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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운학(71) 선생님은 우리나라에서 1세대 차인 가운데 한 분으로 칠순이 넘은 나이 임에도 경기도 양평에서 서울 개인 차실로 출근하며 우리의 찻자리를 지켜나가는 분이다.

선생님은 지난 3년간 큰 수술을 두 번이나 치루면서 건강하지 못한 가운데도 안국동 화정다례원에서 후학을 지도하고 있다. 중국에서 유학중에 논문 발표로 잠시 귀국한 김영숙 선생을 만나기 위해서 화정다례원 차실에서 약속하고 찾아가게 되었다. 주 1회, 화요일 한국차, 일본차 교육이 있다고 한다. 외형적으로는 거동이 불편하시지만 얼굴은 여전히 고운 자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선생님께 즉석 인터뷰라고 하며 후배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씀 한 마디 요청을 하게 되었다. 신운학 신생님은 그동안 사람과의 관계에서 너무 큰 상처를 받았기 때문인지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로, 차계에서 이름을 알리고 뭔가 성공했다고 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스승을 모른척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하며, 스승을 무시하면 자신의 존재도 무시되는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말씀하셨다. [화정다례원 차실에서 2009년 6월 16일 오후 3시]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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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차의 맛은 일상의 음식에서 찾는 것과는 다른 맛이다. 차에 대한 초심자인 경우는 보이차의 이름만 가지고는 맛의 특징을 찾을 수도 없고 느낄 수도 없다. 하지만, 보이차의 마니아라면 흔히 말하는 옛날 골동급의 보이차는 그 이름만으로도 고유의 맛을 알 수 있다.

보이차의 맛을 논하기 위해서는 다양하고 좋은 차를 많이 마셔본 경험을 통해서 일것이다. 거대한 자연 환경에 순응해서 나오는 찻잎을 보며, 마음으로 인사 나눌 수 있고, 차를 만드는 현장에서 찻잎의 변신을 보며, 차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가지게 된다. 보이차는 다른 녹차나 백차, 홍차와 달리 발효가 잘 될 수 있는 환경적 요건을 갖추고 보낸 세월만큼 차는 정직한 [람인산차를 내는 김경우 대표]                                    맛을 내어준다. 요즘은 흔히 골동보이차라고 하는 차의 유통이 많이 있지만, 대부분 재현해 오는 차라고 볼 수 있다. 재현한 차가 시장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는 이유는 옛날 차의 특징을 내는 그 차 고유의 맛을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로들면, 옛날 보이차 중에서는 유독 홍인을 재현하여 만든 병차, 산차들이 많다.

[사진 위, 포장된 차는 람인산차(藍印散茶)]]

그런데 재현한 사람들이 과연 홍인을 한번이라도 맛 보고 재현하였는지 의문이 생길 때가 있다. 홍인은 고유의 향과 맛이 있다. 홍인 고유의 대표적인 맛이라면 고삽미(쌉쌀한 맛)가 상당히 풍부하다. 고삽미는 세월을 거쳐 잘 익어 장향이 풍부하며 마시고 난 후 혀밑에서 올라오는 맛과 여운들이 보이차의 진미를 느끼기엔 손색이 없는 보이차의 대명사이다. 이런 차를 두 사람이 조용히 맛을 음미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6월14일 오전 11시 30분에 명가원에 도착했다. 휴일 이 시간 쯤에는 약속은 하지 않았지만 늘 만나는 사람이 있다. 나도 휴일마다 나가는 것은 아니지만 휴일에 나가는 날에는 만나게 되는 확률이 많다. 오늘도 그분이 오셨지만, 손님이 계셔서 우리만이 통하는 이야기를 못하게 되자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게 되었다.

