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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문지 대엽청병

노(老)보이차의 매력

현재 보이차 시장은 이전에 비해 많이 확대되고 보급되어 있다. 하지만 보이차를 소비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노보이차보다는 생산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차를 주로 소비하고 있다.

 

신차는 보이차가 생산된 지 10년 미만인 차를 말한다. 노보이차는 보이차가 생산된 지 20년이 지난 차를 말한다. 하지만 단순히 시간 개념으로 20년이 지났다고 해서 노보이차라고 하기 어렵다. 전제 조건 중 하나는 시간이지만, 시간과 더불어 발효가 진행되어야 진정한 노차라고 할 수 있다. 발효도도 단순히 녹색의 탕색에서 약간 주황색, 담홍색으로 변한 차는 산화발효가 진행되었기에 발효가 되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미생물 작용에 의해 미생물발효가 진행되어 탕색은 진홍색, 갈홍색 이상의 탕색으로 변하고 풋향, 풋맛이 어느 정도 없어져 발효된 독특한 향으로 변해야 노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찻자리에서 주로 신차를 마시는 분들이 마지막에 내는 차는 오래된 노보이차이다. "신차를 즐기고 마지막으로 노보이차 한 잔 합시다."라는 말은 어느 찻자리에서나 공통적으로 듣는 말이다. 이는 묵시적으로 신차보다는 노보이차가 한수위의 차라는 것을 인정하기 때문일 것이다.

다양한 인급보이차

1990년을 전후하여 홍콩의 오래된 다루의 창고에서 골동보이차(1970년 이전에 생산된 보이차)와 노보이차(1970~2000년 이전에 생산된 보이차)가 쏟아지면서, 2000년 이전에 보이차를 마시는 사람들은 무조건 오래되고 잘 발효된 골동보이차, 노보이차를 소비하였다. 그러나 2000년 이후 노보이차의 수량이 희소해지면서 가격은 폭등하게 되었고, 때마침 운남성에 직접 가서 신차 보이차를 생산하여 유통하는 붐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오늘날 신차 보이차 소비가 트랜드화된 것이다.

 

그렇지만 노보이차는 이전에 마셔본 분들에게는 아련한 추억으로, 요즘 신차를 마시는 사람들에게는 한번쯤 마셔보고 싶은 동경의 대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럼 노보이차가 지닌 매력은 무엇인지 알아보자.

 

첫째, 노보이차는 어느 정도 발효가 진행되어 있기에 신차 보이차가 지닌 풋풋하고 신선한 향에서 발효된 독특한 향으로 변한다. 생콩이 메주콩으로 변하면 생콩에서 나는 향과는 전혀 다른 향으로 변하는 이치와 같은 것이다. 하지만 미생물이 관여된 발효가 아니라면 어느 정도 풋향을 지니고 있다. 잘 발효된 메주에서 나는 향은 잘 익었나 아니냐가 포커스이지, 생콩의 향이 남아 있다면 메주가 잘 익었다는 표현을 쓰지 않을 것이다. 이렇듯 노보이차는 발효된 독특한 향이 매력적이다.

 

둘째, 맛은 어떨까? 신차 보이차에서 나는 쓰고 떫은 맛은 목 넘김이 자극적이나, 발효가 되었을 때는 자극적이지 않고 찌르지 않아 몽글몽글하면서 편안하게 넘어가는 특징이 있다. 물론 신차는 제다 과정에서 쓰고 떫은 맛이 침출되지 않도록 차를 만들기에 이런 차는 발효와는 크게 상관없지만, 유념을 강하게 하여 쓰고 떫은 맛이 침출되도록 만든 차는 발효가 많이 진행될수록 자극이 적고 목 넘김이 부드럽기 때문에 노보이차가 매력적인 것이다. 여기서 노보이차에서 말하는 부드럽다는 의미는 농도를 연하게 하여 쓰고 떫은 맛이 침출되지 않아 자극적이지 않은 것이 부드러운 것이 아니라, 쓰고 떫은 맛은 뚜렷하지만 자극 없이 넘어가는 것이 진정한 부드러움이다.

