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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물건에는 값이 있습니다. 지금은 옛날엔 생각지도 못했던 공기나 물까지 값이 매겨져 편의점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북극의 얼음, 우주에서 떨어진 운석까지 다양한 가격으로 분류되고, 사람조차도 한때는 노예로 거래되기도 했고 현재도 다양한 형태의 몸값이 책정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보이차의 가격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니 신경 쓰이는 부분이 많습니다. 자본주의란 기본적으로 생산수단을 소유한 자본가가 이윤 획득을 목적으로 여러가지 생산활동을 하는 사회를 말합니다. 그런데 이윤을 획득함에 있어서 세상이 요구하는 보편적 기준에 부합하느냐 아니면 자신만의 독특한 기준으로 세상을 현혹하느냐의 차이는 있을 수 있습니다.

유형무형을 막론하고 대부분의 가치를 자본으로 규정하는 세상에서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가격은 제품의 퀄리티를 표시하는 것임과 동시에 생산자의 양심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보이차도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생산수단으로 만들어져 판매되고 있습니다.

오운산도 처음 회사를 설립하고 제품을 출시할 때 적지 않은 고민을 했던 것이 가격 책정 문제입니다. 최종적으로 오운산에서 확정한 기준은 원료값에 가공과 유통비용을 더한 생산원가를 산출하고 적정이윤? 곱하기 2 정도를 소비자 가격으로 책정하였습니다. 소비자 가격은 전 세계에 통일하고 판매단위에 따라 일정한 비율의 할인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본사의 제고가 소진되면 해당 제품의 가격 결정권은 소장자에게 자동적으로 부여됩니다. 작년부터는 기간을 정해 선주문이라는 방식으로 오운산 제품을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오운산 정규 제품의 가격은 대부분 이러한 기준하에 결정되고 있고 주문 제작한 제품은 주문자에게 가격 결정권을 드리고 있습니다.

보이차의 가공과 유통 비용은 비슷하기 때문에 원료 값이 가격을 결정하는 주요한 변수입니다. 특히 고수차는 생산되는 지역과 차나무의 수령에 따라 가격의 편차가 아주 큽니다. 어떤 경우엔 솔직히 제품의 품질에 비해 가격 차이가 너무 크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특정 지역이 특별한 맛으로 유명해진 원인은 있고 찾으시는 분들이 있기에 오운산도 다소 비싼 가격이지만 매년 소량의 특정지역 순료차들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올해 오운산에서 생산한 노반장. 빙도. 석귀 차는 20kg입니다.)

그런데 시중엔 특정 지역의 고수순료라는 이름으로 특별하지 않은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는 차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한국이나 중국 모두 마찬가진데, 제가 느끼는 차이는 중국은 판매하는 사람이나 구입하는 사람 대부분은 지역을 속인 차라는 걸 알고 있지만 한국은 파는 사람은 아는데 구입하는 사람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보이차를 판매하는 상인이라면 특정 지역의 고수차 가격이 얼마나 한다는 것쯤은 알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특정 지역의 경계에 있는 차밭에서 생산했다는 등의 어설픈 이야기들을 하며 선량한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습니다.

저도 차업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기타 업체의 영업 행태를 비판하기는 영 달갑지 않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잡문을 쓰게 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동안 타 업체에서 생산한 차라면 시음조차 조심스럽게 해왔습니다. 모두들 자신들이 생각하는 이념을 담아 정성껏 만든 차인데 한두번의 시음으로 함부로 평가하는 것은 예의도 도리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특정 지역의 고수차라는 이름으로 그 지역 순료 가격의 십분의 일도 안되는 가격으로 판매하면서 오히려 타 업체가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씩의 말들을 서슴없이 하는 일부 장사치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제 얼굴이 더 화끈거립니다.