시간이 조금 지나서 대만에서 들여온 봉황단총 차를 김사장과 둘이서 마셨다. 나도 일어날 시간이 되어 카메라 가방을 챙길 즈음에 김사장이 오늘 맛있는 차, 진하게 한 잔 할까요 한다. 그러면서 ‘남인산차’라는 큰 글씨가 있는 봉투를 꺼내어 차를 다호에 넣었다. ‘람인산차’라고 되어 있지만 나는 이제까지 병차는 보았지만 산차 형태로는 처음이라서 차의 출처를 물었다. 김사장은 원래 이 차가 대만에서 올 때는 황인이라고 들어왔는데 차 맛을 보고 남인 고유의 특징에 더 가깝기 때문에 “람인산차”라고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이 차에서는 요즘 만나기 어려운 잘 익은 고삽미가 입안 가득한데, 홍인에서 나는 고삽미와는 분명히 달랐다. 홍인에서 나는 강렬한 맛보다 한 옥타브 낮은 것이 람인의 특징이며 이 차에서 나는 이러한 고삽미도  남인의 특징을 지녔기 때문에 "람인산차"라고 이름 붙였다고 한다. 과거 2-3년 전만해도 농익은 고삽미가 나는 차를 접하는 기회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만나기 어려운 차였다. 모처럼 차의 이름과는 상관없이 홍인이든, 남인이든  “람인산차”라고 하는 차 맛을 보면서 느낀 점은 아무리 차가 귀하다고 해도 인연에 의해서 만날 수 있고, 외국에서 차 이름이 잘못 만들어져 한국에 들어와도 안목있는 사람에 의해서 바르게 고쳐질 수 있다는 것은 최근 5-6년간 중국차 붐이 생기면서 중국차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많고 더 깊은 내용을 다룰 수있는 인프라가 응집되어 나온 차계의 힘이라고 볼 수 있다.

[사진 위, 명가원 김경우 대표: 차에 대한 인식이 깊어지고, 차 본질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들 끼리는  모든 것이 간소하다. 이 날도 차와 다호, 찻잔 만이 그 차의 풍미를 극도로 끌어내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차를 내는 사람의 힘이 어디에서 나오는가? 에 대한 것으로, 차의 진정성을 알고 마시는 사람들의 찻자리에서만 볼 수 있는 공통적인 풍경의 하나이다]

차는 공간적 보존 상태에 따라서 상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얻는 체험 뿐만이 아니라, 차농의 힘겨운 삶과 따뜻한 세상을 모두 느끼면서 차가 지닌 세월이 안겨 주는 맛, 함께 나누는 맛을 음미하게 된다.

오늘 마신 이 차 보다도 더 좋은 차들이 많이 있지만 우린 항상  “가격대비” 품질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그것이 이해될 수있는 가격으로 형성되고, 신뢰와 믿음으로 차를 선택한다면, 이 차는 가격 대비로 병차와는 비교할 수 없는 훌륭한 차 맛을 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하나의 브랜드를 가진 차 맛을 경험하는 과정은 새로운 맛을 즐기는 여행과 같다. ‘람인산차’를 관념적이거나 감성적인 맛이 아닌 고삽미가 풍족한 울림의 맛으로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2000.06.14 15:00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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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가을, <보이차 다예> 책을 준비하는 이영자 교수와 중국 보이차 제조 공정 촬영때 통역을 도와준 보이차를 전공하는 유학생한테 전화를 했다. 요즘 어떻게 지내냐고 물었고, 논문 제출은 했는지 학업을 마치면 한국에 들어오는지 궁금했다. 그리고 중국 곤명의 차시장은 어떤지 등등이 궁금했다. 답변은 간단했지만, 보이차의 현주소를 볼 수 있다.

1. 지난해 만나서 같이 간 곤명의 보이차 시장은 그 이후 더 힘들어져서 보이차 가게마다 빈집이 늘어가고 그나마 있는 집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유지해 나가는 것이 매우 힘들다고 한다.

2. 같이 방문한 최신 시설의 보이차 공장은 그 이후 주문자가 있을 때만 생산한다고 한다. 작년에만난 보이차공장의 부사장은 보이생차 보다는 보이숙차(숙병)이 보건효과가 더 좋다는 최근 연구결과로 과거 50:50 생산을 60:40으로 변경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보이차 시장이 그냥 무너지는게 아니라, 고차수로 만든 생차와 인지도 있고 신뢰할 수 있는 기업에서 만든 찬는 값이 계속 오르고 있다고 한다. 보이차의 가격 구조는 예측이 불가능한 면이 많다. 7-8년 전에는 보이생차를 보이차 취급도 하지 않다가 보이생차의 수요가 있으니까 너도나도 자신이 보이생차 주문생산의 원조라고 하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보이차 전문 상가에서 군데군데 이런 집들이 보인다, 아래사진 2008]