 

셋째, 잘 발효된 노보이차는 농도를 진하게 우려 마셔도 크게 마시기 불편하지 않다. 만든 지 얼마 안 된 신차 보이차는 농도를 진하게 우려 마시게 되면 맛이 자극적이고 불편하다. 그러다 보니 농도를 연하게 하고 우리는 용기도 빨리 온도가 내려가는 개완을 사용하여 우린다. 하지만 노보이차는 개완보다는 자사호를, 자사호 종류 중에서도 맛을 그대로 표현해주는 주니 소호를 사용한다. 단니, 자니 등의 자사호는 쓰고 떫은 맛을 톤 다운시켜 주기에 자극적인 맛이 불편할 때 사용하는 것이 적합하다.

 

우리가 즐기는 모든 음료는 연하게 마시는 방법과 진하게 마시는 방법이 있다. 술도 얼음으로 희석시켜 마시는 방법과 스트레이트로 진하게 마시는 방법이 있으며, 커피 역시 농도를 연하게 해서 마시는 아메리카노와 진하게 에스프레소 농도로 마시는 방법이 있다. 일본 말차도 연하게 마시는 박차와 진하게 마시는 농차가 있다.

 

공통점이라면 진정한 마니아는 연하게 마시는 것보다는 진하게 마시는 방법을 좋아한다. 이런 사람을 우리는 마니아라고 한다. 카페에서 하루에 커피를 다섯 잔 이상 마신다고 해서 커피 마니아라는 표현을 하지 않는다. 잘 발효된 노보이차는 진하게 우려 마셔도 크게 마시는데 불편하지 않다. 진하게 우려 마시게 되면 쓰고 떫은 맛을 뚜렷하게 느낄 수 있으며, 마시고 난 후 혀 밑이나 목젓에서 달달한 침이 끊임없이 생기면서 오랫동안 여운이 남기 때문이다. 이렇게 마실 수 있다는 것이 노보이차의 매력일 것이다.

 

넷째, 잘 발효된 보이차는 열감이 뛰어나 차를 마시고 난 후 몸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발효 과정에서 생겨나는 점막으로 인해 목 넘김이 편안해지고, 차탕의 온도가 빨리 식지 않아 혀끝에서 느끼는 온도는 발효 정도의 차이에 따라 뜨거운 정도가 다르며, 발효가 많이 된 차일수록 훨씬 뜨겁게 느껴진다. 이런 차를 마시고 난 후에 몸이 더워지면서 손발이 따뜻해지고 땀이 나게 된다. 이러한 부분을 노보이차에서 기운으로 표현하는 사람들도 있다.

 

다섯째, 노보이차를 마시게 되면 우리 몸이 편안하게 흡수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잘 발효되지 않은 차를 조금만 농도를 진하게 우려 마시게 되면 위장이 약한 사람들은 속쓰림 증상을 느낄 수 있으나, 노보이차를 마시게 되면 그렇지 않음을 느낄 수 있다. 발효가 많이 된 차일수록 우리 몸이 편안하게 흡수되는 것이다.

 

위와 같이 다섯 가지 부분으로 노보이차의 매력에 대해 언급하였지만, 노보이차의 찻자리 기물의 선택과 분위기 등은 신차를 즐기는 찻자리보다는 훨씬 고급지며 아취가 있다. 차는 단순히 마실 수도 즐길 수도 있을 것이다. 즐기다는 것은 좀 더 품격을 쫓아가며 고급스러움을 추구하게 된다. 산뜻한 향을 즐기게 되지만, 차 생활의 정점이 되면 잘 발효된 차에서 추구하는 농후하게 걸죽한 맛의 매력을 즐기게 되는 것이다.

 

다음 호에는 노보이차의 세계, 맹해차창과 중소차창에서 만든 차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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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경우(명가원 대표)

노보이차 이야기는 2월 6일부터 4회 연제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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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분(白霜)이 보이는 보이차(람인철병)

 

김경우의 보이차 노트

글 김경우(골동보이차의 이해)

다석 6호(2019년 9월 20일) 발행 기사 전문

 

단순히 잘 익은 보이차(발효된 보이차)라고 해서 구입했는데, 집에 와서 보면 병면에서 하얀 분(백상白霜)이 있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병면에 생긴 백상을 보고 마셔도 별 문제가 없다라는 의견을 가지신 분과 아니다, 마시면 큰일 난다라는 반론을 제기하는 분도 계시다. 둘 다 현재까지는 실험 분석에 의한 데이터 제시가 아닌 단순 의견 제시 수준이었다.

