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목요일 경주 아사가차관 김이정 관장과 함께 (사)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 박동춘 소장을 그의 연구실에서 만났다. 동춘차를 마시며, 좋은 차란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하나 설명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 내용이 여러사람이 함께 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유튜브로 공개한다.
부산 해운대에 있는 예화당의 배현 선생과의 인연은 조금 특이했다. 아버지 배경쟁 선생이 생존하고 계실 때 <한국현대차인>에 모시고자 전화 통화한 이후 5년 만에 만났다. 이번에 <다석TV>에 말차 쉽게 마시는 방법 촬영차 부산 예화당을 방문하여 말차 뿐 아니라 차의 정신도 이시대 젊은 이들에게 좋은 모습으로 전달될 것 같은 생각에서 요청드렸고, 응해주셨다. 말차를 직접 갈아서 공급하는 집이다.
아사가 차관이 150회 차회를 한 지 한달이 되어간다. 그리고 송년차회의 소식을 듣게 되면서, 연말에 바쁜 일정이지만 이번 차회를 관심있게 보게 된 것은 카페에서 30명 정원으로 공지를 하자 하루 만에 정원이 넘쳐나고 대기순번이 나왔다는 점이다.
차회 공지를 하고 대기순번이 나온다는 사실은 운영에 있어서는 매우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필자가 그간 여러 과정을 지켜보면서 느낀 점은 참가비 이상으로 아사가차회에서 가져갈 것이 있다는 점이다.
차뿐 아니라 이곳에서 만나는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훈훈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되었고 그 공간에서 다양한 차들을 시음하고 평가할 수 있는 차들을 만나고 있다는 점에서 차관에서 시행하는 차회 공지가 그래서 예비 참가자에게서 반가운 소식으로 받아들여지고 다시 가고 싶은 마음에 대기 순번을 만들어 낸 것이다.
결국 이번에도 참가비만으로 생각할 수 없는 70년대 보이차 73청병, 밀향귀비오룡, 대홍포, 명전요에서 만든 녹차를 7명씩 한 조가 되어 차를 마셨다.
필자가 속한 조는 김은호 회장이 팽주가 되어 처음부터 우리나라 녹차를 이복규 교수 다기로 우려 마셨다. 그 다음으로 대홍포, 오룡차, 73청병 순으로 마셨는데, 조별로 선정된 팽주는 대부분 차를 내는 경력이 많아서 차의 특성을 잘 살펴보면서 내었기에 두루 좋은 차 맛을 즐기는 시간이 되었다.
특히 70년대 보이차 가운데 73청병을 마시고 여럿이 그 공감대를 형성해온 시간들이 한 해를 보내는 송년차회의 기쁨으로 남게 되었다. 차회에서의 만남과 반가운 사람들의 잔향, 그리고 남은 여운은 바로 아가사 차회가 진행하는 진정한 뒤풀이가 아닐까 한다.