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량차(千兩茶)

차(tea, 茶) 2007. 10. 17.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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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냥쭝이라는 무게단위는 중국대륙 공통의 환산단위이다. 열냥, 백냥을 넘어 천냥이라는 단위는 큰 단위가 아닐 수 없다. 큰 무게를 가진 이 차(茶)는 과연 어떤 소비자들에게 가능했을까?

천량차는 쉽게 말하면 경제의 바로미터라고 할 것이다. 즉, 소비가 활성화되는 것은 곧 경제활성을 의미한다. 중국이 크니까 크게 만드는 것이 아니냐라는 반문이 나올 수 있지만 정작 큰 소비는 개인에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이 차는 名茶의 반열에 낀 茶가 아니다. 하지만 개인이 아닌 많은 이들이 즐긴 증거가 바로 무게에서 드러나고 있다. 자그마한 전차로 생산하는 것은 일반적인 공정과 다를바 없다. 그러나 마치 죽부인같은 포장에 천량차가 만들어 지는 것은 공정의 형태가 곧 문화의 형상임을 알려준다.


1958년이후 호남성 백사계
(白沙溪) 차 공장은 천량차가 발효가 늦다는 점을 감안하여 천량차(千兩茶 ․ 花卷茶)생산을 대신하여 무게 2kg의 전차(전차 ․ 화전차花磚茶)를 기계 생산하였다. 차 시장에서는 전차가 천량차를 대신하였다. 천량차와 전차는 같은 긴압차이면서, 흑모차를 원료로 사용하고 있지만 가공 방법과 품질의 요구가 다르고, 상품의 특색이 각기 독특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완전히 다른 긴압차이다.


1983년 호남성 백사계 부창장 왕형남(王炯楠)이 천량차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을 우려하여 견본 생산을 건의한 것을 백사차창에서 받아 들였다.


1950년대에 차창에서 기술을 가진 자들을 다시금 불러모아 천량차를 제작한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茶에 대한 자신이 없다면 무용지물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조직을 구성하여 과거의 천량차를 재현하려는 기술자들은 이미 70대가 되어서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천량차의 역사적인 계승을 위해 조직을 안배하고 초여름에 시작하여 가을 중엽까지 약 4개월 정도만 생산하는 일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면서 천량차는 1982년까지 중단되었던 것을 1983년에 재현이 되었고, 1997년부터 재생산이 되었다. 그리고 2005년 현재까지 천량차의 마지막 공정인 독특한 비법으로 만드는 포장은 5명이 한 조가 되어 한마음으로 일을 하고 있다.


그만큼 근본적으로 차에 대해 추호의 의심이 없다. 많은 이들이 선별된 깨끗한 흙바닥에서 공동으로 작업을 한다. 대나무가 사람의 살 보다 단단하기에 그들은 종아리를 두터운 헝겊으로 무장을 한다.

길죽한 대발을 다시 대나무로 감싸 고정시키는 일은 옆에서 보는 것만 해도 보통 작업이 아니다. 그 과정을 거쳐 거대한 긴압차가 만들어지게 되면 대나무와 옥수수잎에 긴밀한 압착을 견뎌내면서 세월을 보내며 발효가 시작된다.

아니 그 곳에 차가 들어와 증기를 쐬면서 이미 천량차의 운명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사람이 많다고는 하지만 기술있는 이는 드물다.

그러한 기술을 가진 이들이 모여 일을 하기는 더욱 어렵다. 더욱이 차를 만드는 독특한 기술을 눈앞에서 보게 되면 일상 편히 대하는 차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한동안 만들었던 전차는 운반에, 나눔에, 소유에, 발효에 편했지만 부족한 것은 바로 시간이었다. 발효는 그 차가 만들어지는 모든 주변 재료가 정확히 갖추어지고 난 후에도 그에 알맞은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지금 그들의 발에 굴려 만들어지는 천량차는 이제부터 기다릴 것이다.

누가 조급증을 낸다 하더라도 굳건하게 시간을 채울 것이다.

그들은 천량차를 만들며 바로 내일을 보지 않는다.

그들의 눈빛은 오랜 시간 뒤를 쳐다 보고 있다.

중국의 차 상세보기
박홍관 지음 | 형설출판사 펴냄
중국 차 입문서. 이 책은 중국에서 차가 생산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12개 성(절강성, 광동성, 운남성, 안휘성, 대만 등)을 각각 수차례 반복하여 조사한 중국차와 그 문화에 대한 실질적인 연구 보고서이다. 차...



필자가  중국차 제조공정 사진 작업에서 가장 힘들게 작업한 것이지만 실제 한국에서 중국차의 정보에 오류가 너무 난무하기에 현장을 다녀오고 기록한 입장에서 찬량차 부분을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 형설출판사> 전제 하였습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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