 

필자가 이번부터 <보이차 노트>로 기고하게 되었다.

흔히 잘 익은 보이차(발효된 보이차), 골동보이차를 언급하다 보면 짚고 넘어가야 되는 것이 백상에 관한 부분이다. 그래서 첫 번째 글로, 병면 백상이 좀 많은 보이차 두 종류를 표본으로 선택하여 한국기능식품연구원에 의뢰하여 분석한 데이터를 기초로 하여 안정성 여부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보이차 병면의 백상(白霜)은 인체에 해로운 곰팡이 독소일까?

 

보이차는 보관과정에서 특정한 온도와 습도를 만나면, 병면에서 하얀 분 같은 백상이 생긴다. 현재까지는 백상이 어떤 과정을 통해 나타나는 현상인지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한국에서 보이차가 유통되기 시작한 90년대에 홍콩 쪽에서 들어온 70~80년대의 숫자급 보이차들에서 유난히 병면에 백상이 많은 차가 있었다.

 

홍콩은 한겨울을 빼곤 대체로 온도와 습도가 높은 지역이다. 뿐만 아니라 당시(70~80년대)는 숙차의 유행에 따라, 상대적으로 강하고 떫은맛을 지닌 보이생차를 빨리 익은 맛이 나도록 하기 위한 방법들을 연구하였다. 깨끗하게 잘 익은 맛이 나는 차가 있는 반면, 병면에서 백상이 있는 차들도 많았던 것이다.

 

보이차 병면의 백상은 보이차가 온도와 습도가 적절하거나 높은 곳에 있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백상은 미생물이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환경에 있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러한 결과물들을 두고, 일부에서는 마시면 암에 걸릴 만큼 인체에 치명적인 곰팡이 독소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백상이 보이는 보이차(강성호)

그래서 진짜 곰팡이 독소인 아플라톡신이(aflatoxin) 검출되는지를 확인하고 규명해보기 위해 백상이 많이 있는 보이차 두 종류를 식약청 인증기관인 한국기능식품연구원에 의뢰하여 검사를 해 보았다. 결과는 두 종류 모두 불검출이다. 시중에 유통되는 백상이 있는 모든 보이차를 검사해 본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백상의 정도를 사진으로 확인해 볼 수 있고, 유해유무를 판단하는 하나의 기준점은 제공된 셈이다. 자연적으로 발효되는 차에 비해 빨리 발효되는 특징이 있는 입창차들은 풋풋한 향보다는 발효된 향이 많이 나며, 맛에서는 떫은맛과 쓴맛은 분해되지만 회감에서 강하게 받쳐 주는 힘은 약하다. 이는 기호에 따른 맛의 좋다, 나쁘다의 문제이지 건강에 해롭다, 해롭지 않다의 문제와는 별개이다.

 

그러고 보니 간과한 사실이 있다. 당시 한쪽 구석에 있어 매변이 아주 심한 차라고 분명히 언급한 것이다. 사실 매변이 심해 육안으로 보기 싫은 차들은 대부분 유통 과정에서 걸러진다. 이런 말을 하다 보면 마치 필자가 입창차를 옹호한다고 치부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입창 옹호론자가 아닌 발효가 잘되어 맛있는 보이차를 마시고 싶어 하는 1인이다.

람인철병 검사성적서

오명진의 논문 미생물 발효차의 역사지리적 특성에 의하면 차의 발효에는 산화발효, 미생물 발효, 숙성발효가 있고, 그 중 숙성발효 즉, Ageing이란 찻잎이 시간의 경과에 따라 자가분해효소에 의해 분자구조가 쪼개지는 과정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조직감이 부드러워지고 맛과 향에 변화가 오는데이 또한 분해효소의 작용이므로 적절한 온도와 습도가 필요 충분 조건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 숙성발효는 단독으로 작용하기보다는 입창 및 퇴창처리와 같이 대체로 산화발효나 미생물 발효 등과 결합되고 있다.