작금의 보이차 시장을 둘러보면 비단 이러한 문제뿐 아니라 희소성의 가치를 노리는 이름뿐인 노차, 장사꾼과 금융자본이 야합하여 산더미처럼 쌓여가고 있는 매가리 없는 생차 등 문제가 한둘이 아닙니다. 제가 굳이 이 시점에서 욕먹을 각오를 하고 '보이차의 불편한 진실'이란 제목으로 잡문을 쓰는 이유는 보이차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 이기도 하지만 결국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 회복 문제이기도 합니다.

오운산 차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반품 및 교환이 가능하게 하고 있습니다. 저는 자신이 취급한 제품에 대해서 책임지는 것은 당연한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2015년에 출시한 후 포장에서 문제가 발생한 시음용 소포장 차들을 전부 리콜 처리하기도 했습니다. 진실은 언젠가는 밝혀집니다. 훗날 자신이 속고 구입했다는 것을 알게 된 차는 마시기도 버리기도 난감합니다.

차는 기호식품이므로 일단 기분이 나빠지면 품질의 좋고 나쁨을 떠나 쳐다보기도 싫은 차가 됩니다. 특정 지역이 아니라도 가성비 좋은 차들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좋은 이름 하나 지어서 판매하면 됩니다. 굳이 특정 지역의 이름을 넣어 스스로 양심을 속인 사람이 되고, 이상한 차들을 판매하는 일들은 이제 사라졌으면 합니다.

youtu.be/egMDAyHhodE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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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희 차문화연구소 소장

박순희 교수는
원광대학교 동양학대학원 외래교수로서
현재 "일본 차문화 연구"를 강의하며, 부경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일본 해상과 민속" 강의를 하고 있다. 2012년 부경대학교 일반대학원 일어일문학과에서 일본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2020년 8월 14일 유튜브 다석TV에서 첫 영상으로 나간 "일본 다도에 대하여"가 차인들과 구독자로 부터 큰 주목을 받게 되어, 6분 강의 내용을 요점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일본에서 다도란 다회를 열기 위해서 준비하는 것이고, 다회의 최종적인 목적은 일좌건립이라 한다. 그러므로 다도를 게이코(稽古 수련)라 할 수 있다. 게이코는 주인과 손님이 갖추어야 할 모든 정신과 일련의 법식 및 도구, 그리고 그 도구들의 유래 등을 알고, 익혀가는 과정을 말한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그 과정 속에서 조화로움과 개성을 살려 새로운 즐거움을 만들어 내고 함께 공유하며 만끽하는 것(일좌건립)이 일본다도의 목적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활동에는 반드시 일기일회(一期一会)의 마음가짐이 바탕이 되어 매번의 만남은 늘 새로운 만남이므로, 각각의 만남을 일생에서 단 한 번의 만남이라 여기며 소중히 하여야 한다. 이러한 과정은 곧 차와 선이 하나가 되는 경지로 이해할 수 있다.

www.youtube.com/watch?v=ZDWa9t_XH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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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회 국제차문화대전 위원장 김정순

우리 사회를 코로나 시대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다면, 차 문화 행사는 변화의 중심에 있다. 다른 문화 행사와 달리 차는 얼굴을 마주 보며 차를 마시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차 박람회장의 특징은 새로운 차를 알리고 시음을 하면서 소비자로부터 피드백을 받아 신상품의 반응을 얻는 과정이다.

18회 국제차문화대전(7월 17일-20일)에 참가하는 업체는 코로나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 일회용 플라스틱 찻잔이나 유리잔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불안하게 여기는 사람들에게는 마찬가지다.

행사 하루 전까지도 코로나19 감염에 대해 연일 방송에서 보도되었기 때문에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국제차문화대전은 철저한 방역 준비를 하면서 개막하였다. 행사장 규모가 축소되어 약간 훵한 느낌을 받은 것은 참가 부스가 예년에 비해 많이 줄었기 때문이다.

하동 말차 부스에는 말차를 맷돌에 가는 시범을 보였는데 관람객은 직접 손으로 돌려보는 재미에 모여들었다. 박람회장에서만 볼 수 있는 이러한 흥미로운 광경을 보면서, 하동 녹차에 이어 말차가 빛을 발하는 것 같이 보여 보기에도 좋아 보였다.