     이 정보에 대한 믿음은 8개월 전에 준비중인 <아름다운 차도구 3권> 보이 생차에 대한 특별취재를 위해, 그 현장을 인터뷰 형식으로 여러 가게를 조사하였기 때문이다. 보이차 시장을 여러방면에서 고민하는 분들에게는 2009년 6월의 곤명 차시장의 현주소로 보면 된다. 모든 상권이 다 이런 것은 아니겠지만 최소한 한국에서 생각하는 보이생차에 대한 환상은 이제 접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 2009. 06. 13   23:00

[보이차 전문 시장에서 정상적으로 장사를 잘 하고 있는 상점]

우리나라의 보이차(푸얼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확산된 여러가지 요인중에서 KBS에서 방영한 차마고도의 프로그램도 일조했다고 볼 수 있다. 차의 신비로움을 차마고도에서 극대화 시켰기 때문이다. 보이차 상인은 그런 내용을 상술에 이용하고, 계속해서 차는 영원하고 신비의 영약으로 소개해 왔지만 보이생차의 허구에 대한 신뢰가 조금씩 무너지면서 차시장은 다른 경제적인 요인과 함께 침체국면에 들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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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시차(蟲屎茶) - 중국은 나라가 크고 인구가 많으며 수백 종의 차가 만들어지는 곳이다. 이름만 들었을 때거북할 것 같은 차들도 있다. 용주차(龍珠茶)라고도 하는 충시차는 화향아(化香蛾)라는 곤총이 화향나무 등의 잎을 먹고 배설한 배설물을 솥에서 덖어 차로 만든 것이다. 이렇게 특이한 차가 생겨나 사람들이 마시기 시작한 유래로 두 가지의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1. 귀주성 적수시의 전설로는 옛날 산골에 살고 있는 화향나무를 삶아서 먹었는데, 어느날 쌓아둔 화향나무에 벌레가 생긴 것을 보고 벌레의 배설물까지 끓여서 마시게 되었는데 의외로 향기가 좋아 좋아서 그 후로 충시차를 마시게 되었다는 설이 있다.

2. 호남성 성보현의 묘족들이 봉건 통치에 불만을 품고 봉기를 일으키게 되었다. 조정에서는 군대를 파견하고 진압하게 되는데 묘족들은 산속에서 숨어 살게 되었다. 극심한 가뭄으로 먹을 것이 부족한 상황에서 초근목피로 연명하면서 화향나무의 나뭇잎에 벌레먹은 잎과 배설물을 끓여 마셨는데 맛이 좋아서 그 후 계속해서 마시게 되었다고 한다.     [충시차(용주차)를 뜨거운 물에 우려낸다]    충시차가 만들어지는 현지에서는 일반적으로 마시는 차와 같이 차를 넣고 물을 넣는 것이 아니라 물을 따르고 충시차를 손으로 집어 넣는다. 그러면 한 알씩 갈홍색이 우러난다. 충시차 특유의 향이 있지만 일반적인 차에서 나오는 단맛 과는 다른 맛이 입안에서 감돈다. 이런 차를 현지인들은 상비약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면 충시차는 차나무 잎을 먹고 배설한 것일까?

찻잎으로 만든 것도 아닌데 왜 차라는 표현을 하는 것은, 옛날에는 화향나무를 '백차나무'라고도 불렀다 한다. 그래서 화향아(化香蛾) 곤충이 이 백차나무의 잎을 먹고 배설하였기에 '충시차'라는 이름이 전해져 내려왔다고 한다. 충시차는 약용보건차로서 충시차를 생산하는 현지에서는 충시차가 중요한 차로 인식되고 있다. 홍콩이나 대만 사람들도 충시차에 대한 인기는 좋은 편이다. 하지만 중국에서 생산되는 화향나무잎을 갈가 먹고 배설한 것 보다는 실제 보이차 찻잎을 갈가먹고 배설한 충시차를 애호하는 편이다. 실제 그런 차는 생산량이 극히 적기 때문에 많이 보급되지 않는 것이 정상이다.