 

따라서 차와 저장과의 관계에서 오는 숙성발효의 개념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은 채, 무조건 세월이 지나면 발효가 될 것으로 이야기한다면 이 또한 사실에 맞지 않는 것이니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강성호 검사성적서

한때 보이숙차는 만드는 제다공정에서 활동했던 미생물에 방사선을 쬐이거나 약품 처리를 해, 미생물에 대한 걱정이 전혀 없다는 식의 말들이 한참 유행하던 시절이 있었다. 차에 방사선과 약품이라니, 빈대 잡자고 초가산간 태우는 격인데도 오히려 안심 멘트로 작용한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사실은 달랐다.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 | 교보문고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 | 박홍관 - 교보문고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 |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는 형설출판사에서 발행된, 일명 ‘중국차도감’으로 더 많이 알려진 책이다. 대부분 차 산지를 방문하여 그 지역의 정확한 품종을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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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은 간단하다. 미생물 발효에 참여했던 찻잎의 수분이 증발되며 수분 함량이 낮아지면 자연스럽게 미생물의 활동은 정지되고 사멸되기 시작한다. 시간이 지나면 점차적으로 소멸되는 것이다. 숙차가 이런 원리로 만들어지듯, 입창을 통해 백상이 생겨난 차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충분한 퇴창 과정을 거치는 것은 숙차와 똑같은 원리에 해당하는 것이다.

 

분석할 수 있는 보이차 샘풀이 충분하지 않아, 백상이 있는 모든 차가 안전하다는 말은 못한다. 하지만 최소 두 종류의 보이차 병면을 보고, 저 정도 백상은 아플라톡신이 불검출된다고는 할 수 있다. 이로써 백상은 인체에 해롭지 않다는 부분도 어느 정도 검증이 된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백상을 보고 해롭다로 접근하기 보다는 백상에 따른 맛의 특징을 설명해서 호불호에 따라 차를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발효되지 않은 차에서 나타나는 강한 맛보다는 발효된 농익은 맛을 선호하는 소비자도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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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서 손님들의 관람

 

쾌활 보이차 정경원 대표는 2007년부터 제작해온 보이차를 인사동 아리수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오픈하였다. 이날 전시장은 쾌활보이차 마니아뿐 아니라 평소 쾌활 보이차에 관심 있는 분들까지 관람과 시음으로 전시장은 성황을 이루었다.

 

2800년 백앵차산 흑조자 나무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2,800년 백앵차산 흑조자 차나무의 대형 사진이 나오는데 도심 속에서 고차수 산지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고 많은 분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기도 한다.

 

애뢰산 천년 야생차로 만든 호박 형태 보이차

 

보이차의 형태에서 처음 보는 차로는 우리나라 호박 형태의 차가 있는데 이것은 중국에서 만들어 오고 있는 형태였지만 실제, 배우면서 만든 시기가 2008년이라고 한다. 오랜 시간의 경과로 인해서 뭔가 고풍스러운 맛을 보여준다. 보이차의 제작에서도 357g을 전후한 무게와 형식의 틀에서 벗어난 포장 방식은 쾌활 차의 맛을 좋아하는 마니아들의 층을 더욱 두텁게 형성해 나가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인 손님께 설명하는 모습

 

갤러리를 통해서 개인의 보이차 제작과 관련된 전시와 차 산지별 맛을 시음할 수 있는 공간 기획은 쾌활 보이차 동호인들의 만남보다 더 가치 있는 전시로 평가될 것이다.

보이차 전시 방식

2800년 백앵차산 흑조자

오늘의 주인공 쾌활

쾌활보이차를 맛있게 우려주는 회원

찻자리 주변 분위기

쾨활 정경원 대표의 육성(동영상)

 

전시 장소

201826()부터 11()까지 인사동 갤러리 아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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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전시 리뷰 이후의 전시장 풍경을 기록합니다.

강릉에서 한의사가 보온기에 가져온 파샤왕

 

전시 기간 동안 매일 한 번씩 방문했다. 쾌활 보이차 동호회 회원 가운데는 자신이 소장하고 있는 보이차 중에서 귀한 차들을 보온기에 담아 와서 나눠 마시는 점이 매우 특이했다.

 

11일 마지막 날 강릉에서 오신 한의사는 보온기에 파샤를 넣고 오셨다. 강릉에서 서울 인사동에 도착하는 시간 동안 충분히 우러난 차를 전시장에 오신 분들께 마시게 하고 싶은 마음으로 준비해온 정성이 대단해 보였는데, 이곳에서는 이렇게 보온기에 차를 담아온 분들을 많이 보게 되었다.