한남대학교 티마스터 과정 부스에는 학생과 교수가 손님들에게 적극적으로 설명을 하였는데, 사람이 많이 모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18년 동안 빠지지 않고 참여한 조태연가, 요산당, 효월차 등도 자리를 지켰다. 가장 큰 규모로 참여한 석가명차 오운산, 무이성공사 승설재 등이 참여했고, 전국 대학교 차학과에서 홍보용 부스가 마련되었다.

이번 행사에서 출판물 관련해서는 <이른아침> 부스가 마련되고 <차와문화>에서 김경우 저 골동보이차, 일양문화원에서 티룸이 발행되어 사인회가 각각의 부스에서 사인회가 있었다.

일반인들의 참여는 매우 적은 있었고, 차 문화계에서 활동하는 분들은 대부분 만날 수 있었다. 첫날에는 ()한국차인연합회 박권흠 회장님도 오셨는데 박 회장님은 올해 90세가 넘은 고령임에도 차를 마시는 사람은 바이러스에 강한 면역력을 지니고 있는 듯했다.

다만 대부분 사람들이 얼굴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니기 때문에 사람을 알아 보는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 만날 사람, 인사할 사람들을 다 보게 되었다. 이번 행사에는 경남 김해 지역과 경주에서 도자기 전문 작가의 참여가 많은 편이었다.

무대 공연은 확연히 줄었다. 프로그램이 몇 개 없었지만, 필자가 본 첫날과 마지막 날의 공연은 관객이 많은 가운데 발표되었는데, 첫날 ()한국차인연합회 영남협의회에서 발표한 영남진다례와 마지막 날 한남대학교 티마스터 과정 다예무가 큰 박수를 받으며 공연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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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원화 원장

유튜브 다석tv에서 특별 기획한 <좋은 차는 어떤 것인가>는 차계 원로와 각 분야 전문가들의 고견을 듣기 위함이다. 최근 젊은이들의 유입이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지만 대부분 차에 대한 정보를 인터넷으로 얻는다. 또는 특정 상인의 말에 현혹되어 차가 약인 것처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특정한 차에 지나치게 편중되어 아름다운 차의 세계를 다양하게 접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차에 대한 불신이 생기는 면도 있다. 이를 막고자 차에 대한 깊은 연구로 평가받는 학자와 차를 즐기는 종교인, 해당 분야 전문 상인, 전문가적인 식견을 가진 차계 선배들의 고견을 듣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함이다.

2~3년 전부터 차 문화가 새롭게 일어나는 분위기를 볼 때, 건전한 차 생활이 저변에 깔려서 특정한 사람들만의 문화가 아니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되어야 부흥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어서 기획하였고 좋은 차는 어떤 것인가에 답변을 주실 분을 찾아 나서게 되었다. 그리하여 차에 관한 고견을 주실 분들을 한 분 한 분 모셨는데, 이러한 자리가 우리나라 차 문화 발전에 기여하게 되리라고 믿는다.

https://youtu.be/7OMo7dJma_8

매주 월요일 한 분씩 출연하는데, 그동안 박동춘, 송강스님, 라이몬드 신부님이 나오셨고, 이번에는 우리나라 1세대 홍차 전문가 박정동 선생님의 말씀을 듣게 되었다. 많은 성원 바라며, 유튜브 다석TV의 구독 신청도 함께 부탁드린다.

https://youtu.be/OGmDJ6hT9Fs

https://youtu.be/Li3uGTO9t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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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차의 병배에 대하여 몇 번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만 아직도 병배는 무조건 나쁜 것으로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병배란 기본적으로 섞는다는 의미입니다. 보이차에 있어서는 다양한 원료를 생산자의 의도에 따라 섞는 것을 말합니다. 이러한 의도가 지역을 속이거나 불순한 목적을 가진 것이라면 나쁜 병배하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가지 의미에서 좀 더 경쟁력 있는 좋은 차를 생산할 목적이라면 건전한 병배라고 할 것입니다.

