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차(茶) 심포지엄 발표자 : 오영순
발표문 가운데 목책철관음의 유래와 홍배(烘焙)에 대해서 요약해보면, 다음돠 같다. 5만 년 전 중국 대륙의 땅덩어리와 맞붙어 있었던 때부터 대만에는 토착 원주민이 살고 있었다고 한다. 16세기 네델란드 동인도회사가 한족의 이민을 장려하면서 한인들이 “날짜와 문자”를 가지고 대륙에서 대만으로 이주하기 시작했다. 토착민족은 고지대에 고산족과 평지에 살았던 평포족으로 나뉘는데, 지금의 목책지구 부근의 신디엔[新店]계곡 상류에 고산족이던 태아족이 살고 있었다. 청 강희 말년에 복건성 안계에 민란(民亂)이 발생하여 많은 사람들이 대만으로 이주하기 시작하였다.
그 중에 고씨, 임씨, 장씨족들이 泉州府 안계현 大坪에서 민란을 피하여 지금의 목책지구 안쪽의 景美 계곡에 대단위로 거주하기 시작한다. 이들은 원주민인 태아족의 침입을 두려워하여 경미계곡 오른쪽(현재 도남교)부근에 촌을 이루고 살면서 나무 말뚝을 박아서 울타리를 만들어 이들을 방어하였다고 다. 이것이 오늘날 목책(木柵)이라는 지명을 얻게된 유래인 것이다.
제조공정에서 발표자는 공정의 순서를 차청(茶菁), 채적(採摘), 일광위조, 실내위조, 살청, 초유, 초건, 복유(覆揉) 또는 포유, 홍배(烘焙)로 나누었다. 이 가운데 마지막 공정인 홍배가 중요한데, 목책절관음에서는두가지로 구분한다.
1) 탄로(炭爐) 홍배
목책의 장지장씨 집에는 증조부가 만든 100년이 넘는 탄로가 있는데 전통부뚜막식 홍배실로서 상사수(相思樹)로 숯 재료를 썼다고 한다. 그러나 목탄 홍배는 다농으로 하여금 너무 고된 작업으로서 열이 아래쪽에서만 올라오니까 고르지 못하여, 30분 마다 뒤집어 주어야 하기 때문에 다농에게 있어서는 너무나 고된 작업이 아닐 수 없었다.
2) 열풍기계식 홍배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목책 철관음은 목탄 홍배에서 올라오는 탄배향 때문에 아무리 차가 좋아도 소비자의 취향에 부합되기 힘들었다. 그러나 기계식 열풍 홍배기를 사용하면 장시간 홍배시에도 비교적 맛이 깔끔해지기 때문에 대부분의 다농들은 최근에 이 홍배기로 대체하여 차를 제조하고 있다.
왜냐하면 10일에서 20일에 걸쳐서 장시간 정밀 배화를 하는 다농이 많기 때문이다. 1회에 24시간 홍배하고 3일 정도 차를 쉬어 주고 다시 이 과정을 반복하다보면 5회에 걸쳐서 100시간 이상 홍배를 하는 다농이 많다. 이 과정 중에 차를 담아 방치하는 과정에서도 다시 후숙이 조금 일어나기도 하며, 맛이 좋아지고 차엽의 선택이 진한 암갈색으로 100~110℃사이에서 홍배를 진행한다. 여기서 철관음의 청기가 사라지고 쓴맛 이 제거되기에 이른다.
쓴맛은 교반하고 포유과정에서도 산실되지만, 홍배과정에서 차엽속에 잔존하는 카페인 성분이 대량으로 기화하기 때문에 카페인이 줄어들어 마셔서 편안한 차가 이 과정에서 이루어진다. 또한 남아 있던 잔여 수분이 홍배를 인하여 최저치로 감소하고 차잎은 더욱더 긴밀하게 오므라들면서 엽저가 쪼글쪼글해진다. 따라서 완성품의 차를 다호에 넣을 때 옥구슬이 떨어지는 듯한 소리를 들어 볼 수 있다.
상기의 발표문에서 보면 우리가 대만차 가운데 메니아들이 즐겨 마시는 목책철관음이 얼마나 힘든 과정을 소화해서 나오는 가를 알 수 있다. 나는 중국차 제조 공정을 촬여해 보면서 늘 느끼는 점이지만 중국차가 앞으로 세계 시장을 석권하리라고 생각할 수 있는 근원적인 이유는 각 차의 종류마다 홍배의 기술이 오랜 세월 각 농가의 축적된 노하우로서 만들어진다는 점이다.
그리고 끊임없이 시장 경제에 맞추어 내는 점이다. 우리는 기술적인 표준이 안되어 있어면서도 늘 손 맛이 좌우한다는 어정쩡한 답변 만이 우리들에게 들려주는 것이다. 차로서는 선직국이라 할 수 있는 대만 다농들의 삶을 오랜기간 직간접적으로 느끼며 함께 한 시간이 이러한 내용을 만들 수 있었다. 이번 발표자의 발표문은 이러한 점에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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