하루에 한 번씩 차 산지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다.

마지막 날 강의 시간

 

다음 전시는 북경이라고 한다. 그의 추진력은 현재 한국의 보이차 시장에서 끓여마시는 탕법의 독자적인 노선을 만들었고 차와 사람이 함께 움직이고 있다는 점에서 쾌활 보이차의 큰 성장을 기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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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차도감에 나온 쾌활보이차

 

쾌활 정경원 대표의 보이차 개인전 소식을 알린다. 정경원 대표는 2005년부터 운남성에서 생활하며 고차수 보이차와 차마고도를 연구하였는데, 아래와 같이 정 대표의 인사말을 전한다.

 

2007년부터 본인이 직접 제조한 노빙도, 대설산, 남나산을 시작으로 11년간 20여 개 차산과 산지에서 상품이 아닌 작품의 관점으로 제조한 진품 고차수 보이차 이야기를 전시회를 통해 세상에 알리고자 합니다.

 

 

차를 연구하는 한 개인의 이야기지만, 이를 통해 보이차 역사에 한국인의 족적을 남겨 봅니다. 201828()부터 11()까지 인사동 갤러리 아리수에서 뵙겠습니다.

 

쾌활정경원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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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말 생산된 박지 7542

 

숙차라는 것은 익은 차를 말한다. 시간과 스스로의 발효를 거쳐 이제 익을 만큼 맛있게 음미할 수 있는 차가 숙차이다. 숙차의 기원은 일반 생차이다. 그 생차 보이차는 원래 청병인 것이 당연하다. 그 생차들이 오래 되어 익었다고 한 것이 바로 숙차의 원래 의미이다.


이후 70년대 인공발효 덕분에 숙차가 만들어졌고, 그 숙차의 의미와 범위는 앞서 말한 청병이 익은 숙차의 맛을 구현해 내는 것이 목적이 된 것이다. 즉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인민이 마실 수 있는 차류를 만들어 내는 공정이었던 것이다. 때문에 청병과 그에 대한 숙차를 알고 있는 중국인들은 1-2번의 세차를 거쳐 요즘 나온 숙차를 음미한다.


각설하고, 생차를 익히려는 노력은 대단히 많다. 즉 입창(이전에는 습창차라는 표현을 했다)이라는 큰 범위의 단어로 말하지만 가정에서의 보관부터 창고보관까지 다양한 방법이 존재한다. 즉 습도와 통풍 등 차를 숙성시키는 즉 익히는 과정으로서 흔히 말하는 입창차라는 단어가 사람들의 입에서 나온다. 여기서도 생차만 마시는 분들은 입창차를 마시면 죽는 것 처럼 말하는 사람과 그런 차는 탁한 차라고 말하는 사람 두 부류가 있다.

 

저렴한 중국차들의 특성이 그 사람들의 입에서 나오는 것을 보면 얼마나 유통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는지 분명히 알게끔 한다. 현지에서 잘못 보관된 차들에게서 나타나는 명확한 공통점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80년대 말 생산된 박지 7542(전형적인 입창차)

우리가 잘 아는 7542나 7572, 8582를 손님에게 대접하면 좋은 차 마셨다고 고마워한다. 역시 보이차는 노차가 좋다고, 숙차를 마시면 초보인 것으로 말하면서 잘 익은 70년대나 80년대 7542나 8582를 마시면서 차는 원래 이렇게 익어야 좋다고 한다.


보이차의 세계에서 70년대와 80년대는 차를 익히는 것이 유행이었다. 보이차 제조 공정에 숙차 만드는 방법과 차를 만들고 나서는 입창을 통해 차를 익히는 방법으로 두가지가 동시에 시도되었다. 그래서 습을 먹은 정도의 차이일뿐 대부분 차는 입창을 통해서 익혀가는 시기는 88청병이 나오기전인 90년대 이전까지 이어진다.