 

저도 멍하이 현지에서 차를 생산하면서 매년 여러 지역의 고수차 원료들을 조금씩 구입하여 병배 실험을 반복하곤 했습니다. 지금도 석가명차-오운산 멍하이 중국본점 가게에는 이백여 지역의 샘플 차들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한국본사에는 올해 윈난의 각 지역에서 생산된 보이차 이백여 가지가 샘플로 들어와 있습니다. ( 관심 있는 분들은 언제든지 시음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6년여 수천 번의 병배 실험을 반복해온 저의 생각을 한마디도 말씀드리자면 '병배를 하지만 병배는 없다'라고 하겠습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는 이유는 그동안 다소 은밀하게 논의되었던 병배의 비밀이란 특별히 존재하지 않는다는 자각에서입니다.

 

2012년 저희가 해만차창 한국총판을 할 때 서울차박람회에 참가하며 추병량대사를 한국에 초대했었습니다. 박람회를 마치고 석가명차 본사를 방문하셨고, 제주도 오설록 등 전국을 돌며 강연회 및 세미나를 주최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열흘 정도 추대사님과 같이 머물면서 차에 관한 여러가지 질문을 한 기억이 있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병배에 관한 것이었는데 대사님은 일관되게 병배의 특별한 비밀은 없다고 간단히 말씀하셨습니다. 처음엔 병배란 각 차창이 가진 일급비밀이고 노하우라서 쉽게 말씀하시기 어려운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이후 제가 윈난성에서 오운산을 창업하고 직접 차를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이런저런 병배 실험을 계속하였습니다. 그러나 경험이 축적될수록 오히려 더 모르겠고 점점 수렁으로 빠지는 듯한 느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우둔한 저를 탓하며 병배로 인한 피로가 극도로 쌓이던 어느 순간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 병배란 따로 없구나.

그냥 좋은 원료끼리 섞어 면 좋은 차 되고, 나쁜 원료가 들어가면 그만큼 차가 나빠지는구나!.

7542 등 대형차창의 맥호 차들은 생산량과 여러가지 상황에 따라 이산저산의 원료를 모았을 뿐이지 처음부터 일정한 맛과 향기를 위해 지역을 안배한 병배는 아닙니다. 다만 어린잎과 다 자란 큰 잎을 등급별로 나누고 제품의 앞뒤로 섞는 비율을 결정하여 맥호로 구분하였을 뿐입니다.

 

고수차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슨 특별한 비방 같은 건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차맛이 좋기로 알려진 지역의 고수차를 선택해서 잘 가공하여 제품화하면 맛있는 차가 됩니다. 고수차는 같은 지역이라도 수백년 동안의 변이에 의한 다양한 품종이 섞여 있습니다. 세밀히 분류하면 차 나무마다 각각 맛이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한 지역, 한마을, 한 집의 차를 생산해도 다양한 맛이 존재하므로 순료차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엄밀한 의미의 순료차는 다원에서 한 품종의 차나무를 무성생식으로 식재하여 생산한 차를 말합니다. 그래서 저는 한 지역에서 생산된 고수차를 '고수순료자연병배차'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이렇게 생산된 차를 몇 그램씩 병배해서 실험하다 보면 그때그때 맛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물론 그 지역의 전체적인 특징은 여러번 시음하다 보면 대략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병배를 위한 기초 자료로 삼기에는 변수가 너무도 많습니다.

