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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중앙동 차생원(대표 서정향)에 방문했다. 이곳에서 정선화 선생과 약속했다. 인물사진을 촬영하기 위해서다. 정선생님 이쁘게 촬영해 달라고 하시며 말차 한 잔 타신다.
아주 숙달된 손놀림이다. 정선생님은 우리가 흔히 말차를 마신다면 일본 말차를 이야기 하는데 이 분은 한국제다에서 만든 말차를 사용하신다. 일본에서 생산되는 부드러운 차 맛이 아니다.
씁쓸하고 약간 강한 맛이 거칠게도 보이지만 필자도 이젠 그런 맛을 즐긴다. 물론 필자도 농차용은 일본 말차를 사용하지만 일반적으로 마실 때는 꼭 일본 말차를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쓰고 신맛이 강한 가운데 단맛이 도는 우리말차를 마시는 즐거움도 있다. 부산 차생원에서는 언제다 똑같은 한국제다 말차를 판매하고 손님께도 똑같은 말차를 낸다.
[사진, 입식 자리 외에 방에서 차를 낼 때의 차생원] 부산 차생원 외에 대구에 가면 선비다례를 하시는 김태곤 선생님은 반드시 우리나라 말차를 내어 주신다. 말차를 꼭 부드러운 맛만 찾을 것은 아니라고 본다. 보이차를 마시면서 부드러운 맛만 즐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필자같이 쓴 맛과 고삽한 맛을 즐기는 사람들은 다른 차류에서도 쓴 맛을 즐기는 여유가 생기는 것 같다.
차생원에서 마시는 쓴 맛이 나는 말차 맛은 그 정성이 한 몫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오래전 우리가 기억도 못하고 또 전통적으로 이어져 내려오지도 않았었던 선비들의 차생활. 그 옛날에 차맷돌로 가루를 손수 내어 마셨던 차를 생각한다면 우리네 말차는 이런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상념에 젖는다.
아직은 봄이 온연히 온 것이 아니기에 서늘한 기온이 있다. 덕분에 실내에는 숯불로 물을 끓이고 훈훈한 난방역할도 함께 한다. 보통은 찻집에서 숯불을 피우는 것을 찾아보기 어렵지만 부산 중앙동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부산 차생원에는 손님이 차 마시는 공간의 가운데와 주인이 앉아 있는 차탁 옆에는 숯불 위에 찻물을 끓이는 풍경을 볼 수 있다. 숯불이 거칠고 차 맛이 쓰고 까칠해도 이 곳에서는 정이 덤뿍 담긴 차 맛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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