>, <중국차 견문록>을 책으로 내기도 했다. 만약 필자가 안마셔본 차라면 거의 없다 할 정도의 자부심이 없다면 그것은 거짓일 것이다. 요즘은 <보이차 도감> 작업으로 중국 대부분의 차 산지에서 생산되는 보이생차를 마셔보고 있다. 특히 최근에 유행하는 ‘보이 대수차’는 재료가 일품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이전에 잘 못 만난 생차와는 확연히 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지난날 중국차 도감 작업을 위해 녹차와 청차류에 집중적인 사진 작업이 있었다면 지금은 보이차다.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사진 작업을 하지만 결국 몇 종류로 압축되고 있는 시점에 마시는 차류는 더욱 늘어갔고 그간 몰랐던 차에 대한 신비감은 차츰 줄어든다. 비싼 차만 마시거나 ‘보이차에 투자’한다고 목소리 높이는 사람들이 마시는 차와는 분명다르다.

이런 상황에 지난 목요일 부산에서 흑차 뿐 아니라 청차에 있어서도 좋은 차를 마시는 해운대 C 씨의 집을 밤 11시에 찾아가게 되었다. 오랜 만에 왔다고 하시며 내는 차가 처음엔 세월이 많이 지난 대홍포를 마셨고 두 번째로 내는 차가, 차를 다호에 넣기 전의 모습을 볼 때도 처음 본 것 같고 마셔보면서는 더욱 처음 느끼는 맛과 향기였다.

그동안 참 많은 차를 접해본 나로선 약간 어리둥절할 뿐이었다. 잎과 줄기가 뚜렷한 엽저에는 윤기가 나고 있었다. 향기는 푹 삶은 채소에서 나오는 깊은 맛이다. 보이차로 비유할 수 도 없다. 주인에게 이름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정확한 이름은 모르지만 호남성에서 오래전에 구입할 때 ‘흑모청차’라고 했다. 하지만 그것을 확인 할 수 있는 자료는 찾지 못했다고 하며, 공식적으로 차의 이름이 거론하기 위해서는 좀더 자료를 찾아 보아야 된다고 한다.

이런 이름은 생전 들어보지도 못한 처음 접한 차다. 더구나 세월도 60년이 훌쩍 넘은 차이다. 주인도 호남성에서 누군가 “이쪽 사람들은 옛날에 이런 차를 마셨다”고 해서 오래전에 우연히 구해놓은 차라고 한다. 요즘 좋은 차는 구하기 어렵고, 또 그 때의 차를 맛보고 싶어 보관한 곳에서 가져왔다고 한다.

잠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것은 신선한 경험이었고 또 무척 반성을 하게 되는, 아니 차라는 의미를 두고 다시 원점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되는 그런 충격과 찰나의 회고였다.

그동안 내가 먹어왔고 향기를 기억하는 차들은 그렇게 많지 않다. 사람들이 임의로 정해놓은 차를 가지고 그것만 바라보고 살고 또 그러한 이름에 끌려다니며 맛을 보니 그 맛은 하나같이 한결같았고 또 그 와중에 등급도 나눠졌던 것이다. 결국 누군가 정한 그 맛에 익숙할 뿐이다. 그렇다, 차는 사람들이 각기 근처에서 일구어 당시에 필요한 차를 만들어 마셨을 것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덖어놓고 그들이 두고 두고 마시려했던 자연발생적인 음료일 수도있다. 그것이 정형화되기 이전의 차문화요, 그 차생활 속에 지역의 특징이 그대로 묻어나는 생필품이었다.

다시 주인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그 검은 빛으로 윤기나는 찻잎을 바라보며 듣는 주인의 말, 그리고 개완에 가득 넣고 우려마시고 거꾸로 뚜껑에 담은 엽저에서 자신의 몸을 그대로 드러낸 찻잎은 자신만만하게 검은 빛에 윤기를 드러나며 사람들에게 세월과 차의 역사를 내비추어 보여주는 것만 같았다.

20대의 아이들이 무슨 차 맛을 알까? http://seoku.com/541
한국인은 차를 어떻게 마시는가 http://www.seoku.com/523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개정 증보판>http://seoku.com/442
차도구의 이해
국내도서
저자 : 박홍관
출판 : 형설출판사 2013.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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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호 생산 봉황단총 밀운]

며칠전, 공부차에서 봉황단총을 마시게 되었다.
사실 봉황단총의 매력은 천연꽃향으로 진하고 순수하며 상쾌한 것을 말한다. 반발효차에 속하며, 오룡차 가운데 제작과정이 매우 섬세하고 녹차의 청향과 홍차의 농후한 맛을 함께 지니고 있는 차다. 특히 화향, 밀향, 과향, 차향이 모여져 하나의 맛으로 모여져 농향형의 차라고 알려져있다.

우리나라에서는 7년전부터 수입이 간조금씩 되었는데 그 당시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향기로운 향기와 맛에 매료된 시기가 있었다. 때문에 6-7전에 한국에서 청차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던 차였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봉황단총에서 흔하게 마셔볼 수 있는 황지향이나 밀란향 같은 것은 처음 발산하는 향기가 우리나라 사람의 정서에 맞아서 그런지 그런 향기가 나는 차의 수입이 많은 편이었다.