 

차 맛은 일기 등 여러가지 상황에 따라 달라지고, 같은 지역의 차라도 해마다 일정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원료를 구매할 때는 반드시 박스마다 시음을 해야 합니다. 생산자나 소비자 모두 평소에 좋은 차를 선택할 수 있는 안목을 기르는 것이야말로 좋은 차를 생산하고 마실수 있는 기초가 될 것입니다.

youtu.be/pWuqJHdsUy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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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명차 오운산 보이차 보관 창고

한국은 흔히 건조한 환경이라 차가 익지 않는다는 말을 합니다. 그래서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일정 기간 보관한 다음 한국으로 들여와 거풍시키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반면에 처음부터 밀봉하여 산화와 발효의 조건을 최대한 차단하여 보관하는 것이 좋다고 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한국에서 보관된 차가 고온다습한 환경에 노출된 차보다 느리게 변화하는 것은 것은 맞지만 한국에서 차가 익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에서 제가 익는다고 표현한 것을 과학적으로 설명하면 발효와 산화가 진행된다는 것입니다. 한국도 장마철엔 고온다습하여 지구상 어디에나 있는 미생물이 작용하는 조건이 형성됩니다.

 

발효가 아니더라도 찻잎 자체 효소의 습열작용 등으로 산화가 촉진될 수도 있습니다. 다만 봄 가을은 건조한 편이라 느리게 변화하고 겨울에는 특별히 관리하지 않는 이상 변화가 중지되는 상태가 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겨울 한철 관리만 신경 쓴다면 한국이라고 사계절 내내 보이차가 익지 않는다는 논리는 성립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리고 비닐이나 알루미늄 등으로 밀봉하여 차를 보관해야 한다는 분들은 보이차의 진화를 찻잎 자체 효소에 의한 변화만으로 한정하는 것 같습니다. 일정 부분 수긍이 가는 부분도 있지만 현재 보이차 시장의 상황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주장이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보이차의 가치와 저변을 확대하는 새로운 주장은 언제나 열려 있어야 합니다.

 

옳고 그름으로 무조건 매도할 것이 아니라 보이차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는 신선한 시도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목적을 가지고 사리사욕을 추구하는 불순한 논리가 아니라면 입창 차의 가치도 새롭게 조명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은 다소 생경한 논리들이지만 언젠가는 보이차의 지평을 넓혀주는 새로운 물결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와중에도 한국의 석가명차-오운산 본사 창고에서 보관되고 있는 차들은 매년 잘 익어가고 있습니다. 봄 가을엔 가끔 문을 열어 환기해 줄 뿐 특별히 관리하지 않습니다. 여름엔 천정의 선풍기를 가동하고, 겨울엔 몇 군데 전기 히터를 가동하여 가능하면 영상 10도 이하로는 내려가지 않게 합니다.

 

건창, 습창, 입창, 밀봉 등의 논란이 있지만 기호식품인 보이차의 선택은 언제나 소비자의 몫입니다. 홍콩 대만 광조우 등 과습한 창고에서 보관된 차를 선택할 수도 있고, 베이징 쿤밍 등 아주 건조한 지역에서 보관된 차를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사계절의 변화가 뚜렷한 한국에서 보관된 차를 더욱 선호할 수도 있습니다.

 

홍콩의 과습한 창고에서 어느 순간 불쑥 나온 노차가 현재 시장의 정점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앞으로도 영원히 지속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최근에는 고수 햇차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생산자는 자신의 이념에 맞는 차를 만들면 되고 유통업자 또한 자신이 맞는다고 생각하는 차를 판매하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언제나 선택은 소비자의 몫입니다.

 

생산자 유통업자가 아무리 억지로 차맛의 경계를 짓는다 할지라도 문화는 특정 집단이 어느 날 하루아침에 만들 수 없습니다. 기호식품인 차는 당연히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아야만 소비될 수 있습니다. 오늘도 자문해봅니다. 이런저런 논쟁을 뒤로하고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는 차, 맛있는 차, 좋은 차는 과연 어떤 차 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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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보이차의 산화와 발효에 대하여 질문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는 보이차를 생산할 뿐 과학자가 아니라서 세밀한 분석은 어렵고 영어로 명명된 각종 원소 기호들을 나열하기도 솔직히 벅찹니다. 그러나 보이차를 이해함에 있어서 이 부분은 아주 중요한 사항이기에 여러 자료들을 참고하여 다시한번 정리해보았습니다.