     [풍천다원 주인, 보이차에서 나온 충시차를 찻숟가락으로 차통에서 조금 들어내어 넣고 있다]

중국에서 말하는 충시차는 실제 현장에서 보았을 때, 옛날 우리나라 60년 후반과 70년대 초반에 각 가정에 하나씩 있는 나무 쌀독안에 화향나무를 가득넣어두고 뚜껑을 덮어놓고 있었다. 벌레가 먹을 수 있는 것은 오직 나무잎 뿐이며 배설물은 엉켜있다. 이것을 소비자에게 건네지기 위해서는 손으로 한 웅큼씩 덜어내어 채반으로 쳐서 작은 가마솥이나 옴푹한 주방기구에 열을 가하는 등등의 특이한 과정이 있다. 현지 사람들이 상비약으로 두는 이유는 소화기능에 좋고 변변에 좋으며 해열과. 설사, 출혈, 치질에도 좋다고 전해져 많은 사람들이 자금까지 즐기고 있다.

그런 충시차가 실제 보이차 세계에서 족보를 가지고 있는 인급, 호급 보이차에서 생긴 것이라면 입장은 달라진다. 6월 8일 부산 해운대에 있는 중국차 전문점 풍천다원(대표 배철권)에서 배씨가 맛을 보여주었다. 나는 이러한 차를 중국, 대만에서 여러종류의 차를 마셔보았다. 특히 현지에서 구매한 차는 오랫동안 마시면서 특유의 맛을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오랫동안 숙성한 보이차에서 나온 충시차는 담백한 단 맛이 나왔다. 아주 진하게 마셔보았는데 거북한 맛이 나지 않고 벌레먹은 차라고 생각이 들지 않는 색다른 맛이다. 홍콩 보이차 전문 상인으로 부터 구입했다고 한다. 맛이라는 것은 참으로 묘하다.

현장 체험을 한 사람만이 기억하는 맛이 있다. 나는 기호의 맛이 아니라 체험의 맛을 느끼고 그 맛의 저장고를 매일 넓혀가고 있다. 그래서 분석의 맛보다 내가 간직한 맛의 저장고에서 품어져 나온 맛을 믿는다. 이전에 마셔온 충시차 맛과는 다른 맛을 나의 저장고에 보관해 두고 싶은 차이다.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개정 증보판> http://seoku.com/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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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나라에서 홍차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것 같다. 유행인지 모르지만 아무튼 홍차를 즐기는 사람이 늘어가는 것은 좋은 일이다. 여러 가지 음료가운데 차를 마시는 것이 좋다는 뜻이다. 그런데 홍차다기는 영국제 명품을 구해야 하는가? 시간을 재고 차를 우리는가 하는 부분을 가지고 혼돈을 하고 있다.

그러면 유럽식 홍차를 마시는데 어떤 다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은가?

기문홍차나 운남전홍, 정산소종 같은 중국식 홍차를 마시면서 유럽식 홍차다기에 마시면 좀 이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사진 설명, 기문홍차의 탕색]                                  여건이 된다면 유럽식 홍차 다기로 홍차를 마신 것이 좋다고 본다. 하지만 홍차에 대한 지식은 초보수준이면서 홍차도구만 고가의 유럽식 홍차 다기를 무리하게 구할 필요는 없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된는 한국도자기나 행남자기 같은 홍차다기로도 충분하다. 가격도 아주 저렴하다. 홍차다기의 수준을 알고 마실 만큼 안목을 갖춘 이는 많지 않다. 우선 즐기면서 마시다 보면, 개인적으로 홍차가 좋고 게속해서 더 연구하며 좋은 차를 즐기게 된다면 그때 고가의 자기 취향을 찾아서 충분히 즐길 수 있다.

홍차를 마실 때 시간을 재는 시계도 품평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그렇게 해서 차를 마실 필요는 없다. 유럽사람들이 가정에서 홍차를 마실 때 시간을 재기 위해서 옆에 시계를 두지는 않는다. 그들은 그만큼 조급하게 살지 않기 때문이다. 차를 우려내고 손님께 내는 것은 차를 내는 주인의 감각이다. 일상에서 차를 가까이하고 홍차와 어울리고 맛을 즐기는 케익 같은 것에서 주인장의 멋과 맛을 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차를 즐기는 사람이 많아야 한다. 더 많은 사람이 차를 즐길 때, 차도구 시장이 크지고 유럽의 명품이 수입되고 우리는 그러한 명품에 비교되는 제품을 생산하고 기술도입이 이루어지면서 자생력도 갖추게 된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 홍차 마시는 것을 까다롭게 한다고 해서 수준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다. 차를 마시는 사람이 명품이 아닌데 외국의 명품 홍차다기를 가진다고 해서 명품이 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보다 기본적으로 차를 어떻게 쉽게 마시는가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수요가 많아지면 높은 수준의 메니아를 위한 교육은 그 시점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품질 좋은차도 많이 수입되게 된다. 지금은 차를 쉽게 마실 수 있는 국산 홍차도구의 사용이 권장된다.