1950년대 후반 생산된 람인철병(인급차는 입창을 통해 완성된 차)

 

따라서 무척 미안한 이야기지만 70년대 80년대 7542와 80년대 8582모두 인공으로 익힌 차다. 요즘와서 국내 보이 생차 전문가들이 말하는 입창차(습창차)마시면 죽는다고 하는 차다. 다시 말해 홍콩에서 보관되었다고 하는 차들이고, 현재는 홍콩이나 중국의 소장가들이 한국에서 적극적으로 매입하고 있는 차들이다.

이 차들이 최근에 열불내며 성토하는 명확한 입창차이다.


선입견만으로 입창한 차를 못된(?) 차라고말하면 지금은 그렇게 말하는 자신의 모습이 으쓱해 보이거나 대단해 보일 것 같다는 착각으로 살수도 있겠지만, 훗날 보이차에 대한 이해가 더 깊어지고 좋은 차 건강한 차를 만나게 되면 오히려 부끄어워진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차에는 겸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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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군일(陈军日) 대표

 

중국에서 보이차 거래 최고 시스템을 운영하는 동화(東和茶叶) 진군일(陈军日) 대표를 9월 17일 오전 우림고차방 리조텔 차실에서 만났다. 

 

진군일 대표는 동화 대표이면서 우림고차방 부대표다. 대익보이차와 경쟁구도에 있는 우림고차방에 대한 미래지향적으로 보고 있는 차오보(曹博)의 소개로 우림고차방 한국 총판 관련일로 만나는 자리에 필자도 동석하게 되었다. 

 

우림고차방 자료실

 

차오보 씨는티웰에서 발행한 보이차도감과 아름다운차도구 잡지를 소개해 주었다. 현재 초판은 출간되었지만 2018년 개정판을 만들면서 우림 고수차를 넣는 부분에 대해서 의논하였으며, 대표성 있는 차를 넣는 부부에 대해서만 이날 협의를 보았다. 진군일 대표는 우림고차방 임원 가운데 4명 만이 동행하여 볼 수 있는 원료 창고를 안내받아 자리를 이동하였는데, 우리가 안내된 곳, 실로 대단한 규모의 모차 보관창고다.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 | 박홍관 - 교보문고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 |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는 형설출판사에서 발행된, 일명 ‘중국차도감’으로 더 많이 알려진 책이다. 대부분 차 산지를 방문하여 그 지역의 정확한 품종을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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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어떤 회사를 방문하면 생산시설을 견학하는 수준이고 그 기업의 국내외적인 활동을 영상으로 보는 것이 추세라면, 진대표는 보이차를 긴압하여 완성품을 만들기 위해 준비해둔 모차를 등급별로 보관된 창고를 공개한 것이다. 그리고 조만간 출시할 숙차이면서 악퇴과정을 마치고 선별할 때 만 선별한 제품을 박스채로 보여주었다. 우리는 향을 맡고 만져보기도 하면서 숙차가 이렇게 완성도가 높은 상품이 되어 어떻게 마캐팅을 거쳐 시장에 나올지 궁금해 졌다.

 

산지와 채엽일자 기록

 

고차수로 만든 모차 창고에서는 모든 박스에는 채엽일자가 있고, 생산 시기와 작업자 이름이 있다. 특별한 모차 3종류를 꺼내어 설명을 한다. 보이차유통 최고 기업의 수장으로 이곳에서 차 하나하나에 대한 상품의 특성을 알고 설명해 주는 모습은 단순한 마케팅만으로 이끌고 가는 주변 사람들의 평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원래 그렇게 되어야만 하는 것이지만 차에 대하여 해박한 지식과 마케팅 방향까지 꿰고 있음을 잘 알 수 있었다.

 

보이생차 시장에서는 후발주자라고 할 만한 기업이 이런 자신감으로 준비되어 새로운 상품 하나하나 출시 할 때 다른 기업과의 차별성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돈 50억 위안의 모차가 모여있다는 것만으로 우림 고차방은 새롭게 보이차 시장에서 큰 방향을 지시해 주고 또 그들의 방식으로 시장을 끌고 갈 공산이 큰 편으로 보인다.

 

진군일 대표를 만나기 전에 직원을 통해서 우림 자료실에 안내 되었다.

보이차 자료실은 다른 건물에 있는데 2층 전체가 자료실이다. 우림에서 생산한 모든 차의 샘플이 박스에 담겨 보관되고 있다. 채엽시기와 제작일시, 작업자, 농가 등이 세세하게 나온다.