 

작년에 생물학을 전공하고 중국에서 관련 업종에 오래도록 종사한 경력이 있는 진제형 선생님과 이 부분을 두고 토론한 내용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관심 있는 분은 #멍하이 일기 *차과학 편에 소개되어 있으니 다시한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효소 = 각종 화학반응에서 자신은 변화하지 않으나 반응속도를 빠르게 하는 단백질을 말한다. 즉, 단백질로 만들어진 촉매라고 할 수 있다. 모든 효소는 특정한 온도 범위 내에서 가장 활발하게 작용한다. 대개의 효소는 온도가 35∼45℃에서 활성이 가장 크다. 하지만 온도가 그 범위를 넘어서면, 오히려 활성이 떨어진다.

 

미생물 =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생물. 바이러스 곰팡이 세균 효모 등이 있다.

효모 = 고등 미생물

산화 = 물질이 산소와 결합하여 변화하는 것

발효 = 효소 작용에 의하여 유기물에서 화학적 변화가 일어나는 대사 과정을 발효라고 한다. 효모가 자신의 효소를 이용해서 호흡을 한 결과

위의 정의는 네이버 사전을 살펴보며 정리한 내용입니다. 사실은 훨씬 더 복잡한 내용들이 있지만 차를 만들면서 알아야 할 내용들만 간추려본 것입니다. 보이생차는 찻잎속에 함유된 주성분인 폴리페놀이 폴리페놀옥시다젠 이란 산화효소에 의해 산화되어 황색을 내는 데아플라빈 적색의 데아루비긴 등으로 변화합니다.

 

차나무에 찻잎이 매달려 있을 때는 찻잎속에 들어 있는 폴리페놀과 역시 찻잎속에 들어 있는 폴리페놀 산화효소는 세포막으로 분리되어 있어 만나지 못합니다. 그러나 채엽과 위조 유념 과정에서 세포막이 깨지면서 두 성분은 만나게 되고 산소와 접촉하여 산화하게 됩니다. 그러나 찻잎을 살청(찻잎 내부 온도 80도 이상) 증기(일본) 등으로 열처리를 하게 되면 산화효소는 비활성 상태 즉 존재하지만 활동하지 않는 상태가 됩니다.

 

시장에 판매되고 있는 차들은 이미 완성된 차들입니다. 보이차도 다른 대부분의 차들과 마찬가지로 살청과 쇄청 건조를 통해 생산된 차입니다 즉 효소를 비활성 되게 하여 완성된 차입니다. 또한 출시된 이후에는 통풍이 잘 되는 건조한 장소에서 보관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일반적인 건조한 환경에서 보관된 보이차의 대부분은 변화를 차단한 상태의 차 즉 산화와 발효의 여지를 차단한 차라고 할 수 있습니다.

 

흑차류를 제외한 녹차 백차 황차 청차 홍차 등 대부분의 차들은 오랫동안 출시 후 산화와 발효가 다시 진행되면 변질된 차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엔 이러한 기타 차들도 노차의 가치가 대두되고 있습니다.

 

보이차에 있어서 산화와 발효 문제는 다소 복잡합니다. 보이숙차는 분명히 미생물이 작용하는 발효라는 과정을 통해 생산한 차입니다. 그러나 마지막 건조과정을 통해 잔존하는 미생물의 대부분을 제거하고 포장하여 출시한 차입니다. 위에서 열거한 여러가지 과학적 사실을 바탕으로 살펴보면 보이차 또한 다른 차들과 비슷한 과정을 통해 생산되었기에 변화하면 변질된 차가 되는 것처럼 여겨집니다.