홍차다기가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현재 있는 것으로 다기의 기능성을 살려서 마시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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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차도구(茶道具)에서 금이나 은을 사용하여 만든 다기가 유행하고 있다. 마치 최고급 다기인 양 자태를 뽐내며 놓여져 있는 모습을 보면 그 정체성이 무엇이며, 한계가 보여지는 느낌이 든다. 특히 근간 20년을 돌이켜보면서 지속적으로 도자의 수준이 하향 평준화되는 듯한 모습 때문에 다양성이라는 점은 존중하지만, 그 반면 차도구로서 외도(?)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의 우리나라 도자기 기술은 세계수준이었다. 그 당시의 작품들이 아직도 세계시장에서 한국을 빛내고 있다. 손쉬운 재료, 빠른 요령을 가지고, 최고 수준의 작품을 모방하기 [일본 다니구찌 유끼오 作, 銀有情碗, 박창식 소장]      보다는 도자의 본질을 이해하고 선조들의 바른 정신과 지혜를 이어나가는 것이 우리 전통을 이어나가는 바른 길임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전통 공예의 흐름 속에 금과 은을 이용한 도구와 그릇들을 볼 수 있다. 종교적 권위로서 금을 사용하거나, 특별한 장소의 품위를 위해 은을 사용하였다. 때로는 조선조 왕실에서 잔 안쪽이 금으로 장식된 도자도 나왔었다. 특수한 용도와 권위에 맞는 품위 유지를 위하여 만들어진 도구와 그릇들은 용도가 정해져 있었으며, 제한된 생산과 사용으로 희귀성과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차에 대한 차도구로서 금과 은의 사용은 차의 정신과 곧바로 정면 충돌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세월이 현재에 이르러 은탕관(銀湯)과 은을 사용한 다구들이 많아졌다. 웰빙 바람도 있었지만 은은 그나마 사람들이 호사를 누릴 수 있는 범위에 있었기에 지금도 거리낌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탕관(湯罐)이나 정수(淨水)를 위한 은사용은 호감을 갖지만 잔의 안쪽을 은으로 처리한 경우는 무언가 어색함이 있었다. 이 유행이 4~5년 전의 일이었으나 지금 다완 안쪽을 금으로 마무리하여 고가로 거래 된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을 해 보아도 이치에 맞지 않는다.

차도구는 나름의 영역이 있다. 다른 도구를 침범하거나 다른 도구들이 차도구의 영역안에 드나듦에도 넘지 않는 선이 있다. 도자의 효능과 도자의 특징이 가장 많이 운용되는 것이 차도구이다. 다시 말 해 도자의 본질이 가장 많은 영향을 주고 받으며 사용되는 것이 차도구이기 때문이다. 차를 담은 그릇이 숨을 쉬지 못하는 차도구는 이미 차도구가 아니라 색이나 그릇 자체를 상하지 않게 하는 코팅이라고 밖에는 생각지 못하고, 더구나 이런 식의 그릇제작은 술잔이 대표적인 형태를 보여주는 것이니, 결국 차도구의 영역이 아닌 정체모를 도구라 하겠다.

차도구 측면에서 바라볼 때 가장 중요한 본질은 정행검덕(精行儉德)이다. 찻자리는 현람함이 아니다. 부를 자랑하기 위한 것도 아니다. 반대로 가난함을 드러내는 것도 아니다. 찻자리는 앉은 이들이 서로 공평한 입장이며 부자도 빈자도 없다. 나누어 주는 이에게 감사하며, 찾아와 같이 앉은 이가 고마운 자리이다. 검덕을 버린 차인은 존재할 수 있을 것인가? 차의 정신도 차도구의 근본도 벗어나 사람과 도구가 차의 색. 향. 미를 느끼게 할 수 있을까?