보이생차를 예로 들면 수 년 동안 수입상마다 자신들이 수입한 차들이 좋다고는 했지만 보편적으로 많은 차꾼들로 부터는 평가가 극과 극을 치달았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오래된 차 나무에서 채엽한 차라고 해서 대수차가 수입되기 시작했다. 그 이전에 수입하고도 그동안 생차를 선호하는 사람들의 수준이 너무 낮아서 밝히기를 꺼리고 가만히 소장해두고 있었던 몇몇 수장가 그룹들을 제외한다면 이제 대수차에 대해서 2-3전부터 바람이 생기다가 최근에 뭔가 대단한 차인 것처럼 나오고 있다.

봉황단총 역시 이전에는 차의 향기에 맞는 다양한 향기가 나는 차가 수입되고, 또 판매되면서 특별히 지역적인 몇몇 상인을 제외하고는 고만고만한 차들이 범람했다면, 최근에서 조주 지역을 다녀오는 사람들 마다 단총이야기를 하는 편이다. 좋은 품종의 단총이라고 송대에서부터 전해진 단총의 품종이라고 자랑하기도 한다.

 

그런 차들을 몇몇 지인을 통해서 필자도 마셔보지만 이번에 공부차에서 시음한 차는 약하고 가벼운 향기의 차가 아닌 중발효시킨 차로서 2년 된 차라고 한다.

밀운차라고 하는 그 차의 향기는 크게 화려한 향기가 아니면서 매력적인 맛을 품고 나와서 사진 작업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이에 흔쾌히 2-3번 마실 양의 차를 선물 받게 되었다.

그 봉황단총 밀운차를 가방에 넣고 몇일 다니다 10월 16일 청주에서 차인 인물 촬영을 하는 시간에 천안에서 오신 전재분 선생님이 청주에 중국차를 매력적으로 즐기는 분이 있는데 한 번 소개해 드릴까요 하면서 전화를 했다. 바로 앞에서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소리는 반가운 소리였다. 선생님 어디예요, 청주 문화원이라고 하니까 오세요, 차 한 잔 드시고 가라는 말씀을 듣고 권영애 사무국장과 함께 갔다.

이윽고 도착한 집은 처마를 들어내어 차실을 만들었는데, 바닥은 다다미로 깔았다. 손님으로 앉은 객들의 시선은 그 집 마당의 잔디를 볼 수 있게끔 하였다. 처음엔 오룡차를 내겠다고 하시면 항아리에서 차를 꺼내어 찻자리에 왔다. 다해에 꺼내온 차를 돌려가면서 외향을 보게 하고는 자사호를 이용해서 차를 내었다. 다해에 있는 차를 보니 몇 년을 묵힌 차다, 이런 차류를 즐기는 사람들은 청차를 아주 좋아하고 노차의 풍미를 아는 사람들이다. 두 번 째 마신 차는 향기에서도 진향이라고 할 수 있는 깊은 향이 있었다.

대만차라고 하는데 앞에 것 보다 이 차가 내 취향에 맞는 것 같았다. 늙은 노자에 계집여가 붙는 노노차라고 한다. 잘 아는 스님을 통해서 대만에서 구하셨다고 한다. 그리고 보이차 중에 봉산삼걸(鳳山三傑)이라고하는 천신호를 맛보이겠다고 하여 오랜만에 천신호 맛을 기대를 하고 마셨다. 천신호는 그동안 마셔본 차보다는 상당히 건강하고 맑은 차였다.

그렇게 갑자기 찾아가서 대접만 받게 되어 주인에게 말씀드렸다. 제가 향기가 좋은 봉황단총 차가 가방에 있는데 한 번 같이 마시고 싶습니다 하고 차를 꺼내어 사진 작업할 분량만 남기고 차를 드렸다.
함께 한 모든 분들이 그 단총의 향기를 좋아했다. 향기로우면서 감미롭다고 해야 할까? 만든지 2년 되었다고 했다. 그동안 마셨던 단총과는 또 다른 맛을 내었다.

그 집은 기운자체가 맑았다. 그 안의 모든 배치와 주인마저도 맑았다. 아마도 꿈을 꾼다면 선계라 하리라. 모든 것이 정갈하고 하나도 티가 나질 않았다. 어떤 차라 하더라도 항아리에서 그냥 소리없이 나올 뿐 그것이 무엇인지 그저 간단히 말할 뿐 한치의 가식도 없고 맑고 고요한 그런 것이었다.

그 다음에 또 그 집에 있는 보이산차를 대접받고 돌아왔는데, 좋은 차를 마시면서 이제는 나도 평소 접하기 어려운 차로서 차 사진을 위해 가지고 다닐때나 사진 작업을 마신 차들을 가방에 비상용으로 가지고 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비록 단총차를 사진 작업을 위해서 후원 받았지만 조금 넉넉하게 하게 여러 사람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졌다.

좋은 차를 대하는 것은 행운이다. 그러나 차를 많이 마셔보지 못한 사람들은 그저 향긋하기만 한 차, 그리고는 뒷맛도 없는 것을 그냥 표면에 휩쓸려 좋은 차라고만 한다. 차를 마셔보되 여러 종류를 마셔 본 사람들은 그저 1-2년에 되는 경험이 아니다.

작품을 보는 것은 안목이지만, 차를 알아보는 것은 아무도 속일 수 없는 경험이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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