원하는 차를 말하면 그대로 날짜를 찾아서 박스를 꺼내어 준다. 가리는 것이 없이 육안으로 모차의 상태를 보고 향을 맡을 수 있다.

 

그들의 준비된 차 산지별 자료실은 무엇보다 큰 자산이며 또 그러한 자산의 규모가 카질 것이다. 생육에 대한 데이터이면서도 가공, 상품, 유통의 영역까지도 같이 기록이 될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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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동보이차

 

보이차에 대한 공신력 있는 협회가 필요할 때가 온 것인가?

 

현재 한국의 보이차 시장은 암흑기를 이제 조금 벗어나는 정도이다. 1990년대 초 중국과의 외교적인 문이 열리고 수교를 통한 교역이 시작될 무렵부터 20여년간 보이차의 허상 앞에서 너도나도 모르고 속으면서 지나왔다. 25년동안 매우 찐하게 수업료를 물은 셈이다.

 

그 기간동안 보이차의 표면적인 신비에 내상 깊은 허물은 묻히고 또 새로운 보이차가 우리를 맞이하는 이상한 추세 속에서 오늘날의 차시장이 형성되고 또 굴러가고 있다.

 

보이차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늘어나고 있는데 상인마다 다른 목소리로 자신이 취급한 차는 진짜이고 그렇지 않은 차는 대부분 잘못된 차라고 하는 상황이 연속되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뭔가 바르고 정직한 차를 만나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넘쳐나는 상황에도 유통과정에서의 판매자들이 말하는 상호불신으로 시장이 성장하고 명확한 인증에 있어 숱한 걸림이 있었다.

 

동흥호

 

이제는 국내에도 보이차 시장 자체가 크게 성장하고 있다. 성장세를 뚜렷하게 보이는 보이차 시장은 전문인들이 마시는 차는 아니지만 최근 다이어트에 효험이 있다는 광고나 인기연예인의 차 마시는 모습에서 따라하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기에 자신만의 잣대로 옳고 그르다고 주장하는 드라마 같은 일이 유튜브를 위시한 인터넷 매체에 떠돌아 다닌다.

 

이런 혼돈의 시기가 계속되는 이유는 보이차라고 하는 분류에 있어서 너무나 종류가 많아진 탓도 있지만 생산이 증대되어 소비가 이루어지는데 그 소비 시장 중의 하나 곧 한국에 소비보다 공급이 과잉되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정식루트를 통해 식약청을 거친 수입품보다 병행수입, 쉽게 말해 보따리장사로 들어온 물품들이 혼재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품과 가품의 논쟁은 끈이질 않고 있고 그 와중에 새로운 마케팅으로 판매활로를 찾으려는 비즈니스 덕분에 보이차가 다이어트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신제품에 대한 문제 말고도 오래된 골동보이차부터 노차라는 영역에서의 차품 논쟁도 위와 같은 문제를 넘어선다. 왜냐하면 이것들은 단가가 무척 비싸기 때문이다. 이도 또한 최대이윤을 내기 위한 위조품들이 가장 많은 부류이기에 앞서 말한 정식수입과 병행수입에 비하여 규모와 단가, 그리고 피해상황이 크기 때문이다.

 

처음 말한 바와 같이 이제 중국과 수교가 25년이다. 그동안 우리는 속칭 두엄이라는 보이차부터 접한 사람들이 대다수이며 이제 생차와 숙차 구분이 명확해지고 과학적이고 위생적인 보이차를 만나는 시작접이기도 하다.

 

그 가운데 이미 한국에 들어와 있는 여러 보이차들이 진위에 대한 판정도 받지 못하고 그저 알음알음 많이 접해 본 이들에 의해 이다 아니다라는 말을 들어왔지만 본격적으로 전문가 집단의 결집을 통해서 90년대 이전의 차들 만이라도 이제 정상적인 유통, 신뢰할 수 있는 감식과 함께 유통망이 형성되어야 한국의 차시장도 더 정당하고 정확하게 신뢰할 수 있는 지평이 마련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이차 감정[감식]이라는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을 통해 협회나 그에 준하는 단체가 만들어 진다면 뒤에 가려진 시장의 차들이 표면에 드러나면서 속칭 잘못된 차들을 가격 조정과 진위에 따른 감식결과를 통해 진품, 골동오리지날이라는 허상에서 빨리 벗어나고 바른 차에 대한 인식을 확립하여 시장이 더 크게 성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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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12 - 보이차에서 감정이란 무엇인가?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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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72 대구중, 10초 만에 결정할 수 있는가?