금으로 만든 찻잔에 차를 따르게 되면 그 빛과 향이 그대로일까?

금과 잔과 사람과 정신과 맛이 서로 달리 노니는 찻자리는 생각만 해도 끔찍하지 않은가?

근본을 벗어 났다면 바로 자리를 되짚어 잡아야 할 일이다. 금과 은을 사용한 귀금속 공예는 그 나름의 길과 영역이 있다. 공예에서의 작품은 언제나 환영할 일이지만 찻물이 담겨져 도자의 생리와 함께하는 차도구에서 만은 근본을 벗어난 퓨전이 그 자체의 생명력을 부여할 수 있었기에 잠시간의 유행으로 끝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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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원고는 2009년 4월 부산차인연합회(회장 허충순) 20주년 기념으로 만드는 책(차를 사랑하는 사람들)에 기고한 글이다. 이 책은 서점에서 구할 수 없는 비매품으로 발행되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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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넷북에 프로그램을 새로 깔기 위해서 평소 잘 아는 컴퓨터업에 종사하는 분께 전화를 드렸다. 원래는 테크노마트 부근에 사무실이 있는데 지인의 일을 봐주기 위해서 가산전자시장에 있는 유니온이라는 건물 C동을 찾아 나섰는데, 놀랍게도 찾아간 사무실이 고천 짱유화 교수의 연구소 옆 건물이다.

외부에서 보면 별동으로 보이지만 내부에는 통로가 연결되었다. 넷북에 프로그램 까는데 4-50분 정도 소요된다고 해서 전화를 드렸더니 지금 들어오라고 하며, 2시부터 수업이라서 1시간 여유가 있다고 한다.

연구소 사무실에는 인사동에서 자주 뵙는 조 선생님이 계셨다. 그 분도 이 부근에서 일을 보시다가 들르셨다고 한다. 그래서 세 사람이 차를 마시게 되었다. 현재 마시고 있는 차가 무슨 차냐고 물어보니 보이생차라고 하신다. 습관적으로 언제 만든 것인가요 하니까, 금년에 만든 차라고 하면서 짱유화 교수는 이 차는 조금 전에 3번 우려마신 것인데 새로 차를 넣어서 마시자고 하시며 차를 작은 개완에 넣는데 보니까 햇차 같아 보이지 않는 것이다. 햇차 같아 보이지 않는다는 나의 생각은 찻잎의 색상이 진한 갈색으로 변한 것이 많은 것 때문이었다. 어째 색상이 2-3년 된 것 같습니다고 했다. 웃으시며 하시는 말씀, 차나무 수령이 1200년 된 것인데 높은 지역의 밀림에서 자라는 차나무에서 채취한 찻잎으로 만든 것이라 한다.

나는 평소 차를 진하고 농하게 마시는 습관이 있고 짱교수도 잘 알고 있는 입장이기에 맛을 제대로 낸 것을 마셔봐야 안다고 작은 개완이지만 가득 넣고 우려내었다. 흔히 노차에서 말하는 바디가 있다고 하는 표현을 보이생차에서도 할 수 있다는 말이 조심스럽다. 단 맛도 담백하게 돌면서 여러 차례 우려내어도 같은 맛이다. 차의 색상이 짙은 것은 쇄청 모차로서 햇볕에 오래도록 잘 말린 것이라 한다. 모든 차가 다 그런 것이 아니라 고산지에서 큰 나무들 사이에서 들어오는 햇살을 받는 특별한 생장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카테킨의 성질도 다르다는 것이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2시 수업을 받기 위해 준비하는 학생들의 가방과 도람에 가지고온 다완에 말차를 정성들여 타서 차실에 가지고 온 학생은 그렇게 부끄러움을 타면서 한 잔 드세요 하는 것이다. 현판에는 짱유화보이차연구소라 하지만 차실에서는 다양한 차를 접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차에 대한 선입관은 버려야 한다. 특히 보이차에 대한 이야기는 이제 학문적으로 다듬고 있는 시기로서 먼저 알았다고 그것이 유일한 정보라고 하는 것도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한국과 중국 대만에서 동시에 아는 소식이고 정보이다.