 

그러나 보이차의 경우 '월진월향' 즉 햇차보다 오히려 세월이 경과하여 맛과 향기가 완전히 달라진 노차의 가치가 현재 시장의 정점에 있습니다. 일단 완성되어 출시된 차이지만 세월과 더불어 새로운 맛으로 다시 태어난 차가 더욱 가치 있는 차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보이차가 이렇게 다소 신비한 혹은 이상한 차로 변화한 것은 20세기 중반 윈난에 불어닥친 역사적 소용돌이 속에서 홍콩으로 판매되었던 보이차가 1990년대에 대량으로 발견된 이후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세기 초 운남에서 생산된 여린 잎 위주의 고급 보이차는 사천 북경 상해 등 내륙으로 판매되었고 다 자란 거친 잎 위주의 품질이 낮은 차는 티벳 홍콩 등으로 판매되었습니다. 그런데 내륙으로 판매되었던 차는 이후에 발견된 노차가 거의 없습니다. 보이차보다 많이 생산되었던 녹차와 홍차 또한 노차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차들은 아직 노차라는 개념조차 형성되지 않고 있습니다.

20세기 중반 홍콩으로 수출되었던 보이차는 낮은 등급의 저렴한 차들은 일상에 지친 노동자들이 차루에서 식사를 할 때 무료로 제공된 음료였습니다. 고급차가 아니었기에 창고 구석에 아무렇게나 보관했던 차, 고온다습한 지역적 환경속에서 산화와 발효가 진행된 차였지만 그들의 음용 습관과 기호에 따라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보이차가 탄생한 것입니다. 유통과 보관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변화한 것도 있고, 완성된 모차에 물을 뿌리는 방식으로 처음부터 의도한 변화도 있었습니다.

이것은 하나의 해프닝으로 볼 수도 있지만 차의 역사에서는 가히 혁명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사 이래 인류가 차를 개발하고 마셔왔지만 모든 차는 언제나 햇차가 고급이고 여린 잎이 고급차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운남의 골짜기에서 생산된 낮은 등급의 차가, 오랜 세월 방치되다시피 보관되었던 차가, 어마어마한 가치를 지닌 고급차로 천지개벽하였고 노차의 가치와 개념이 처음으로 형성된 것입니다.

 

다른 차와 달리 처음으로 보이차에서 노차의 가치가 형성된 이유가 무엇일까요?

보이차의 생산과정부터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보이차는 큰 틀에서 다른 차들과 가공방식이 비슷하지만 마지막에 건조를 햇볕으로 하는 쇄청이라는 독특한 과정을 거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유념과정에서 배여져나온 차의 성분들과햇볕이 만나면서 이루어내는 조화가 태양미라는 독특한 맛으로 드러나는데 이것이 보이차 변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만 과학적 설명을 보테기엔 부족합니다. 그리고 보이차는 포장 방식도 죽피를 사용하며, 지역에 따라 보관하는 방식, 음용하는 계층도 조금씩 다른 차였음을 역사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홍콩 등 고온다습한 환경속에 보관된 노차의 대부분은 백상 등 미생물이 작용한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찻잎속의 산화효소와(폴리페놀옥시다젠) 미생물이 결합하여 발효가 진행된 차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건조한 환경에서 보관된 모든 차는 느리게 자동산화합니다. 그러나 보이차는 녹차 홍차 등과 달리 죽비통에 느슨한 종이 포장이라서 외부의 간섭이 용이합니다.

 

그래서 기타 차에 비하여 자동산화의 속도는 약간 빠를 수있습니다. 또한 상황에 따라 미생물이 작용하여 발효가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보이차는 외부의 간섭이 용이하기에 산화도 촉진될 수 있고 동시에 상황에 따라 발효도 진행될 수 있는 차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https://youtu.be/BPQPGiTz8eo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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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석TV 운남 보이차 강의 최종편

운남 보이차 강의는 16, “실전 보이차 분별법을 마지막으로 끝마쳤다. 그동안 제1강 지리와 역사를 시작으로 보이차 제조법, 차마고도, 다마고도 등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내용으로 다석TV에서 인기 동영상 상위 그룹에 오르면서 그 열기가 16강을 끝내는 오늘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이번 강의에서는 고수차 열풍으로 운남성 차 산지 현지 정보를 입체적으로 조명한 것이 독자와 시청자의 눈길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차를 중심으로 방대한 역사와 문화를 조명하여 전혀 새로운 방식의 강의로 평가받고 있다.

 

youtu.be/PVuGsdl2Za8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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