 

보이차에서 감정이란 무엇인가

사전적인 의미로서 다음과 같이 의미한다

감정(鑑定) : 명사

 

(1) (기본의미) 전문적인 지식이나 기술로 물건의 특성이나 가치, 진위(眞僞) 따위를 판정함.

나는 보석 전문가에게 내 다이아몬드 반지의 감정을 맡겼다.

 

검찰은 증거품으로 압수된 테이프의 진위 여부를 가리기 위해 국립 과학 수사 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했다.

 

(2) [법률] 재판에 관련된 특정 사항에 대하여 그 분야 전문가가 의견이나 지식을 보고하는 일.

 

이외에 감정이라는 말의 용례들은 금전적인 가치에 대한 평가가 뒤따르는 것에 많이 보인다. 예를 들면, 고미술품 감정, 부동산 감정평가 등등의 용례에서 보듯이 확인 할 수 있다.

 

포장지 열지 않고 차의 상태와 종이에 대해서 설명할 수 있는가?

 

보이차를 두고 오래 전부터 가짜냐 진짜냐를 논하면서 감정이라는 단어가 붙은 일이 많았다.

그러나 그것도 시장에서의 수입오류, 혹은 시장에 대한 판단 미숙에서 발생된 초기현상이었으며 보이차에 대한 상식적인 구매와 근본적인 확인 작업 후 수입되어 들어오는 차류에 대한 일들은 진짜 가짜를 다투는 일이 많이 줄어들었다.

 

이제 세월이 지나 한국에서의 보이차 수준은 상당히 높아졌다. 그래서 감정이라고 단어가 붙는 것은 예를 들어 보이차에서 30년 이상된 차들을 품평하거나 차의 진위를 논할 때 또는 좋은 차를 두고 금전적인 가치를 논할 수 있을 때 감정이라는 말이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일반적인 기물로 말하자면 고려청자 접시와 최근에 만들어진 일회용 플라스틱 접시 중에 어느 것에 감정(鑑定)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어울릴까 하는 것이다.

 

맨위 사진에서 포장지 앞면과 뒷면을 확인하고, 이만큼 병면을 더 보여줘도 70년대 말, 7572 대구중 결정 할 수 없다면 보이차를 '감정(鑑定)'한다고 할 수 없다.

 

그런데 최근 지방을 다녀보면 보이차를 감정한다고 하는 것을 자주 보게된다.

차를 마시고 나서 엽저를 부어 놓고 집게로 하나하나 뒤적이면서 이차가 입창을 했느니 안했느니 하는 것은 최근간에 유행하는 아마츄어 차 동호인들의 엽저확인 방식이다. 즉 시음과 그에 따른 확인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감별은 정확한 유권해석을 할 수 있는 학술과 경험에 의한 분석이다.

감평은 그러한 여러 전문인들이 모여 하나의 차를 두고 차의 전반적인 수준에 대하여 정의를 내리는 것을 감평이라고 한다. 논평과 의미를 비등하게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듯 하다.

 

일반적인 경우 서로 마셔보고 자기에게 맞네, 안맞네, 쓰네, 떫네, 달달하네 등을 따져서 자기느낌 말하기로 들어가는 것은 오락이요 여흥이지 감평의 수준에도 이르지 못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일일이 이파리들을 나열하고 이 차는 뭐가 섞였네 아니네 등등의 말과 행위를 통해 비추어지는 현상은 보이차 분석하기 프로젝트이지 어떤 의미 있는 결과물은 아닐 것이며 그저 내가 마신 차를 분석하기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시음의 결과일 뿐, 감평, 감정이라는 의미와는 차원이 다르다.

 

만약 그러한 시음행위가 의미있게 비추어지려면 특정 차류와 종류, 그리고 생산시기와 시대별 생산물을 두고 한꺼번에 차엽에 대한 분석이 들어가야 어느 시대 어떤 제품이 어떠한 구성으로 어떤 맛을 내더라 하는 감평의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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