우리는 보이차에 대한 실체가 부족한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하고 있다. 차의 외형과 맛을 구분하다 보면 언젠가는 자신이 구분한 맛 이외에 또 다른 구분이 요구될 때가 있을 것이다. 훗날 차를 취급하는 곳에서는자신이 한 말 때문에 차의 세계가 좁아지지 않아야 할 것이다.

 

2009.06.02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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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 중앙동에서 20년 이상 중국차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삼소방 이창희 대표를 6월 4일 만나게 되었다. 이영자 선생님의 책 "보이차 세계"에 삼소방 이창희 대표의 사모님이 긴차 다예 표연부분에 나오게 되는데 사진 촬영문제로 의논하러가게 된 것이다. 오후 6시30분에 도착했다.

택시에서 내려 가게로 걸어가는 저 쪽에 환하게 비추고 있는 삼소방 간판은 창원지역 뿐아니라 중국차에 대해서는 전국에서 잘 알려져 있는 곳이다. 테이블 옆에는 목책철관음이 있었다. 최근 불경기로 중국차 전문점에서 목책철관음 두등을 쉽게 볼 수 없는 차가 20통이나 있었다. [삼소방 이창희 대표]                             요즘같은 어려운 시기에 20통이 있다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닌데 요즘 차시장 경기가 좋지 않은데 어떻게  지내세요 하고 안부 인사겸, 앉자마자 물었다. 여기 두등이 20통이나 있는데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어보았다. 아... 목책철관음 그 차는 3일전에 40통 들어왔는데 20통은 팔고 남은게 20통이다고 하였다. 놀라운 일이다. 대만에서 봄에 만든 목책철관음은 공정한 심사로 특등, 두등 삼등 등으로 등급이 나누어지고 공정한 값이 정해지는 것을, 어떻게 보면 가장 현실적으로 정확한 유통이 이루어지는 차이며 다른 차에 비에 유통마진이 많지 않은 이런 차를 이만큼 취급한다는 것 자체가 그동안의 거래 실적을 대변해 주는것이다. 서울과 달리 지방에서는 쉽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다.

    [사진 설명, 목책철관은 특등, 두등, 이등, 삼등, 우량으로 구분한다] 다시 한 번 더 물었다. 이렇게 어려울 때는 운영을 어떻게 하시는지? 허허 웃으시며 차(茶)라는 것이   경기가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언제든지 차를 팔려고 노력한다고 해서 팔리는 것이 아니다. 오랜 세월 이 바닦에 있어서 알고 있는데 지금은 오는 손님께 차 대접 잘 해드리는 것이 훗날 경기 좋을 때 나를 찾지 않겠어요 라는 답변이다. 뭔가 차 사업에 달관하신 분 같다.

삼소방은 국내에서 대만 오룡차 계통의 차를 많이 수입하여 판매하면서도 흑차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로 천량차와 보이차를 많이 소장하고 유통시킨 경험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경기가 얼마나 빨리 좋아질지 모르지만 상도를 지키면서 기다리는 자에게 좋은 일이 생길 수 있다고 본다. 삼소방도 그 가운데서 전문점의 위상을 지켜나갈 것으로 본다. 

사장님은 편안한 찻자리에 대한 생각을 어떻게 가지십니까? 라고 질문을 하였다. 이 대표는 즉석에서 첫번째, 차는 차가 중심이 되는 것은 맞지만 사람이 모이는 자리는 기본적으로 음식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음식이란 흔히 차인들이 준비하는 다식으로 떡이나, 송화다식, 양갱 등과 같은 것에 국한되지 말고 차와 어울릴 수 있는 음식이 준비되어야 한다. 바쁘게 왔다고 빈속에 차를 마시면서 무슨 즐거움과 기쁨이 있겠는가?

두번째, 대화에 주제가 있어야 한다. 너무 차 이야기만 하기 보다는 대화의 소재를 즐겁게 할 수 있도록 서로가 공부하는 자세가 필요한다. 고 한다.

요즘은 모든 분야에서 잘 되는게 없다고 한다. 차 관련 업종도 예외는 아니다. 지방에서 20년이상 한 곳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것 자체가 신뢰일 수 있다. 이곳에서 이루어 지는 다양한 찻자리 소식을 듣고 싶어 하는 차인들에게 희망이 담긴 소식을 블로그를 통해서 전해지는 날이 있을 것이다.

2006.06.04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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