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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다원 채계순 선생의 차탁과 그의 도구]
오랜만에 방문한 대구 연암다원, 그의 개인 차실은 현재 국내에서는 유사한 형태로 운영되는 곳이 없다고 할 만큼 독창적인 공간이다. 그리고 모두 연암 채계순 선생을 생각할 때는 연암 다원 주인 또는 중국차 선생으로 알고 있다. 채계순 선생은 외국인에게 아니 외국에 나가서 보여줄 수 있는 우리나라 차의 행다법을 가지고 있다. 특히 대만 차회에 참여하여 발표한 행다법과 그동안 연구한 다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방문하게 되었다.
평소 같으면 차를 마시면서 이거 무슨 차예요 하고 물었을 것이다.
근데 그 날 마신 차는 그렇게 물어보고 싶지가 않았다. 분명한 것은 보이차이지만 차성이 아주 귀한 맛이었다. 그래서 굳이 보이차 중에서 숫자가 들어가는 번호를 말하고 싶지 않았다. 차를 다 마시고 카메라를 챙기면서 엉겁결에 아차 하면서도 자발없이 질문을 던진 말.
“방금 마신 보이차 맛이 좋은데 어떤 차인가요”
8582라고 한다. 필자도 보이차 8582라면 세상에서 잘만들었다고 하는 차 중에서도 최상의 조건에서 보관하고 있는 것 대부분을 마셔보았다고 할 자신이 있는 차인데,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냥 물어보지 말걸!
왜 그런 마음에 그런 말을 내놓았을까. 그만큼 좋은 차에 대해 굳이 이름도 알 필요가 없었을 것을. 그 이름이라는 것에 지배받는 선입견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필자 스스로도 알고 있으면서 왜 그렇게 어리석은 질문을 던졌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필자가 이런 기록을 석우연담/다미향담에 흔적을 남기는 이유는,
만들어진 숫자보다 순수한 진정성이 베어있는 차 맛을 보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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